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 있어도 보이지 않는 보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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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택의 도시읽기] 생활 속의 문화재

도시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타임머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로마, 파리, 런던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러 도시는 매력적인 과거의 모습을 가지고 있으면서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과거는 현재와 이어져 있습니다. 수백년된 문화재 안에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거주하는 모습은 그들에게 문화재는 어떤 의미인지 보여주고 있으며, 우리에게 문화재는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문화재에 대한 논란을 보면 그저 보존하고 보여주기만을 위한 박제화가 바람직한가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있습니다. 물론 건축적 미학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지만  그저 건축물만 덩그러니 있는 모습은 본질은 없는 무감각한 풍경일 뿐입니다. 최근 그 의미를 살리기 위해 서울의 경복궁이나 덕수궁에서는 수문장 교대식 등의 여러 행사를 하고는 있지만 이마저도 단순한 눈요기일 뿐 우리의 문화나 전통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사직단 ⓒ이승택

▲ 경희궁 ⓒ이승택


자본주의 사회에 돈과 보석이 개인에게는 최고의 보물일 수 있지만 - 물론 정신적 가치가 최고의 보물이기를 바랍니다 - 문화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보물입니다. 국가나 사회적인 역사가 짧아 억지로 의미를 부여하여 보물과 영웅을 만드는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 비하면 우리에게는 남들에게 자랑할만한 오천년이라는 역사와 함께 수많은 보물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 우리나라의 도시들을 바라보면 오천년의 역사가 남아있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조선시대부터 600년 수도라 자랑하는 서울의 경우 무분별한 도시계획과 개발 그리고 문화재에 대한 무관심으로 50년도 안된 도시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주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제주의 대표적인 문화재인 목관아지나 관덕정, 제주향교, 대정향교 등은 지자체나 시민들의 관심 부족으로 쓸쓸한 모습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문화재에 대한 관심을 갖고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 오히려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옛 기무사 건물의 예술적 활용 ⓒ이승택
 
▲ 현대 주거와 함께 하는 한옥. ⓒ이승택

문화재를 이용하는 방법으로는 옛 건물을 예술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옛 기무사 건물을 이용하여 대규모 전시를 유치한 사례, 옛 서울역 건물을 예술적으로 활용하고 근대 시설물을 전시공연 공간과 예술가 레지던스로 운영하고 있는 인천의 아트플랫폼 등이 있습니다.

제주에도 오래된 문화재만이 아니라 근대 건축물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제일 바람직한 방법은 실제 목적에 맞게 계속 사용하게 하는 것입니다. 한옥은 현대적인 생활을 하기에 어려움이 많은 건축물이지만 전통적, 역사적 의미와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즐기려는 문화적인 자부심을 통해 오히려 자랑스러워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옛 건물에 사는 불편함이 개인의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지자체에서는 다양한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이제는 박제화된 문화재가 아닌 생활 속의 문화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 이승택 도시문화공동체 쿠키 대표

 
이승택 문화도시공동체 쿠키 대표는 서귀포시 출신으로 제주 오현고등학교와 건국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계획설계전공 석사와 박사를 받았다. 현재 제주대학교 건축학부에 출강하고 있다.

특히 제주시 지역에 문화 인프라가 몰려 있는 데 문제 의식을 갖고 서귀포시에 다양한 문화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06년에는 서귀포시에 갤러리하루를 개관해 40회의 전시를 기획해 왔으며 2009년부터는 문화도시공동체 쿠키를 창립 다양한 문화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특히 공공미술과 구도심 재생 등 사람들이 거주하는 공간, 도시를 아름답게 하는데 관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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