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원도심, 관덕로에 위치한 스튜디오126은 13일부터 15일까지 최명숙 작가 개인전 <이름없는 것들>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 작품 15점을 선보인다.
스튜디오126의 전시 설명에 따르면, 최명숙 작가는 다년간 제주의 환경을 관찰하고 숲의 생명력을 빌어 삶의 본질을 탐구하고 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형과 색에서 흐르는 숲의 생명력을 채집하고 발색을 통해 자연이 지닌 에너지를 담는다.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색선을 그어가며 색을 쌓는다. 가느다란 선 하나는 힘이 없지만, 선이 모이고 모이면 큰 힘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숲에서도 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루듯이 선들이 쌓여 하나의 에너지가 될 수 있다. 그래서 화면은 면이 아닌 색선들이 모인 공간이 된다.
최명숙 작가는 작품 설명에서 “잡초의 생을 살펴보며, 과연 자연에서 이들이 쓸모없는 존재였는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쓸모있는 식물은 무엇인지와 그 기준점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때와 장소 그리고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기준 속에서 쓸모있는 식물은 무엇일까? 그러한 가운데, 쓸모 없음의 쓸모 있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가 오지 않던 시기, 정원에 화초와 함께 자라던 잡초를 뽑으려고 하였다. 그 때 한 어르신이 이렇게 가물어 비가 오지 않는 중에는 잡초를 그대로 두어 땅이 물을 머금고 있게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하셨다. 쓸모없음의 쓸모 있음을 발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명숙 작가는 “가치 기준이 변할 수 있음을 몸소 깨달은 후,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풀을 관찰하고 그리는 일을 시작했다. 그림의 소재로 잡초를 등장시켜 이들을 하나의 ‘풀’로 거듭나게 한다. 그림에 등장하면서 이들은 가치를 획득한다. 주제가 된 잡초는 더 이상 쓸모없는 존재가 아닌 것이 된다. 이와 같은 작업을 통해 달라지는 가치 기준에 대해 생각하고 쓸모없음의 쓸모를 되찾아 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최명숙은 2007년 홍익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2013년 같은 대학에서 일반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다. 2012년부터 다섯 차례 개인전을 가졌으며 서울, 제주, 안동, 의정부, 영국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했다.
우도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2022), 이중섭창작스튜디오 제10기 입주작가(2019), 유중창작스튜디오 제4기 입주작가(2015)로 활동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유중재단, 원자력병원이 최명숙의 작품을 소유하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스튜디오126 인스타그램 계정( www.instagram.com/studio126_jeju )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일요일은 쉰다. 관람료는 무료다.
스튜디오126
제주시 관덕로 14-4
최명숙, 상우목길, 리넨에 목탄, 아크릴릭, 140x210cm, 2022 / 사진=스튜디오126
최명숙, 우도의 봄, 리넨에 목탄, 아크릴릭, 140x247cm, 2022 / 사진=스튜디오126
최명숙, 접-걷는풍경, 장지에 은분, 분채, 120x270cm, 2022 / 사진=스튜디오126
최명숙, 영일진사길, 리넨에 목탄, 아크릴릭, 140x210cm, 2022 / 사진=스튜디오126
최명숙, 우목길2, 리넨에 목탄, 아크릴릭, 116x151cm, 2022 / 사진=스튜디오126
최명숙, 천진로2, 리넨에 목탄, 아크릴릭, 116x151cm, 2022 / 사진=스튜디오126
최명숙, 어욱3, 리넨에 목탄, 아크릴릭, 45.5x37.9cm, 2022 / 사진=스튜디오126
최명숙, 어욱4, 리넨에 목탄, 아크릴릭, 45.5x37.9cm, 2022 / 사진=스튜디오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