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건축가협회 류운옥 사무국장 "'더 갤러리' 제주도만의 문제 아니"

류운옥 한국건축가협회 사무국장은 2일 <제주의소리>와 전화인터뷰에서 “당장보다는 앞으로 10년, 20년 후 우리 아이들 세대를 위해서라도 ‘더 갤러리’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건축가협회(회장 이광만)는 유네스코 협력 기구인 국제건축가연맹소속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들은 더 갤러리를 단지 제주도만의 일이 아니라고 봤다. 국제적인 관계에서 짚어봐야 할 문제라고 여겼다.

때문에 협회는 1일 토지주인 ㈜부영과 제주도지사 앞으로 향후 계획과 존치 방안 강구 의사를 묻는 질의서를 보내며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류 사무국장은 “다른 나라에 그 작가의 작품이 있다는 것은 문화적인 교류가 오가는 일”이라며 “게다가 멕시코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이 경제적 논리에 의해 없어지게 된다면 국제적 관계로 큰 손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 사무국장은 “경제적인 가치만 따지는 건설 일변도가 파다했었지만 최근에는 이에 자성하면서 문화적 토양을 만드는 분위기가 한창”이라며 “그런 가운데 이에 반하는 사건이 터져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의 근대건축물들이 철거된 적은 많았지만 이처럼 국제적인 작품이 헐릴 위기에 놓인 것은 처음이다. 때문에 ‘철거’냐 ‘보존’이냐 결과를 두고 이번 사례가 낳을 파장도 만만치 않다.

류 사무국장은 “‘더 갤러리’의 경우는 보기 드문 사례다. 국내 건축계의 수준까지 의심 받게 될까봐 걱정스럽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그는 올해 초 2년 간의 리모델링을 마친 서울역사를 예로 들었다. “계획 초반에도 건물을 다 부수고 짓는다고 해 우리 협회에서 강력하게 반대했었다”며 “과거의 흔적이 남아있어야 역사를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의 계획을 묻자 “서귀포시측이 멕시코 대사관에 8월 6일에 철거를 강행한다는 공문을 보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추후’라는 게 없을지도 몰라 마음이 급하다. 오늘이라도 학계와 다른 건축가단체들과 의견을 모아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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