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훈 시인, ‘돌멩이 하나 꽃 한 송이도’ 출간

   
시인의 눈으로 본 강정마을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발간됐다.

김경훈 시인이 글을 쓰고 조성봉 감독이 사진을 찍어 만든 책 ‘돌멩이 하나 꽃 한 송이도’가 최근 발간됐다.

김 시인은 ‘눈물 밥 한숨 잉걸’, ‘우아한 막창’ 등 제주4.3을 오랫동안 시어로 담아온 작품으로 유명하다.

그가 강정마을에 관심을 쏟는 이유도 강정 주민들에게서 4.3의 아픔이 겹쳐 보이기 때문이다.

김 시인은 ‘후기’에서 “현재의 4.3, 강정마을을 생각한다. 예나 제나 안개의 장막을 드리우고 그 속에서 엄청난 일을 저질렀던 것은 언제나 ‘강한 자’였다”고 쓰고 있다.

무거운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강정마을의 정겨운 사람 사는 이야기도 들어있다.

강정을 들락날락 하다 어느새 형님 아우 사이가 된 김종환 씨, 파헤쳐질 위기에 처한 구럼비를 위해 기도하는 최성희 씨, 제주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하다 구속된 이후 옥중 단식을 이어간 양윤모 등이 등장한다.

투쟁 현장에선 전사 혹은 투쟁가들로 불리지만, 시인에겐 그저 막걸리 기울이고 싶은 마음 좋은 사람들이라고 했다.

강정마을 앞바다와 붉은발 말똥게, 보말도 말을 한다. 단지 인간들이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줄 모를 뿐이다. 시인은 이들의 대변자가 되기도 한다.

‘단 한 번이라도 물어보았니?/구럼비 너럭바위에게 물어보았니?/삽날과 쇠망치로 깨뜨려도 좋다고 그렇게 대답하디?/몇 억 년의 세월로 바다를 품은/마을의 너른 앞가슴을 얼마든지 헤쳐도 좋다고 그렇게 대답하디?’ (‘물어는 보았니?’ 중에서)

시인이 번역한 구럼비의 소리 없는 답변은 이거다.

‘돌멩이 하나, 꽃 한 송이도 건드리지 마라’.

이 책의 판매수익금은 전액 강정평화기금에 보태질 예정이다.

1만원.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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