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을 만나기 위해 택시를 호출했다. 목적지에 도착할때쯤 기사님이 “별점을 매겨본 적이 있느냐”고 조심스레 말을 걸어왔다. 별점은 승객이 내린뒤 기사에 대해서 별1개부터 5개까지 점수를 보내는 것으로 택시앱 플랫폼 본사에서 운영하는 평가제도를 말한다. “별점을 해본적은 없긴한데 기사님에게 별점이 어떤 영향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별점이 낮아지면 배차등에서 불이익을 받는 다는 답변이었다. 보통은 유지 하고 있지만 누군가 낮은 점수를 주면 평점이 바로 낮아진다는 것이었다. 아버지뻘 되는 기사님은 끝까지 “별점 잘 달라“는 취지의 말씀을
설날연휴 오랜만에 만난 친지와 지인에게 안부를 물으며 덕담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다. 하지만 임시공휴일이 선포되어 길어진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새해가 시작된 것도, 연휴의 느낌도 나지 않는다는 주변인의 반응이 많다. 아마도 지난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의 충격은 현재 진행중이고, 연말 발생한 사회적 참사를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제주산간을 비롯하여 전국에 눈이 많이 왔는데, 새해 첫날 눈이 많이 오면 그해 풍년이 오고, 모두가 평안하다는 옛 선조들의 바램을 빌려서라도 서로를 위로하고 싶은 요즘이다. 본가에
지난 주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7월 2일, 제주시 구좌읍 상도공원 조성 현장에 대한 매장문화재 지표조사 중 발생한 69세 여성노동자의 사망사고와 관련한 내용이었다. 문화재 발굴 현장에서 작업 중 쏟아진 흙에 2명의 노동자가 매몰되었다. 하반신까지 매몰된 노동자는 자력으로 탈출했고, 60대 여성노동자는 구급대에 의해 구조되었지만, 심정지 상태로 이송되어 닷새만인 7월 6일 가족의 곁을 떠났다. 유족을 대표하여 유족 입장문을 읽어내던 막내딸은 끝내 울음을 감추지 못했다. 홀로 삼남매를 키우신 어머니. 내년 칠순을
얼마 전 학생들과 함께하는 노동인권교육 중에 있던 일이었다.20살, 자취생의 신분을 전제로 하여 각자 한 달 동안 몇 시간 일을 할지 결정하고, 그 금액으로 생활비 예산을 짜보는 시간이었다. 제출한 한 학생의 월 노동시간이 무려 450시간이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물어보니 “저는 하루에 15시간씩 쉬는 날 없이 일해서 돈을 많이 벌겠습니다!”라는 답변이다. 그 학생의 발표시간이 되었고 내용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하루 15시간 일하기 위해서는 ‘아침 8시부터 저녁 11시까지 꼬박 쉬지 않고 일해야 하는 시간’이며, 중간에 밥을 먹어
2019년 7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법적인 정의와 괴롭힘 발생시 구제절차에 대한 내용을 담아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서 소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 된지 5년이 지났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사업장에서의 지위를 이용한 괴롭힘 행위는 다양하게 존재해왔다. 사회적인 문제가 계속되자 이를 예방하기 위해 만든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현재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제주에서도 끊이지 않는 직장 내 괴롭힘최근 제주시체육회장의 직장 내 괴롭힘이 고용노동부를 통해 인정되었다. 작년 초 회장의 취임 후,
얼마 전 학교 급식 노동자의 폐암산재를 인정하라는 기자회견이 근로복지공단 제주지사 앞에서 진행되었다. 제주에 있는 학교의 숫자만큼 그 안에서 일하는 급식 노동자가 있다. 또 학교급식의 역사만큼 그 과정에는 급식 노동자가 있었다. 이들은 오랜 기간동안 학교에서 필수적인 노동을 하고 있었지만 학교의 주체로 인정받지 못하고, 노동환경이 잘 알려지진 않았다. 이들의 노동환경이 밝혀진 건 최근 10년 정도로 볼 수 있다. 학교비정규직/교육공무직 노동자의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고 학교 내 존재했던 개개의 사건을 집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면서
제주 시내 ‘줄서는 식당’ 중 한 곳에서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노동자와 대화 중이었다. 얼마 전 있던 회식에서 알바 노동자는 참석 대상에서 제외되었고, 같이 일하는 처지인데 차별받는 것 같아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나의 예시일 테지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차별과 노동권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노동시장 유연화와 함께 확대된 비정규직 고용과거에는 비정규직이라는 개념이 노동시장에서 크게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시기도 있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IMF는 한국 정부에 노동시장 유연화를 요구했다. 기업
산업재해는 노동자가 일을 하다가 질병을 얻거나 다치는 경우, 그리고 사망하는 경우에 산재보험이라는 사회보험을 통해서 치료비 등을 보상받는 제도다. 그런데 만약에 임신한 노동자가 일을 하다가 유해 물질에 노출되어 아픈 아이를 낳게 되었다면, 자녀의 질병을 산업 재해로 인정해서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어떻게 보면 상식적인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올해에 들어서야 비로소 처음으로 태아산재를 인정했다. 제주의료원에서 시작된 태아산재 인정투쟁 태아산재 제도를 거슬러 올라가면 10년 전 제주의료원으로부터 시작된다. 2009년에서 2
지난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상시노동자 5인 이상 사업장 및 50억 미만 공사현장까지 확대 적용되었다. 국민의힘은 이미 법이 시행되었지만 다시 개정안을 발의해서 법 시행을 유예시키자며 민주당을 설득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산업안전보건청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오면 협상할 수 있다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놓고 저울질 하고 있다.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의 도입은 정말 시기상조일까?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 원리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를 예방하기 위함이 목적이다. 여기
‘100’이라는 숫자를 떠올리면 출생 100일을 맞은 아기, 100세연의 주인공인 어르신, 100점 만점 시험지 등 두 자리 숫자를 넘어선 새로운 시작, 혹은 가을철 곡식처럼 무르익은 완성된 상태의 이미지로 연결된다. “... 전국 최저의 임금수준과 전국 최고의 비정규직 비율을 차지하는 제주지역의 노동자로서 우리의 노동인권에 대해 조금 더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 앞으로 칼럼으로 만나게 될 글을 통해 도민들과 노동인권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고 싶다...”이와 같은 포부를 밝히며 ‘김경희의 노동세상’의 이름으로 기고를 시작 한지 오늘로
추석 연휴에 임시공휴일이 지정되면서 총 6일간의 연휴가 지났다. 연휴 기간 중 제주에 많은 관광객도 방문하면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경우 오히려 더 바쁜 일상을 보내기도 했다. 만약 연휴에 근무한 경우 근로기준법상의 휴일의 보상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공휴일을 노동자의 유급휴일로 지정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에 따른다. 해당 조항은 5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기 때문에 상시 노동자가 5인 이상이라면 업종에 관계없이 유급휴일이 된다. 다만, 10월 1일은 일요일인데 주휴일이 일요일인 사업장은 유급휴일에 해당되지만, 다른 요일을 주
얼마 전 운전을 하며 길을 가고 있던 찰나였다. 오토바이로 배달을 하던 노동자가 배달 물건을 싣고 오토바이 앞쪽에 아이스아메리카를 거치해두고 정차 시간을 이용해 빨대로 커피를 마시고 있는 장면이 목격됐다. 문학 작품과 영화 등에서 직장인의 애환을 담배 한 모금과 쓰디쓴 커피 한잔으로 묘사하는 경우들이 많다. 실제 아침에 출근하면 커피를 한 잔 먹는다거나 졸음과 피로가 몰려올 때 커피를 마신다거나 하는 경우들이 많다. 사실 커피가 아니라, 노동조합이 필요한 거예요 운전을 하며 또다시 지나는 길에 “사실 커피가 아니라, 노동조합이 필요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에는 많은 요소가 있다. 생존을 위해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임금 등 노동조건은 우선 조건이지만, 노동의 과정을 통해 나의 삶을 살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직업 선택의 가장 높은 기준이 반드시 노동 조건이 아닌 경우도 있다. 필자의 고등학교 친구는 서울 모 사립대학의 언어교육원 한국어 강사였다.당시에는 한류가 막 시작되고 있을 무렵이었고,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으로 유학 오기 시작한 때였다. 친구는 강의를 준비함에 있어 사소한 것 하나에도 온 신경을 다 쏟았다. 강의를 위한 교육 준비는 기본
일하는 중간에 맞이하는 휴게시간은 새참과 같은 꿀맛이다. 과거 종이봉투를 만드는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였다. 점심시간이 되면 구내식당으로 달려가 5~10분 만에 밥을 우겨넣고 돌아와선 내가 보조하는 프레스기 옆에 큰 박스를 몇 장 깔고 천장을 바라보고 눕는다. 50분 가량 남은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잠시 누워 휴식을 취하면 그렇게 몸이 개운하고 꿀맛일 수가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종이가루가 날리고 기름때가 진득한 공간에서 맞는 휴식이 건강한 휴식이었겠냐만은 당시에는 하루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휴게시간의 보장만큼
제주섬이 폭염으로 달아올라있다. 일주일째 폭염경보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 발생도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 상황을 알리던 재난 문자는 연일 폭염경보를 알리기에 바쁘다. 하지만 이런 폭염의 상황에서도 야외 작업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제주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에만 야외작업 중 6건의 온열질환 의심 신고가 접수되었고 7월 한 달 동안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30명에 달한다고 한다. 기록적인 폭염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는 폭염특보 폭염특보는 기상청에서 발효하는데, 일 최고 체감 온도가 33도
“이 햄버거 뒤의 노동은 무엇이 있을까요?”학교에서 노동 인권 수업을 할 때, 햄버거 사진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사먹는 이 햄버거 하나에 어떠한 노동이 들어있는지 찾아보는 시간을 갖곤한다. “참깨빵 위에 순쇠고기 패티 두 개 특별한 소스, 양상추 ~...”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빅맥송' 노래가 교실에서 흘러나온다. 재료를 확인한 후 그것을 위한 노동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찾아본다. 참깨 농사와 밀 농사를 하는 농업 노동자부터 호주에서 소를 키우는 낙농업자, 호주산 쇠고기를 운송해오는 화물선 노동자, 항구에 내려지면 육로를 통해
지난 주 건설노조 탄압을 호소하며 분신한 故 양회동 노동자의 장례가 치러졌다. 그에 따라 지역에서도 마지막 추모집회를 개최하고 시청 어울림마당에 차려졌던 시민 분향소를 거두었다. 장례식이 끝난 다음날인 22일, 경찰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건설노조 제주지부장을 비롯하여 전국의 8명의 건설노동자에 대하여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 대전, 대구, 제주까지 마치 날짜를 맞춘 것처럼 같은 날 구속영장이 청구되었고, 같은 날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었다. 법원은 23일 제주지역 4명 중 1명을 제외한, 전국 총 7명의 건설노동자에게 구속영장을
매주 목요일, 고된 하루 일과를 마치고 하나 둘 모이는 사람들이 있다.그들이 모이는 장소는 ‘건설노동자 양회동 열사 시민 분향소’가 차려져 있는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이다. 그들이 매주 목요일 지친 몸을 이끌고 모이는 이유는 무엇일까?노동자의 날이었던 지난 5월 1일, 기념대회 중 강원도에서 비보가 들려왔다. 건설노조 간부인 한 노동자가 강원지방법원 앞에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신의 몸에 불을 질렀다는 소식이었다. 순간 시간이 멈춘 듯 했다.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자신의 몸에 불을 지르며 산화해간
지난 29일, 석가탄신일에 대한 대체공휴일이 시행되었다. 5월의 마지막에 주어진 연휴에 가족지인들과 여행길을 떠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연휴란 사실을 알지도 못한 채 출근을 하며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국가에서는 국민의 쉴 권리를 보장한다는 취지로 대체공휴일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대체공휴일의 적용에서 제외되는 국민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차별 없는 노동자의 휴일을 위해서는 어떠한 것이 필요할까?‘와~ 일요일이다!’ vs ‘와~ 연차휴가다’노동자의 휴일제도를 이야기함에 앞서 먼저 휴일제도와
오늘은 133주년 세계노동절이다. 달력에는 근로자의 날, 노동절, 노동자의 날 등으로 다양하게 표기되어 있다. 노동절을 앞두고 지난 금요일부터 노동절을 앞둔 주변의 반응이 들려온다. 새로 직장에 취직한 동생은 “다음 주 월요일에 쉰대! 노동자의 날이라고 회사에서 쉰다고 하네!”라며, 좋아했다. 등기를 보내기 위해 방문한 우체국에서는 “다음 주 월요일 근로자의 날이라서 일반등기는 목요일에나 들어가겠는데요?”라고 한다. 주말 약속이 있어 길을 걸으며 본 일도지구의 한 은행에는 “5월 1일, 근로자의 날 휴무”라고 적혀 있는 A4용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