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선거 D-79] 사업자·제주도 속도전…시민사회 이어 예비후보들도  “재검토” 이구동성

   

6.4지방선거가 80일 안으로 접어든 가운데 218m 높이의 ‘드림타워’(Dream Tower)가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초대형 카지노 시설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민사회단체뿐 아니라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들도 사업 재검토를 주장하는 등 이번 지방선거를 뜨겁게 달굴 ‘핫이슈’가 될 전망이다.

제주시에 따르면 사업자인 동화투자개발㈜이 지난 12일자로 노형동 925번지 2만3300.9㎡에 추진하고 있는 ‘드림타워’ 용도변경을 위해 건축허가(허가사항 변경) 신청을 접수했다

지상 218m 높이의 도내 최고층 빌딩으로 추진되는 ‘드림타워(Dream Tower)’에 초대형 카지노 시설을 도입하는 게 골자다.

사업자가 제출한 변경신청 내용을 보면 위락시설에 ‘카지노’가 명시됐다. 카지노 운영을 위한 위락시설 면적도 기존 5255.38㎡에서 4만1572.22㎡로 대폭 늘어났다.

건물 규모도 ‘지하 4층, 지상 62층’에서 ‘지하 5층, 지상 56층’으로 조정됐다. 당초 계획됐던 아파트 604세대는 빠지는 대신 콘도미니엄 126실이 추가됐다.

건축물 높이는 전임 김태환 도정에서 218m로 이미 허가가 난 상태. 자금난으로 사업 진척이 없던 이 사업은 제주에 1조원 규모의 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국 녹지그룹이 사업파트너로 참가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문제는 임기를 불과 4개월도 채 남지 않은 우근민 도정이 도민사회의 충분한 공론화 과정도 없이 4월 기공식을 목표로 일사분란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제주도는 건축·교통통합심의가 끝난 후 보도자료를 통해 초고층 카지노빌딩을 ‘제주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라고 홍보까지 했을 정도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사회단체가 가장 먼저 반응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가뜩이나 도박산업에 대한 도민사회의 우려가 팽배한 상황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카지노 계획을 보유한 건축물이 여론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진행되는 것에 우려를 금한다”며 우려를 전했다.

이들은 특히 “제주도는 교통문제 등의 주민피해에 대해서는 전혀 지장이 없다는 식의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특혜이자 도민여론을 무시하는 기만행위”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도 17일 성명을 내고 “우근민 지사가 어떤 이유로 중국자본의 사상최대 카지노빌딩이 제주를 대표하기를 바라는지 모르겠지만, 제주도민들 그 누구도 도심 한가운데 중국자본의 초고층 카지노빌딩이 제주를 대표하기를 바라진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드림타워가 중국자본에게는 최대의 이익을 안겨 줄 ‘꿈’의 빌딩이 될지 모르지만, 제주도민과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교통체증과 주거환경 악화, 도박 폐해, 경관파괴 등의 ‘지옥’의 빌딩이 될 것”이라며 관련된 일체의 행정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노동당도 이날 새누리당 원희룡 전 의원에 대한 논평을 통해 원 전 의원이 당내 경선 방식을 둘러싸고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고 비판한 뒤 드림타워를 제주 현안의 하나로 꼽고는 무원칙한 개발의 문제를 지적했다.  

도지사 예비후보도 여·야 가리지 않고 속속 입장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 고희범 제주도지사 예비후보가 지난 7일 “카지노 시설 계획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초고층 건물이 제주의 랜드마크가 될 수 없다”고 밝힌데 이어 새누리당 양원찬 예비후보도 14일 “최대 규모의 카지노를 도심지 한복판에 들여놓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라며 건축허가 처리에 있어 신중한 접근과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도지사 예비후보뿐 아니라 ‘드림타워’가 들어설 예정인 노형동 선거구에 출마한 이상봉 도의원 예비후보(민주)도 지난 14일 “지역주민들을 포함한 서부지역 도민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해당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공청회부터 실시해야 할 것”이라며 공론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앞서 송창윤 예비후보(일도2동 을, 새정치연합)도 “아무리 멋진 건물이라도 지역 공동체와 격리된 공간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공정한 재심의와 도민여론 수렴을 주문했다.

무엇보다 시민사회 진영에서는 도지사·도의원 예비후보들에게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 초고층 카지노빌딩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건축허가 절차 중단을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어 향후 ‘드림타워 카지노’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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