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마 생산 농가들, “성격 온순한 한라마일 뿐” 주장

농촌진흥청이 자체 육성했다고 밝힌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 승용마’가 제주도내 농가들이 대부분 소유하고 있는 한라마의 ‘짝퉁’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 농촌진흥청이 22일 보도자료와 함께 배포한 조련중인 '한국형 승용마' 사진. ⓒ제주의소리
사단법인 한라마생산자협회(회장 김상필)와 생활체육서귀포시 승마연합회(회장 노철)는 23일 성명을 내고 “농촌진흥청이 육성했다고 밝힌 '한국형 승용마'는 자체 유전자 개발로 만든 신품종이 아닌 성격이 온순한 '한라마'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농촌진흥청이 어제(22일) 자체 육성했다고 밝힌 ‘한국형 승용마’가 유전자 개발을 통한 것인지 기존의 한라마인지 밝히라”며 농가의 의혹을 씻어줄 것을 요구했다.

농촌진흥청은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자체 육성한 한국형 승용마의 후보 17마리를 내년 소비자에게 공급하기에 앞서 제주도내 모 농업회사법인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국내 승마 인구 증가 등 말 산업 육성을 위해 육성된 우리나라 최초 국산 승용마로 눈길을 끌었다.

농가들은 농진청이 공급한 후보 승용마가 “기존 농가가 대다수 소유한 한라마 중 성격이 온순한 말을 골라 승마용으로 육성한 것일 뿐 신품종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상필 한라마생산자협회 회장은 “이번 농진청의 한국형 승용마 개발과정은 실적에 급급한 대표적인 졸속연구개발 산물”이라며 “마명(馬名)에 대한 혼란만 가중시켰다”고 비판했다.

또 “농진청이 공청회나 설명회 등 농가 공감대 형성은 뒤로한 채 갑자기 출현한 한국형 승용마는 누구를 위한 승용마 생산”이냐고 물었다.

한라마 생산 농가들도 “농진청의 한국형 승용마 개발과정을 낱낱이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제주도 말 산업 발전을 위해 ‘한라마 품종 및 혈통 고정화’를 하루 빨리 정립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하고 “이상하게 만들어진 한국형 승용마 보급을 협회 차원에서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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