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예산 심사] 하귀·김녕농협 장례식장 건립 4억5천만원 지원 ‘논란’
지원기준도 ‘애매’…오영훈·안창남 의원, “마을회관 이용하면 될것”

흑자를 내는 농협이 추진하는 장례식장 건립사업에 수억원의 도민혈세를 지원하는 것과 관련해 타당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지원해야 할 기준도 애매한 상태에서 지원이 이뤄질 경우 향후 다른 단위농협은 물론 새마을금고 등 금융기관에서 유사한 사업비를 요청할 경우 형평성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행정 스스로 ‘발등’을 찍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 오영훈(왼쪽), 안창남 의원.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 복지안전위원회(위원장 고충홍)는 13일 제283회 제1차 정례회를 속개해 제주도가 제출한 ‘2011년도 제1회 추경예산안’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예산심사에서는 보건복지여성국(노인장애인복지과) 소관 농협 장례식장 지원 사업비가 도마에 올랐다. 제주도는 하귀농협에 2억5000만원, 김녕농협에 2억원을 민간자본보조로 지원키로 하고, 추경예산에 신규 반영했다.

오영훈 의원(일도2동 갑, 민주당)은 “농협에 장례식장 건립비용을 지원한 적이 있는가”라고 묻고는, 이에 오정숙 국장이 “지금까지는 종교단체 위주로 지원을 해왔지만, 올해부터 금지되는 바람에…”라고 답변하자, “하물며 종교단체 지원도 금지하는 마당에 흑자를 내는 농협에 지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오 의원은 “다른 단위농협에서 장례식장 설치 지원을 요구하면 다 지원해줄 것이냐”면서 “농협에 한번 지원을 하면 다른 농협뿐 아니라 새마을금고 등 다른 유사 금융기관에서도 짓겠다고 다 지원해줘야 할 것이다.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오 의원은 “지원 명분이 읍면지역에 장례식장이 없기 때문이라는데, 행정에서 얼마나 많이 마을회관을 지어줬나. 이곳에서 잔치며 장례식을 다 하지 않나”면서 마을회관 활용방안을 역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안창남 의원(삼양·봉개·아라, 민주당)도 “농협은 이익을 내는 곳이다. 적자가 나는 법인체도 아닌 곳에 지원하는 것을 적절치 않다”고 가세했다.

안 의원은 또 “사회복지예산이 부족해서 현장에서는 지원해달라고 아우성인데, 흑자를 내는 농협에까지 이렇게 지원한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안 의원은 또 사회복지 관련 예산 확보와 관련해서도 “이번 추경예산안을 보면 예산 확보 노력도 타 부서에 밀린다는 느낌을 받는다. 국장 책임이 크다”고 질타 뒤 “여성특위라든지 의정활동 최고의원상을 받은 고충홍 위원장 등을 활용해서 예산을 확보하는 데 더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하귀농협과 김녕농협은 장례식장 건설비용으로 각각 62억8000만원, 11억여원을 투입할 계획이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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