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탑승자 유족 안타까운 사연
6명 목회자 일행 3박4일 일정 입도

“형님과 형수가 제주 여행 간다고 정말 좋아했는데…”
25일 우도 사고대책본부를 찾은 김모(65)씨가 건물 밖으로 나서며 찌푸린 제주 하늘을 멍하니 바라봤다. 이어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려 연신 담배에 손을 갖다 대며 흐느꼈다.
전남 영암에 거주하는 형님(71)과 형수(63)는 23일 광주공항에서 제주행 항공기에 올랐다. 광주에 사는 김씨는 형님 부부를 위해 선뜻 차를 몰아 공항까지 안내했다.
일행은 모두 6명. 신앙으로 인연을 맺은 목회자들이었다. 선선한 가을 날씨를 벗 삼아 일찌감치 2박3일 여행을 계획했다. 하루 더 머물자는 의견에 제주 일정은 3박4일이 됐다.
“형님네가 제주를 그렇게 좋아하셨어요. 이번에도 들뜬 마음으로 공항까지 바래다 드렸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여행 간다고 기뻐하던 모습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져요”

입도 이틀째인 24일 형님네 부부는 렌터카 두 번째 열에 나란히 타고 있었다. 성산항을 출발해 우도 천진항에 도착한 차량은 굉음을 내며 느닷없이 대합실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차량 중간에 탑승한 형수가 심정지를 일으켰다. 닥터헬기의 도움을 받아 한라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지만 이날 오후 4시50분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
형님은 목숨을 구했지만 부상을 피할 수 없었다. 갈비뼈가 부러지며 조각이 폐를 파고들었다. 사고 충격으로 오른쪽 다리는 기능 회복을 장담할 수 없는 정도의 골절상을 입었다.
“다른 탑승자들은 경상인데 우리 형님네 부부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어요. 병원에 안치된 형수님의 시신을 보는데 너무 속상하고 가슴이 미어져서 눈물만 나옵디다”
사고 소식에 경기도에 거주하는 조카들도 제주로 내달렸다. 일흔이 갓 넘은 나이에도 항상 농사를 지으며 건강하셨던 아버지를 생각하며 자식들도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조카들도 너무 잘 자랐어요. 돌아가신 형수가 항상 자신은 너무 행복하다고 말하고 다니셨어요. 지금이 좋다고. 애들하고 함께 지금처럼만 오래오래 살고 싶다고”
제주시는 피해자별 1대1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의료 지원과 환자 관리를 밀착 지원하고 있다. 병원에도 팀장급 이상 공무원을 배치해 가족들을 지원하고 있다.
행정시 차원의 지원 검토와 사망자에 대한 장례 절차 지원도 검토 중이다. 제주시에 사고대책본부도 구성하고 상황판단회의도 잇따라 열고 있다.
김완근 제주시장은 “피해자분들의 빠른 회복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지속하겠다”며 “각 부서도 행정력을 집중해 치료와 지원이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김완근 시장 해외출장 취소...제주 우도 사고 총력 지원
- 제주 우도 천진항 덮친 참사… “보닛서 연기, 굉음...급가속하며 돌진”
- 우도 렌터카 사고 13명 사상...제주도 긴급 대응체계 가동
- [종합] 제주 우도 보행자 차량 돌진…3명 사망, 10명 중경상
- [3보] 제주 우도 차량 돌진, 2명 사망-10명 중경상
- [2보] 제주 우도 차량 돌진 사고…심정지 2명 중 1명 회복, 8명 중경상
- [속보] 제주 우도면서 차량 돌진…2명 심정지-3명 구조 중
- “브레이크등 꺼진 채 질주”…‘14명 사상’ 우도 돌진 사고 수사 본격화
- 14명 사상 제주 우도 차량 사고…운전자 구속영장 신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