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뚜껑 열어봐야"-현 "판세 역전"-김 "5% 내외 그대로"흔들리는 '표심'에 달렸다…'소신표' 의외의 판세가를 당락 변수로 '부상

▲ 31일 선보인 실제 투표용지.
모두가 긴장하고 있다. 후보도, 캠프도, 가족도, 알게 모르게 후보를 도왔던 많은 이들이 숨죽이며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올해 5.31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제주지역은 유독 예측하기 힘든 판세로 최대의 관심지로 급부상했다. 일찍이 중앙정치권은 물론 전국 각 지역 가운데 최고의 접전지역으로 꼽혔다. 그 만큼 예측하기 힘든 박빙 지역임을 뜻한다.

이번 제주지역 선거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철저하게 '여론조사에 휘말린 여론'이 상당부분 판세를 좌우했다는 특징을 보인다.

탈당과 입당, 무소속 선언, 단식투쟁, 박근혜 피습, 결국 박근혜 제주방문에 따른 효과까지 판세에 많든 적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하면서 판세를 읽어내기가 더 까다로워졌다.

한달새 22개의 결과 쏟아져...변수도 많아..."여론조사를 여론조사해야" '불신' 커져

실제 5월 한달 동안만 무려 22개의 여론조사결과가 쏟아졌으며 조사기관별로 제각각 다른 경향을 보이는 과정에서 혼란을 부채질 했다. '여론조사를 여론조사 해야한다'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을 기회로 많은 여론조사기관에 대한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상황이 전개되자 이번 방송사와 함께 출구조사를 맡은 여론조사기관조차 제주지역 만큼은 신경을 곤두세우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만약 '정확성' 비교가 이뤄지는 방송국 출구조사 성격상 해당 언론사는 물론 조사기관의 신뢰성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 막바지에 이르면서 정치적으로 실책을 초래한 열린우리당 '불신'에 대한 표심과 이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떠 안은 진철훈 후보의 표심이 어떻게 자리잡는가에 따라 최종 당락을 가르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엔 침묵하는 상당수 표심이 보수적 성향의 후보들을 견제하는 진 후보로 기울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소신표'가 숨어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예측은 쉽지 않다. 흔들리는 표심. 과연 어디로 갈까.

선거기간 70여일 중 40여회의 여론조사 결과....각 후보간 격차 1~12% 널뛰기 '오락가락'

침묵의 나선형 이론(독일의 여론조사전문가 노엘레 뉴만 (Elisabeth Noelle-Newmann) 박사가 주장한 이론)= 가령 A문제에 대해 찬성 의견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의견이 다수라고 생각하므로 더욱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는 반면,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의견이 소수라 생각하여 ‘침묵’하기 때문에 반대 의견은 점점 더 소수 의견이 되어 간다는 이론.
이번 도지사 후보의 여론조사 경향은 2강 1중으로 전개되면서 소위 '사표 심리'를 꾸준히 발동시켰다. 학문적으로  '침묵의 나선형'으로 불리는 이 이론에 따르면 약세를 보이는 후보는 점점 표심의 약세가 진행되는 반면 가능성 있는 후보에게는 점점 더 표심이 달라붙는 심리가 발동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투표일 6일전까지 여론조사결과를 발표할 수 있도록 한 개정된 선거법으로 인해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가 후보에 대한 유·불리와 호·불호로 이어지는 등 이른바 '침묵의 나선형 이론'에 따른 여파와 영향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흔히 '여론조사에 지배당한 여론'일 뿐 실제적인 유권자들의 표심으로 볼 수는 없다.

'여론조사에 지배당한 여론' 제각각...'진정한 유권자 표심'으로 보기 어려워

특히 이번 도지사 선거 경우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면서 흔히 '부동표'의 향방이 어느 후보로 쏠리느냐에 따라 당락의 판세가 엇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최종 투표장에 들어가서 유권자가 '기표'하는 후보가 최종 승자가 됨은 물론이다.

따라서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여준 흐름과 달리, 투표 당일 진철훈 후보의 반격이 두드러진다면 당초 여론조사 수치와는 달리 예상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열린우리당을 업고 있는 진 후보의 표심이 약할 경우 정당(한나라당)충성도가 강한 현명관 후보에게 다소 유리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하지만 진 후보의 표심이 여론조사의 흐름대로 20%를 밑도는 쪽으로 흐른다면  '반(反)한나라' 정서를 가진 유권자층으로 부터 견제심리가 작용, 상대적으로 김태환 후보에게 쏠릴 것으로 보인다. 

                     '무언'의 지지표 '반격'→진철훈 후보 유리
                      진철훈 후보 약진→현명관 후보 유리
                      진철훈 후보 고전→김태환 후보 유리

이는 김 후보 쪽 지지자 가운데 열린우리당 지지자가 상당부분 포함된 경향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여기에 진 후보측에서는 그 동안 '흔들리는 표심'을 얼마큼 붙들어 놓았는지가 당선으로 가는 '주요 카드'로 보고 있다.

물론 전체적으로는 밑바닥 민심에서 절대적 표심으로 작용해 온 '김태환 표'를 어떻게 진철훈 후보와 현명관 후보가 최종적으로 뚫을 수 있는지가  변수로 분석된다.

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실제 여론조사의 결과가 실제 투표와 다르게 나타나는 경향이 많다"며 "이는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일반 유권자들이 상당부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데.  이러한 경향은  문제를 더욱 가속화 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결국 유권자가 여론에 휩쓸리기 보다 후보 선택의 기준인 인물과 정책을 바탕으로 올바른 참정권을 행사할 때 보다 정확한 민심과 여론이 반영 될 수 있는 것"이라며 "투표장에 들어가기 전에 선거홍보물 등을 통해 후보와 정당에 대한 정보와 면면을 꼼꼼히 챙겨보고 신중히 한 표를 행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일반적인 경향을 바탕으로 각 도지사 후보 캠프에서 주장하는 자체 판세분석의 목소리를 듣는다.

▲ 진철훈 후보 판세분석= "뚜껑을 열아봐야 알 수 있다...지역별로 보면 불리한 싸움 아니다"

▲ 진철훈 후보
-후보별 판세=우선 오늘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여론조사 결과는 좋지 않지만 정확하다고도 보지 않고 있다. 물론 지지도가 높게 나오진 않지만 나름대로는 박빙의 승부라고 보고 있다.그 이유는 김태환 후보가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도민사회에 무소속 후보로는 어렵지 않느냐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또 현 후보의 경우는 공약이 터무니 없다는 생각을 하는 유권자들이 늘어가고 있다. 특히 현 후보의 지지세가 약한 이유는 선거 때만이라도 겸손해야하는 데 뻣뻣하다는 인상이 많이 부각되면서 그 틈새를 파고 들었다고 보고 있다.

-지역별 판세=북군 서부지역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남군 서부지역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본다. 서귀포 지역은 후보간 큰 차이가 없다. 북군 동부와 남군 동부 지역은 취약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제주시는 밀리지 않고 있다. 지역적으로 분할해 보더라도 불리한 싸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제주시에서도 서쪽은 강세로 판단하고 있다. 결국 제주시는 세 후보가 박빙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표율=올해 선거는 62~3% 정도면 많이 나오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표율 65%가 넘으면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것이다. 당과 후보의 특징상 젊은 층인 20~30대 층을 집중적으로 겨냥하며 적극 홍보하고 있다. 젊은 층 공략이 유리할 것으로 보지만 어느 나이층에서 투표율이 올라가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생겨날 수 밖에 없다. 60~70대 투표율은 당연히 높아지는 추세다. 열린우리당의 인기가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변화를 바라는 계층이 20~30대 층으로 보고 있다.

-박근혜 영향=정확이 꼬집어 이야기 하기 힘들다. 선거 끝난 후 결과 분석이 필요한 것 같다. 판단하기 힘들다.

-판세변화 요인=이번 선거가 상당히 어지럽다. 현 후보의 한나라당 영입, 김 후보 탈당, 우리당 영입설, 진 후보 단식국면 등 좋지 않은 소식들만 전국 뉴스를 탔다. 도민들은 정치적 환멸도 느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진 후보가 다른 후보에 비해 깨끗하다는 도덕성이 비교적 우월해 후보의 진면목이 얼마나 제주도민에게 와 닿을지, 그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 그 밖의 요인을 꼽는다면=중앙당의 정동영 의장의 판단이 가장 그르치게 만든 것 같다. 그런 상황만 아니었다면 진 후보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후보인데 매우 아쉽다. 김태환 후보가 갖고 있는 상층부 조직은 한나라당 탈당하면서 한번 깨졌다고 본다. 이후 김 후보가 우리당 영입카드를 갖고 힘을 갖고 버텨내면서 진 후보의 여론을 잠식해 들어갔다. 이어 진 후보가 열린우리당 후보로 공식화되면서 그러한 부분들이 많이 깨져나갔다고 본다.

▲ 현명관 후보 판세분석="한나라당 계속 상승세...지지층 결집, 부동층 흡수...승리할 것"

▲ 현명관 후보
-후보별 판세=현명관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반면 김태환 후보의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주말 제주시 탑동에 모임 유권자수가 이를 반증한다. 더욱이 박근혜 대표와 원희룡 최고위원의 잇따라 유세지원과 함께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계속 상승세를 보이는 것도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선거전이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현 후보의 자질과 능력이 각인되고 있다. 절대적 지지세를 받아 압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 판세=자체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제주시에서 승리했으며 남군과 서귀포시 모두 역전시켰다. 북군지역은 박빙으로 예상하고 있다. 러닝메이트 효과도 있었고, 경제 상황도 침체에 빠져 있어 30년간 경제 일선에서 실물경제를 경험한 현 후보를 통해 변화를 갈망하는 욕구가 반영된 것이다.

-투표율=역시 투표율이 관건으로 보고 있다. 투표율이 높으면 높을 수록 한나라당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본다. 이미 각 연령층에서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 예전과 달리 투표율이 낮아야 한나라당이 유리하다는 것은 이번 제주지역 선거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박근혜 영향=어제 선거운동 마지막날 박 대표가 오면서 지지층이 결집했고 부동층도 흡수했다. 상대후보측와 당에서는 '역풍'을 우려했지만 사실상 역풍은 없었다. 박근혜 효과가 오늘 투표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판세변화 요인=할 일 많은 특별자치도지사는 강력한 중앙 교섭력을 가진 정당 소속 도지사이여야 하며 무소속은 곤란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도세(道稅)마저 열악한데 도지사마저 무소속이면 법개정은 물론 예산 절충도 어렵고 중앙의 휘둘림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선 김태환 후보의 '갈지(之)'자 행보에 대한 도민의 실망감이 크다.

-그 밖에 판세 변화요인은=우리는 처음부터 정책선거를 지향했으며 끝가지 정정당당하게 정책대결을 했다. 상대 후보 흠집내기는 유권자들이 이미 심판을 끝낸 낡은 정치행태다. 현 후보는 이미 경제전문가로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CEO형 도지사 후보다. 그 동안 TV토론회 과정에서 현 후보의 소신과 철학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당연이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 김태환 후보 판세분석="현 후보와 5% 내외 차...지지층 양극화, 돌발변수 없어"

▲ 김태환 후보
-후보별 판세=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다. 이미 각 종 여론조사에서 발표한 대로 김태환-현명관-진철훈 순서로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김태환과 현명관 차이가 5% 내외로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이후 약간 좁혀졌으나 원상태로 회복됐다. 이제는 거의 모든 게 반영됐다고 본다. 더 이상 돌발변수는 없다.

-지역별 판세=지역별로는 제주시는 큰 폭 우세, 북제주군도 우세, 남제주군과 서귀포시에서 경합수준이다. 최종적으로는 제주시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다. 전체적으로 고른 지지를 얻을 것이다. 여론조사는 팽팽하다고 나오지만 지금까지 자체여론조사분석 결과 뒤집혀져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팽팽하다는 말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출구조사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지만 승리는 장담한다.

-투표율 영향=투표율이 관건이 될 수 있다. 대략 65% 내외로 본다.

-박근혜 영향=박근혜 대표의 제주방문은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 어차피 선거란게 '정치 쇼'다 유권자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판세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한다. 설령 영향이 있다고 해도 미미한 수준이다.

-판세변화 요인=김태환 후보와 현명관 후보의 지지층은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김 후보는 서민층 지지를 받는 반면, 현 후보는 부유층 지지를 받고 있다. 이번 선거관건은 진철훈 후보가 어느 정도 표를 얻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진 후보 득표 상황에 따라서는 큰 표 차로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 즉  한나라당의 독주를 견제하는 표심이 당선 가능성이 높은 김태환 후보로 몰릴 것으로 판단된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