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육성사업’추진상황 보고회
강창수·신관홍 “평가결과 왜 쉬쉬하나. 누가 책임지나” 십자포화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2차년도 실적 평가에서 20개 프로젝트 가운데 ‘최하위’(E)등급을 받은 제주 물(水)산업 육성과 관련해 ‘문책론’이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위원장 신관홍)는 12일 제283회 제1차 정례회를 속개해 제주광역경제권 선도산업지원단(단장 고기원)으로부터 1~2차년도 추진상황 및 3차년도 추진계획을 보고받았다.

▲ 왼쪽부터 강창수, 신관홍, 김희현 의원. ⓒ제주의소리
지식경제부가 5+2광역경제권 20개 프로젝트 396개 세부과제에 대한 추진실적을 평가한 결과, 제주권 물산업은 최하위 등급인 E등급을, 마이스 산업은 이보다 두단계 위인 C등급을 받았다.

이와 관련, 제주광역경제권 선도산업지원단 내 마이스팀에서는 제주MICE가 ‘우수 프로젝트’로 선정돼 3차년도에는 2차년도 사업비(52억)보다 18% 가량 증액된 8억8000만원을 지원받게 됐다고 홍보했지만, 물산업팀에서는 평가결과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2차년도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E)을 받은 물산업에는 3차년도에 119억4000만원이 지원된다. 이는 당초 계획됐던 지원액보다 5억원 정도가 삭감되는 ‘수모’를 당한 것이다.

C등급을 받은 MICE산업이 8억8000만원의 추가 인센티브를 챙긴 것과 대비되는 점이다.

이러한 사실은 제주도의회에도 보고되지 않았다. 이 점이 이날 보고회를 갖게 된 직접적 배경이 됐다.

포문은 강창수 의원(한나라당, 비례대표)이 열었다.

강 의원은 “물은 제주의 보물이 아니냐”고 반문한 뒤 “물산업이 광역경제권 선도산업으로 지정이 돼서 수백억원의 지원됐다. 도민들의 기대도 매우 컸다”면서 “하지만 받아든 성적표는 전국 ‘꼴찌’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지 않느냐”고 ‘문책론’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고기원 단장은 “부진한 평가결과에 대해서는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을 한다. 책임을 질 부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한다”고 수긍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변명 아닌 변명이긴 하지만, 선도산업이 출발할 때부터 제주가 안고 있는 리스크는 산업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정량적 성과보다는 인프라 구축에 주력했던 것”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강 의원은 “중앙의 돈이라고 수백억원을 써놓고 평가에서 ‘꼴찌’를 했는데도, 의회에 보고도 하지 않고,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보고를 하면 되나”면서 “광역경제권 선도산업으로 지정됐다는 것은 제주의 미래를 짊어지겠다는 것 아니냐. 앞으로는 은근슬쩍 넘어가려 하지 말고, 세부적인 것까지 상세히 의회에 보고하라”고 질책했다.

신관홍 위원장(한나라당, 일도1.이도1.건입)은 “E등급 평가로 119억4000만원을 지원받은데, A등급을 받았다면 얼마를 지원받을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고기원 단장이 “그것을 알 수 없고, 5억이 삭감됐다”고 말하자 신 위원장은 “평가 결과를 받고, 왜 이런가에 대해 자체 평가를 해보긴 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희현 의원 역시 E등급 평가로 인센티브는커녕 오히려 5억원이 삭감된 점을 상기시킨 뒤 “의회에서 지적하는 것은 지경부 평가에 너무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평가를 잘 받아서 예산을 많이 따오면 좋은 것이 아니냐. 분발하라는 말이다”고 꼬집었다.

이에 고 단장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고, 죄송스럽다”며 거듭 고개를 조아린 뒤 “앞으로 심부름꾼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명심 또 명심하겠다”고 말했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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