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국제전기차엑스포] 에너지IT 기업들 “배터리 가능성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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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너지저장시스템(ESS)는 발전소에서 과잉 생산된 전력을 저장해뒀다가 일시적으로 전력이 부족할 때 송전해 줄 수 있는 저장장치다. 전기차 배터리를 ESS처럼 활용할 수도있고, 폐배터리를 ESS 시스템에 적용시켜 재활용시키는 등의 방안이 가능하다. 전기차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개념이다. 사진은 S&D파워닉스에서 생산한 가정용 ESS. ⓒS&D파워닉스

‘카본프리 아일랜드 2030’을 지향하고 있는 제주가 전기차 보급 확산과 맞물려 다가올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복안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단순히 전기차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는 게 아니라 이를 활용해 관련 산업 전반을 활성화 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시점에서 주목받고 있는 게 V2G(Vehicle To Grid)와 배터리 재사용.

V2G는 전기차에 저장한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처럼 활용해 전력계통에 연계하는 기술이다. 전기차 배터리에 있는 전력을 평상시에는 주행하는데 사용하고, 전력 사용이 많은 시간대에는 역으로 전력망에 송전하는 방식이다.

전기차 운전자가 전기요금이 싼 심야 시간대 배터리를 가득 충전해놓고, 출근 한 후 배터리에 남아있는 전력을 피크 시간대에 되파는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하다. 고객은 돈을 벌고, 전력회사는 발전소 가동률을 줄이는 등 자연스럽게 수요관리를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전기차에서 사용된 배터리 처리 문제도 우리가 마주해야 할 미래다.

전기차 보급 확대로 자연스례 폐배터리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명이 다 된 전기차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전지 등으로 재활용하기 위한 시장이 조성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배터리 재활용은 물론 전기차 중고시장 등 후방산업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효율적인 자원순환 체계가 마련된 셈이다.

제3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마지막 날인 24일 오전 10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 402호 회의실에서 제주도 주최, 제주테크노파크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관으로 열린 ‘제주 전기차산업 활성화 세미나’에서 이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다.

◇ “V2G, 전력 비상상황 해법 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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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마지막 날인 24일 열린 '제주 전기차 산업 활성화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는 전력전자 전문업체 S&D파워닉스의 안규찬 이사. ⓒ제주의소리

안규찬 S&D 파워닉스 이사는 사고나 재난재해 등으로 전력 계통에 문제가 생길 경우 V2G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V2G가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뿐만 아니라 생활의 안정감을 높여주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 이사는 “전력계통 안정화와 관련해 전력회사 입장에서는 앞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이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제주에 입장에선 이를 고민해야 한다. 제주에서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없다”고 말했다.

전기차 숫자가 늘면 늘수록 전력 이상 상황 발생 시 제주사회 전반에 미치는 충격은 훨씬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V2G를 통해 비상상황에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있다”며 “전력 이상 상황 발생 시 내 차에 있는 전력을 활용하는 개념”이라고 실마리를 던졌다. 전기가 끊겨 교통요지의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자 전기차를 활용해 전력을 실어나른 일본의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전력과 관련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도 ‘블랙아웃’을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작 목이 마를 때는 샘을 팔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는다”며 “제주에서도 양식장 등지에서 전력 공급이 중단됐을 때 솔루션을 갖고 있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 비상 상황에서 전기차가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전기차 배터리, 한 번 쓰면 끝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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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마지막 날인 24일 열린 '제주 전기차 산업 활성화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는 에너지IT 기업 피엠그로우의 이상윤 이사. ⓒ제주의소리
이상윤 피엠그로우 이사는 전기차 보급 확산과 맞물려 증가하게 될 폐배터리 활용으로 전기차 시장 전반의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앞으로 몇 년 뒤에는 전기차에서 사용하고 난 뒤 교체되는 배터리가 많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를 잘 활용하면 전기차는 물론 에너지지저장장치 업계에서도 경제성이 올라가 양쪽이 상생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시 2060년까지 관련 업계에서 68.7%에 이르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미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이미 사용된 배터리라 하더라도 일반적인 생각보다 잔존가치가 훨씬 높다”고 강조했다.

수명이 오래돼 더 이상 전기차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배터리라도 신재생에너지 발전용, 무정전 전원장치용, 표준 납축전지 대체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재활용 배터리 시장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라며 “배터리 재사용은 전기차 구매비용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저렴한 에너지저장장치 보급에도 기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폐배터리 재사용이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 산업 분야에 경제적인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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