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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한화 ‘꿈에 그린’ 아파트 조감도.

건설업계·금융권, “임대전환 현실성 없다”…고분양가 관철 전략 비판 커  

지난 달 분양 예정이던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 ‘꿈에그린’ 아파트가 한 달 넘게 분양공고가 미뤄지면서 그 배경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고분양가’ 논란 속에 최근 시행사가 분양이 아닌 ‘임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문이 급속히 퍼지고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도내 부동산업계를 중심으로 제주첨단과기단지 ‘꿈에그린’ 아파트의 시행사 측이 분양이 아닌 ‘분양전환용 임대아파트’로 공급할 것이란 소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도내 아파트 입주 희망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공간에서도 이같은 내용이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임대 전환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것이 중론이다. 한마디로 시행사 측이 고분양가를 관철시키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뜬금없는 임대전환 흘리는 의도는? 

첨단과기단지 꿈에그린 시행사인 (주)디알엠시티의 남우현 대표는 지난 16일 <제주의소리>와 통화에서 “임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분양하더라도 그 시점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을 아꼈다.

뜬금없는 임대 전환 검토를 언급한 것인데다, 가능성만 열어뒀을 뿐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아 그 의도에 궁금증이 커진다. 이른바 ‘분양전환용 임대아파트’를 검토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 그래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분양전환용 임대아파트’는 보통 5년 이상의 약정된 임대기간 중에는 정해진 임대료를 내고 거주하다가 임대 기간이 끝날 시점에 분양전환을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다. 

그러나 첨단과기단지의 꿈에그린은 처음부터 분양전환용 임대아파트로 사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기에, 지금처럼 사업도중에 임대로 전환할 경우 대규모 자금대출 등이 걸려 있는 금융사와 시행사 사이에 사업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임대 전환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도내 금융권 관계자 A씨는 “사업 중간에 임대로 전환해버리면 현금흐름이 달라지고 대출 상환구조가 틀어져버리게 된다”며 “시행사에게 대출해주기로 한 금융사로서는 아예 원점에서 사업성을 재검토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금융권의 지원 금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고, 임대 전환시 시행사의 자금부담이 매우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체 대표 B씨도 “첨단과기단지 꿈에그린 아파트 건설과 같은 대규모 공동주택 자금지원은 기본적으로 금융사와 시행사가 분양이든 임대든 당초 제시한 사업계획을 전제로 결정되고, 자금지원이 결정되면 사업 단계에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꿈에그린이 분양공고만 앞둔 상태에서 갑자기 임대로 전환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잘라 말했다. 

부동산전문가 C씨는 “만일 분양전환용 임대아파트 검토가 사실이라면 고분양가 논란을 피하는 동시에 전세금액을 높게 책정한 뒤 임대수익을 챙기고, 나중에 분양 전환 시에도 감정평가액으로 더 많은 수익을 남기려는 꼼수가 있지 않나 의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다만 일각에선 올 12월 29일부터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면 민간임대주택에 주택도시기금 우선지원, 조세 감면, 융적률·건폐율 완화 등의 혜택이 주어지게 돼 시행사 입장에선 구미가 당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분양전환용 임대아파트로 공급한다 하더라도 시행사가 임대기간 만료 후 분양가를 높이려고 감정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고무줄 감정가’ 논란이 불가피하고, 우선 분양권을 가진 임차인(세입자)과 시행사 간 분양가격을 놓고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다분해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3.3㎡당 850만원도 비싼데, 900만원 대 여론몰이 비판 자초

결국 이번 임대 전환 논란은 시행사가 ‘고분양가’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는 분석이 업계의 중론이다. 임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분양 여론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아파트 입주 희망자들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는 꿈에그린 ‘임대 전환’에 대한 댓글이 뜨겁게 달구고 있다. 시행사를 겨낭한 비판 댓글이 대부분으로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식” “바람잡이 하는 것 같다” “시행사 머리좋네”등의 내용이다. “임대전환 절대 찬성한다”와  “임대후 분양은 시민들에게 절대 이익이 되지 않는다” “무조건 분양으로 가야한다” 등의 의견이 맞서기도 했다. 

당초 9월 11일을 분양 D-Day로 예정했던 시행사 디알엠시티 측은 올해 2월 3.3㎡ 당 850만원의 희망 분양가를 언론에 제시한 후 고분양가 논란이 일기 시작했고, 이후 청약열기가 예상보다 높아지자 당초보다 훨씬 높은 900만원대를 공공연히 흘리는 등 고분양가 고삐를 늦추지 않아 비판을 더욱 자초하고 있다.  

한편 해발 370m의 제주첨단과기단지에 들어서는 꿈에그린 아파트는 현재 제주도내 건설된 아파트 중 가장 고지대에 위치해 경관파괴 논란이 제기됐고, 제주도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공공택지를 공동주택 부지로 분양하면서 첨단과기단지 조성 취지를 벗어난 ‘땅장사’라는 비판에 휩싸이기도 했다. 

분양 타입은 전용면적 84.79㎡(25.6평)가 380세대, 97.8㎡(29.6평) 74세대, 101㎡(30평형) 210세대, 115㎡(35평형) 29세대, 137㎡(41평형) 60세대, 197㎡(59.1평형) 6세대 등 총 759세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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