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꿈에그린, 시행사·건설사 분양가 폭리 지적…9월 중순 분양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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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한화 ‘꿈에 그린’ 아파트 조감도.

[수정=1일 13:50] 최근 ‘특별 분양’ 번복으로 눈총을 받고 있는 제주시 영평동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한화 ‘꿈에 그린’ 아파트의 분양 가격이 당초보다 훨씬 치솟을 전망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도내 아파트 중 가장 고지대인 해발 370m에 건축허가를 받아 경관훼손 논란이 제기된 후, 특별분양 번복 논란, 이번엔 분양가 ‘뻥튀기’ 논란으로까지 이어져 도민들의 눈총이 따가워지고 있다.

시행사인 ㈜디알엠시티(대표 남우현)는 지난 2013년 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로부터 첨단과기단지 내 공공주택용 2필지(총 9만4309.5㎡)를 332억원에 사들여 한화건설을 시공사로 선정, 총 759세대의 지상 6층(지하 2층) 아파트를 짓고 있다.     

시행사인 디알엠시티 측은 올해 초 <제주의소리> 취재 과정에서 ‘3.3㎡ 당 분양가 850만원 정도’를 적정 분양가로 제시한 바 있다.(2015년 2월 26일자, ‘한라산 해발 370m 우뚝 솟을 아파트 괜찮나?’)

그러나 분양 시기가 다가오면서 당초 제시했던 분양가보다 무려 50여만원이나 높은 900만원대에 분양가 심사를 신청할 것이란 소문이 건설업계와 부동산업계를 중심으로 무성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행정 관계자도 시행사 측이 약 900만원 선에서 분양가 심의 신청이 접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근 <제주의소리>가 수차례 시행사 측에 예상 분양가 확인을 요청했으나 취재를 의식해서인지 일절 입을 닫고 있어 분양가를 부풀리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당초 제시한 분양가 850만원도 해발 370m 고지대라는 입지 특성과 택지분양가, 건축비 등을 고려하더라도 고분양가라는 논란이 제기된 터라, 이번에 900만원 대 분양가 심사 신청이 접수될 경우 시행사와 건설사 측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예상된다.

특히 이같은 비판은 시행사와 건설사가 제주도의 부동산 시장 거품 분위기에 편승해 악용하고 있고, 당초보다 수요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분양가를 대폭 끌어올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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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한화 ‘꿈에 그린’ 아파트 위치도.

3.3㎡ 당 900만원 정도의 분양가 심사를 신청할 경우, 제주도 분양가심사위원회의 심사 과정서 분양가가 일부 깎이더라도 대략 3.3㎡ 당 870~880만원 선에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처음부터 고분양가 지적을 받았던 3.3㎡ 당 850만원과 비교해도 전체 분양면적 9만6889㎡ 기준으로 3.3㎡ 당 20만원의 분양가 인상(3.3㎡ 당 870만원 일 경우)이 이뤄질 경우 약 60억원의 분양가가 추가로 고스란히 시행사와 건설사 호주머니로 들어가게 된다. 각 세대별 발코니 확장비용도 약 2000만원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알엠시티 관계자는 지난 28일 분양가를 묻는 질문에 “언론에서 자꾸 불확실한 얘기들이 나오고 있어 자세히 답변 드리기 곤란하다”며 화살을 언론에 돌린 후, “약 2주 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세한 내용들을 밝히겠다”고 자세한 대답을 피했다.

제주지역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첨단과기단지 한화 꿈에그린 아파트 분양가와 관련, “3.3㎡ 당 900만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한 글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같은 전망은 정부가 지난 4월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면서 공공택지 분양가 산정이 느슨해질 것이란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제주지역 대단지 아파트 분양가는 2009년 3.3㎡당 700만원대를 돌파한 이후, 꾸준히 상승해왔다. 2009년 분양된 이도지구 한일베라체(661세대)는 702만원, 2010년 분양된 아라지구 KCC스위첸(572세대) 719만원, 아라지구 현대아이파크(614세대)는 730만원에 3.3㎡당 각각 분양됐다.

다만 제주지역 공공택지 중 최고 노른자위로 택지가격이 가장 높은 지역인 노형동에 2012년 분양한 노형2차아이파크(174세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3.3㎡당 902만원에 분양됐다. 노형2지구 공동주택부지는 종전 제주도내에서 분양됐던 아파트 중 3.3㎡당 486만원의 가장 높은 택지매입비를 지불한 곳이다.

첨단과기단지 택지비가 3.3㎡ 당 116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3.3㎡당 약 370만원이나 택지비가 크게 낮은데도 불과 3년 사이 비슷한 분양가를 써냈다는 점에서도 폭리 지적이 일고 있다.

첨단과기단지 한화 ‘꿈에 그린’ 아파트의 총 공급면적은 약 9만6989㎡다. 3.3㎡ 당 약 900만원의 분양가를 책정했을 경우 2645억원의 분양 수입이 생긴다. 시행사가 공고한 총사업비가 2440억원이고 보면 약 200억원의 수익 발생이 예상된다.  

아파트 분양가는 개발 원가를 토대로 분양가를 산정한다. 개발 원가는 크게 ▷택지비 ▷공사비 ▷영업비 ▷제세공과금 ▷금융비용 등 5가지 항목이 주를 이룬다. 즉 ▶토지원가 ▶건축원가 ▶예상 간접비율 ▶적정이윤을 합해 분양가가 결정된다.

이들 중 택지비가 가장 비중이 크다. 청약 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면 당초 계획했던 분양가보다 높게 책정해 분양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지난 4월 개정 주택법이 발효되면서 민간택지에서는 사업주체가 알아서 분양가를 정할 수 있게 됐다. 분양 사업자가 임의로 분양가를 정할 수 있게 돼 분양가 총액 상한이 사실상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물론 첨단과기단지 택지는 공공택지여서 민간택지와 달리 제주도의 분양가 심의를 거쳐야 하지만, 공공택지 분양가 산정이 느슨해지는 틈을 타 분양가를 부풀린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 A씨는 “정부가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심의를 사실상 폐지하면서 전국적으로 공공택지 분양가 산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또한 시행사와 건설업체가 수요가 몰리는 곳에 아파트를 짓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청약 수요자들의 과열 경쟁도 분양가 상승을 부추긴다. 청약열기가 뜨거울수록 예정가보다 높게 책정되는 등 분양시장 분위기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도내 부동산 업계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선 당초 예상과 달리 고지대에 위치한 불리한 입지 여건에도 불구하고 첨단과기단지 한화 꿈에그린 아파트 분양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을 두고 하는 지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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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소방서 사거리에 위치한 한화 '꿈에그린' 모델하우스. 9월 모델하우스 오픈 예정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 제주의소리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 B씨는 “시행사가 밝힌 총사업비 2440억원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건축공사, 소방설비공사, 시설경비 등의 비용이 과다하게 책정된 것 같다”며 “총사업비 대비 공사비용 비율을 너무 높게 잡아 분양가를 끌어올리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모두 분양가 ‘뻥튀기’를 지적했다.

주부 고경희 씨(43·제주시 이도2동)는 “새로운 아파트 단지가 분양될 때 마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갖다가도 분양가가 발표되면 ‘역시나’ 하는 실망을 매번 느낀다”며 “한라산 턱 밑에 가서 짓는 아파트까지 발코니 확장이니 뭐니 하면 3.3㎡당 1000만원에 가까운 가격이 되는데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일 뿐 위화감이 크다”고 씁쓸해 했다.

현재 시행사 측은 분양면적 미세변경 건으로 제주시로부터 사업계획 변경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취재 결과 이르면 31일 변경승인 허가가 나올 예정으로, 이후 분양가 심의신청 자료를 제주시를 경유해 제주도로 제출되는 기간을 감안할 경우 분양가 심의는 빨라야 9월10일 전후로 예상된다.

시행사와 건설사 측은 현재 9월11일을 분양공고 D데이로 잡아 놓고 있다.

첨단과기단지 해발 370m에 들어서는 한화건설 ‘꿈에 그린’은 총 759세대로 전용면적은 84㎡~197㎡이다. 현재 제주도내 건설된 아파트 중 가장 고지대에 위치해 경관파괴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분양 타입은 전용면적 84.79㎡(25.6평)가 380세대, 97.8㎡(29.6평) 74세대, 101㎡(30평형) 210세대, 115㎡(35평형) 29세대, 137㎡(41평형) 60세대, 197㎡(59.1평형) 6세대 등 총 759세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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