지난 회 기고를 통해 화물노동자의 안전운임제의 도입배경과 효과에 대하여 소개를 한 바 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가 ‘도로위의 무법자’라고 불릴 수밖에 없는 현재의 물류유통 시스템에 ‘안전운임제’를 도입하여 화물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운송 수입을 보장하고, 과속․과적․과로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목적의 제도다. 현재는 시멘트, 컨테이너 운송에만 한시적으로 적용 중이다. 2020년부터 3년간 시행되고 있는 안전운임제는 과속․과적․과로를 방지하는 본래의 취지에 부합한 효과를 가져왔다. 제도 시행 후 시멘트와 컨테이너 분야의 과적이 급
언제부터인가 출근길 왕눈이 스티커를 붙인 화물차가 눈에 띈다. 처음에는 눈을 동그랗게 뜬 귀여운 모습의 왕눈이였는데 요즘에는 옆으로 째려보는 눈, 위로 치켜뜬 눈. 그 모양도 각양각색이다. 왕눈이 스티커는 2020년 한국도로공사에서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운전자의 전방 주시와 야간 졸음운전 방지를 위하여 보급한 스티커로 이후 호응을 얻어 현재까지도 사용이 확대되고 있는 제품이다. 최근에는 소형차에도 귀엽게 붙여져 있는 것이 눈에 띄기도 한다. 원리는 이렇다. 눈 모양을 반사지에 출력한 왕눈이 스티커는 주간에는 후방차량 운전자로 하여금
10월이 되니 매주 주말은 각종 체육행사, 결혼식, 돌잔치 등 모임이 매주 잡혀있다. 매일 맘 졸이며 확인했던 아침 재난문자가 도착해도 손이 잘 가지 않는 요즘이다. 사무실 옆 건물 외국인 쇼핑몰에도 심심찮게 단체관광객이 오가고, 몇 년간 문을 닫았던 대형식당의 주차장도 연일 수학여행 관광버스로 만차 행렬이다. 오랫동안 휴업하던 지인이 면세점으로 복귀한 것은 이미 한참 전의 일이다. 2020년 3월부터 굳게 문을 닫았던 연동의 썬호텔은 10월 초, 드디어 영업을 재개하고 휴업 중이던 노동자들도 복귀했다. 하지만 매각바람을 피하지 못
얼마 전 이주 노동자의 상담 방문이 있었다. 도내 모 관광지에서 일을 하던 노동자로 자신의 업무인 공연을 연습하던 중에 팔꿈치에 부상을 입었다. 부상에 대해 정확히 진단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사업주는 그냥 며칠 쉬면 나을 거라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고 결국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하고 수술까지 하게 되었다.업무의 연장인 공연 연습 중에 발생한 사고이기 때문에 근로복지공단으로 산재를 신청했는데 사업주가 산재로 인정을 안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주는“업무 지시 하에 진행된 연습이 아니고, 본인이 원해서
“마음이 편해지고 싶어서...”상담 전화를 받다가 한번은 모 사업장에서 운전을 하는 노동자로부터 노동조합 가입 문의를 받았다. 현장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사업장에 어떠한 쟁점이 있는지, 함께 활동할 동료가 있는지를 물으니 혼자 가입할 계획이고, 가입 자체가 목적이라는 답변이었다. “그래도 노동조합에 가입하시려는 이유가 있지 않으세요?”라고 물으니 ‘마음이 편해지고 싶어서...’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답변은 아니었다. 이유인즉슨 본인은 정년퇴직을 한 상태에서 새로 일을 시작했고, 든든한 벗을 두고 싶어 노동조합에 가입하
오늘(2022년 8월 18일)부터 20인 이상 노동자가 근무하는 사업장의 휴게시설 설치가 법적 의무화가 된다. 대학 청소노동자가 화장실 한편에서 숨죽이며 도시락을 먹는 현실이 알려지면서 노동자의 휴게시설 설치가 사회적으로 화두가 된 이후 이제는 법제화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아직 도내 많은 사업장의 휴게시설은 부족한 처지다. 규모가 작으면 작다는 이유로, 규모가 크면 크다는 이유로 휴게시설이 부족하다. 제주공항에서 일하는 수많은 노동자의 휴게시설은 공항 내의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확충되지 못하고 있다. 정문부터 광택이 나는 특급
“생일파티”,“다음날이 휴일이어서”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회자되고 있는 연차사유다. 연차유급휴가는 근로기준법상의 휴가제도로서 연 단위로 부여되는 휴가를 말한다. 매주 정해진 날짜에 부여된 주휴일이나 사전에 정해져 있는 공휴일과는 다르게 노동자가 자유롭게 시기를 지정할 수 있어 급한 용무가 있거나 개인적인 일정이 있는 경우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연차휴가 사용을 위한 사유가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업장에서 인사관리 등의 이유로 연차휴가 사유를 묻는 경우가 있다. 생일파티 등 구체적인 연차사유를 제시한 것에 대하여
예전 LCD 텔레비전의 부품공장에서 일을 할 때였다. 편광필름을 만드는 공장이었는데 빛을 취사선택해서 내보내는 기능을 하는 LCD의 핵심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부품이었다. 나의 담당 업무는 간단했다. 일본의 유명한 필름회사의 마크가 찍힌 대형 롤 형태의 편광필름이 공장에 도착하면 1층 라인에서 TV크기에 맞게 필름을 잘라낸다. 24인치, 32인치, 46인치. 가공된 필름을 2층 라인으로 올리면 검사원들이 한 장씩 손에 쥐고 형광등에 비추어 육안검사를 통해 불량품을 빼어내는 작업 후 원청회사인 S전자로 물량을 보내는 작업이었다. 나는
“최저임금이 만원이면 좋겠어요.”최저임금이 결정된 29일 도내 고등학교에서 학생노동인권교육 중 최저임금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나온 말이다.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학생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되고 있다는 이야기에 만원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유를 물으니 내년에는 졸업도 하고 사회인이 되니 임금이 높아지면 좋겠다는 이유란다. “최저임금수준으로 노동자와 그 가족이 살기 힘들다.”최저임금이 결정되는 6월 한 달간 전국에서 최저임금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가 진행되었다. 제주에서도 오일장, 제주시청, 노형오거리 등 유동인구
6.1지방선거가 마무리되면서 당선자가 결정되었다. 도민의 대다수가 자신의 노동으로 일을 하며 먹고사는 노동자, 농민, 서민이다. 지방선거를 마무리하는 시점인 지금, 우리 제주에 필요한 노동정책은 무엇일까? 오영훈 도지사 당선인은 핵심 공약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내걸었다. 일자리 창출이라는 화두는 매 선거 시기에 마치 공통 공약과 같이 포함되어 오는 정책이다. 지난 도지사 선거에서는 공공 부문 청년 일자리 1만개 창출을 공약하며 원희룡 전 도지사가 당선되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 집에 도착한 공보물로는 양질의 일자리를 어떻게 창출
언젠가 소규모 개인 사업을 운영하는 선배와 이야기를 나누었다.본인이 운영하는 사업장의 노동자에게 성별 간 임금 차별을 두고 있는 것에 대한 고민이 그 내용이었다. 전반적인 임금 수준은 최저임금보다 조금 넘는 임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남성 노동자의 이직률이 높아서 남녀 간의 임금 격차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작은 사업장이다 보니 업무가 명확히 구분되기 보다는 각자 업무를 담당하며 운영하고 있고 하는 일에 차이가 많지 않는데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성별 임금 격차를 두는 것이 내심 걸린다는 것이었다. 이러저런 이야기를 하다가“여성 노동자
1993년, 태국의 케이더라는 인형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어난 일이다. 담뱃불이 원인이 되어 3층 규모의 공장에 화재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공장에서 일하던 188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469명이 부상을 입은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솜과 천이 가득한 공장이어서 불은 순식간에 번졌고, 많은 노동자가 화마를 피하지 못한 채 사망했다. 희생자의 대부분은 20대 어린 여성노동자였는데, 당시 회사의 관리자가 어린 여공들이 ‘인형을 훔쳐갈 수 있다’면서 공장의 외부 출입구를 잠그고 작업을 했고, 이로 인해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일하던 노동
최근 몇 달간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에 더욱 가깝게 다가왔다. 도민 5명 중 1명은 확진자 혹은 완치자가 되었다. 예전에는 지인이 확진자의 동선과 겹쳤다는 소식만 들어도 긴장하며 안부를 물었지만, 이제는 지인이 확진되었다고 해도 몸조리 잘하고 보자는 정도의 가벼운 안부인사로 그치는 상황이다. 오히려 현장에서는 확진자의 공백에 따른 인력부족이 더 문제가 되고 있다. 교대로 근무하는 사업장에서는 다음 교대자의 갑작스런 공백이 발생하고, 제조업·학교 급식실 등 제한된 노동조건에 놓인 사업장의 경우 대체인력을 구하기 힘들어 노동강도가 급격
“... 죄송합니다, 베이커리는 4월 말까지 사용 가능하시고요 ... ”지난 2월 제주칼호텔에서 영업종료 계획을 발표한 후, 제주칼호텔 1층 베이커리 앞에 마련된 ‘고용보장 없는 제주칼호텔 매각 중단’을 위한 농성장에 있던 중이었다. 농성장에 있노라면 칼호텔 이용과 관련한 고객 응대 전화 목소리를 종종 들을 수 있었다. 3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베이커리로 고객의 문의전화가 오면 담당 노동자는 4월 말까지 영업을 하니 사용해야 할 상품권 등이 있으면 그 전까지 사용할 것을 안내했다. 영업종료를 알지 못한 고객의 항의가 있을 경우 ‘죄송
다음 주 대선이 다가왔다. 대선을 앞둔 3월 2일, 노동자·농민이 잠시 일손을 멈추고 거리에 나왔다. 제주도청 앞에 모인 무리는 2022년 대선에서 각 후보들에게 요구하는 10대 요구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간략히 진행하고 행진에 나섰다.2022년 대선을 앞두고 각 대선후보에 요구하는 10대 요구안은 현재의 불평등 체제를 전환하자는 취지의 의제다. △노동기본권 보장 △기후위기대응-정의로운 산업 전환 △농민기본권 제정 △생태 유기농업 전환 △성평등 농업 정책 실현 △C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농업 개방 반
주말을 포함한 5일 간의 설 연휴가 지나갔다. 연휴 기간에도 여전히 세상을 움직이는 이들의 노동은 계속되었다. 하루 일평균 4만 명이 다녀간 제주 곳곳에서 움직인 서비스산업노동자들, 하루 100명이 넘어버린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대응하는 보건의료노동자, 명절에 더 바쁜 대목을 맞은 필수노동자, 우리 주변 곳곳에 연휴에도 일하는 노동자를 쉽게 마주칠 수 있었다. 올해 1월 1일부터 5인 이상 사업장에 공휴일 유급휴일 법제화가 전면 시행되었지만 우리 주변의 노동은 변함없이 돌아가고 있는 듯 했다. 공휴일 유급휴일 법제화 이후 연휴에
광주에서 공사 중이었던 39층 아파트가 무너져 내리고 그 안에서 실종된 노동자를 찾지 못한지 열흘이 넘어가고 있다. 평택의 물류창고 신축공사현장에서 화재진압 중 화마에 휩싸인 소방관 3명도 가족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제주에서도 새해벽두부터 건설노동자의 사망사고 비보가 들려온다.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시행을 앞둔 지금 시점에도 노동자의 죽음은 이어지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반복되는 사망사고를 막기 위해 제정되어 올해 1월 27일, 그 시행을 앞두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오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다고
2022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를 맞아 올해 바뀌는 노동관계 법률 중 도민의 생활과 밀접한 내용을 중심으로 변경된 법률을 살펴보고자 한다. 최저임금인상 시급 9160원 (1월 1일)매년 1월 1일 기준으로 정해지는 최저임금은 올해 시급 9160원으로 정해졌다. 작년에 비해 5.1% 오른 금액으로 주 40시간을 일하는 노동자의 경우 월최저 급여는 191만4400원이다. 최저임금은 헌법에 근거하여 사회적으로 최저수준의 임금을 정한 기준이다. 1시간 일을 했다면 최소한 9000원의 시급을 받아야 한다는 기준이 정해진 것이다. 법적으로는
2021년도 마무리가 되어가는 시점이다. 올 한해도 노동 관련 법령의 많은 변화가 있었다. 사회의 변화와 노동에 대한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 노동법도 점차 개정되고 있다. 알아두면 도움이 될 2021년 한 해 동안 바뀌어진 노동 관련 법률 두 번째 시간이다. 전자 문서를 통해 근로 계약서 작성·교부 가능 (2021. 4. 6. 시행)사업주는 근로 계약을 맺으며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휴가 등 구체적인 노동 조건을 명시한 근로 계약서를 체결할 의무가 있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근로기준법은 그동안 근로 계약서 배부 방식에 있어서
2021년도 마무리가 돼 가는 시점이다. 올 한해도 노동 관련 법령의 많은 변화가 있어왔다. 노동에 대한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 노동법도 점차 개정되고 있다. 알아두면 도움이 될 2021년 한 해 동안 바뀐 노동 관련 법률을 두 차례에 걸쳐 알아보겠다. 임금명세서 교부의무 (11.19.)11월 19일부터 모든 사업장의 사용자에게 임금명세서 교부가 의무화 됐다. 단순히 임금액만 적힌 명세서가 아니라 임금의 항목, 계산 방법, 공제되는 금액, 실제 일한 노동 시간 등을 적시한 임금명세서가 교부돼야 한다. 그동안은 임금명세서 교부가 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