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경영연구원, 5가지 시나리오 모두 "경제성 있다"
회의적 여론 고개...향토기업 다수 지분 참여 저울질

▲ 17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제주 맥주' 주민설명회 참석자들이 용역팀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낙관적 전망이 제시된 '제주 맥주'의 사업성을 의문시하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있다.

제주도가 17일 개최한 '제주 맥주 출자법인 설립 타당성 용역' 주민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은 용역팀이 사업타당성 분석을 위해 가정한 '제주 시장 점유율'의 실현성과 제주 맥주의 가격 경쟁력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용역을 수행한 ㈜도시경영연구원(대표 조준근)은 다섯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사업타당성을 분석했다. 지난달 나온 중간보고서에는 두 가지 시나리오가 담겼으나, 이후 다양한 시장 상황의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제주 맥주 출자법인 설립 심의위원회' 권고를 받아들여 경우의 수를 확대했다.

▲ 도시경영연구원 위권일 책임연구원.
도시경영연구원은 다섯가지 시나리오의 도내(제주), 외(내륙) 시장점유율을 △도내 70%, 내륙 1% △도내 50%, 내륙 1% △도내 40%, 내륙 1% △도내 30%, 내륙 1% △지역주민 30%, 관광객 70%, 내륙 1%로 각각 가정했다.

시나리오 마다 출고가와 세금감면, 수입맥아 사용 여부 등 조건을 달리했지만 모두 경제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두 가지 시나리오만 놓고 분석한 중간보고서도 이와 마찬가지로 사업성이 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당시 도시경영연구원은 제주도민이 향토 맥주를 애용할 것이란 자체 조사 결과를 부각함으로써 다분히 도민 정서에 기댄 결과라는 지적을 낳았다.

이날 설명회에서 한 주류도매업자는 용역팀이 최저 점유율로 든 30% 조차도 쉽지 않다고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그는 "국내 2대 맥주사도 시장점유율을 1% 늘리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들이고 광고 공세를 퍼붓는데 30% 달성은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제주 맥주가 2016년 이후 내륙으로 진출하려면 물류비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원가 계산에 이런 점이 반영됐는지 궁금해했다.

도시경영연구원 위권일 책임연구원은 "제주 맥주(뒤)에는 제주도가 있고, 행정적 지원이 있고, 사업성을 철저히 따지는 민간기업이 있다"면서 "내륙시장의 30%는 말이 안되지만 도내 점유율 30%는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 17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제주 맥주' 주민설명회.
또 다른 참석자는 제주 맥주가 용암해수를 원료로 쓰려면 담수화가 필요한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하수 공수(公水) 개념이 담긴 제주특별법은 지하수를 이용한 맥주 생산 여지를 사실상 봉쇄하고 있다. 위 연구원은 이에대해 "담수화 비용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포지션이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제주 맥주의 주 원료인 백호보리 생산을 책임진 제주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맥주보리 생산 농가들이 낮은 소득으로 인해 재배를 꺼리면서 면적이 급감하고 있다"며 백호보리를 재배한다면 어느 선까지 가격을 보장해 줄 수 있는지, 원가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지 물었다.

위 연구원은 "백호보리 수매가는 원가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사업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분석해 보겠다"고 말했다.

우근민 지사의 공약으로 출발한 제주 맥주는 오는 9~10월 법인 설립에 따른 출자액 의결(의회)과 참여기업 공모를 거쳐 내년 1월까지 법인을 설립한 다음 공장 건립에 들어갈 예정이다. 2013년 7월 본격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 사업비는 1단계(377억원), 2단계(68억원)를 합쳐 모두 445억원이다.      

'민간이 주도하는 주식회사 형태의 지방공기업'이 적합하다는 용역팀의 제안에 따라 제주도 출자지분은 25% 이내로 가닥이 잡혔다. 여기에 도내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총 51%의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지역 자본의 주도권을 잡는다는게 제주도의 복안이다.

현재 다수의 향토기업이 지분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맥주는 백호보리, 청정 해수 등 향토자원을 활용, 시장개방에 대비한 제주농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 산업 동력으로 삼기위한 구상에서 비롯됐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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