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여론 우려 "복합레저시설만...외국인 전용카지노는 제외"
MB 정책변화 신호탄인가 장관 생각인가?...찬반논란만 부를듯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현재 외국인 출입만 가능한 국내 카지노에 내국인도 출입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자신의 발언이 몰고 올 파장을 의식한 듯 나중에 "복합레저시설에 내국인 카지노를 만들자는 얘기"라며 한 발 물러섰지만, 카지노사업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장관이 '카지노 내국인 출입허용'을 밝힌 것은 역대정부에서 정 장관이 처음으로 찬반여론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2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카지노를 하려면 (외국인과 내국인 모두에게 문을) 다 열어야 한다. 내 임기 중에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목표를 갖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정 장관은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카지노가) 사행산업이니까 들어가지 말라고 하고, 외국 사람들은 불러다가 '너는 사행산업에 투자해라'고 하는 것은 부도덕한 것이다. 국민정서상 카지노 여는 것을 반대해 카지노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 다 외국에 나가서 돈을 쓰는데 이 때문에 고가의 고품질 (관광) 상품이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지노 내국인 출입을 허용해도 부작용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며,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카지노 중심 도시였지만 지금은 컨벤션산업이 중심이며 쇼핑도시로 바뀌지 않았느냐.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자정 능력을 통해 (카지노의 역효과를) 막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카지노 중 내국인 출입이 허용되는 곳은 강원랜드 뿐이며, 나머지는 모두가 외국인 전용이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전국적으로 16곳인데 이중 제주에 절반인 8곳이 있으며, 서울(3곳) 부산(2곳) 인천(1곳) 대구(1곳)에 있다.

외국인 전용카지노는 난립에 따른 과당경쟁에다 운영미숙 등으로 16곳 중 10곳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반면, 내국인 출입이 허용된 강원랜드는 2010년 기준 1조2568억 매출에 42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를 비롯한 전국 각 자치단체마다 내국인 출입이 허용되는 카지노를 추진해 왔으나 내국인카지노가 가져다 주는 병폐와 국민정서 등을 들어 일체 허용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들어서도 이 같은 정책기조에는 아직까지는 변화가 없었다.

정병국 장관은 자신의 발언이 몰고 올 카지노산업에 대한 정부정책 혼란과 국민적 반대여론 등을 의식한 듯 간담회가 끝난 후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복합 레저지설을 만들 때 그 안에 카지노를 만들어 내국인도 출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거이지 현재 국내에 있는 외국인 전용카지노에 내국인도 출입하도록 하자는 취지는 아니다"라며 한발 물러섰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자신의 발언이 몰고 올 파장을 뻔히 알 정 장관이 한 발언이 과연 개인적 차원의 생각인지, 카지노산업에 대한 MB 정부의 정책변화의 신호탄인지 주목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재홍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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