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상의 추석상 비용조사 결과 4인가족 20만3100원 '헉!'
전년대비 11% 급증…배 70% 등 과일.수산물 가격상승 주도

추석물가 고삐가 풀렸다.

홍동백서(紅東白西), 좌포우혜(左脯右醯), 어동육서(魚東肉西)의 전통에 따른 차례 상 차리기가 점점 무섭다는 얘기부터, 오죽하면 올해 추석엔 조상님들도 숟가락 들기가 부담스러우실 거란 웃지 못 할 얘기까지 회자될 정도다. 

제주상공회의소(회장 현승탁)가 올 추석을 20여일 앞둔 지난 18일과 22일 제주시내 재래시장의 제수용품 가격조사를 실시한 결과,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준비비용이 지난해 18만2000원보다 약 11%나 급증한 20만3000원으로 전망된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제주상의가 올 추석 차례 상에 각종 과실과 나물채소류, 육란 및 수산물, 가공식품 등 26개 품목을 올린다는 가정 하에 산출한 금액이다.

배와 대추, 사과 같은 과실류가 작년대비 70%, 50%, 25% 각각 뛰었고, 도라지.표고버섯 등의 나물채소류도 66.7%, 26%로 각각 널뛰기 인상율을 보였다. 송편 가격도 16.7%나 인상됐다. 

제주상공회의소는 이 같은 차례상 비용 상승이 올해 추석을 앞둬 장기적인 장마와 육지부 집중호우 및 태풍 등으로 산지 농산물 출하량이 감소했고, 기상불안으로 인한 채소류의 생육부진, 저수온에 의한 어황부진 등이 전체적으로 추석물가를 상승시켰다는 분석이다. 

품목별로는 과실류의 경우 태풍 ‘무이파’로 인한 낙과(落果)와 장기적인 장마에 따른 과육부진 등으로 산지출하가 지연되면서 배의 경우 작년대비 70%가 상승,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6개 품목의 과실류 가격을 종합 조사한 결과 지난해보다 평균 26.1% 상승한 5만8000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나물채소류도 태풍과 폭우로 인한 침수피해로 생산량이 감소하고 궂은 날씨로 생육부진 등으로 반입량이 감소했으나, 채소류의 수입량이 증가해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조사대상 8개 품목 가격은 지난해 보다 평균 3.2% 상승한 3만5100원이 소요될 것으로 조사됐다.

육류의 경우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구제역 영향으로 수요대비 공급량이 다소 부족했으나, 최근 물량공급이 증가하면서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가격은 강보합세를 보였다. 수산물류는 저수온에 의한 어황부진으로 가격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육란류 및 수산물 7개 품목은 지난해보다 평균 7.0% 상승한 8만8200원이 소요될 것으로 나타났다.

밀가루와 두부, 송편 등 가공식품도 곡물 등 원자재가격의 상승으로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5개 품목은 지난해보다 평균 5.9% 상승한 2만1700원이 소용될 것으로 전망됐다.

제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지속적인 물가상승 압력으로 소비심리 하락과 함께 기상불안정으로 인한 수확량 감소와 어획량 감소 등으로 농수축산물 수급 불안정이 겹치면서 다가오는 추석을 준비하는 가계의 부담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지속적인 물가안정 노력은 물론 소비자들도 전통시장을 이용해 지역 농산물로 추석상을 차린다면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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