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이곳에 가면] 고상돈로 걷기, 무료 영화… 비가 와도 좋은 주말

제주지방기상청은 5일부터 6일까지 제주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야속한 주말 날씨 예보에 한 주를 애써 기다려온 이들은 고민에 빠졌다.

"빗 속으로 뛰어들까? 말까?"

아쉬운 마음이 든다면 일단 비옷을 챙겨 입고 바깥으로 나서는 건 어떨까. 다양한 행사들이 성찬을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다.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산악인 고상돈이 제주시내에서 카퍼레이드를 벌이는 모습.  지금은 고인이 된 그의 도전정신을 기리기 위한 '한라산 고상돈로 전국 걷기대회'가 6일 한라산 1100도로에서 열린다. ⓒ제주의소리

◆ 산 사나이 고상돈을 만나러 간다 = “여기는 정상, 더 이상 올라갈 데가 없다”

1977년 제주 출신 산악인 故고상돈이 한국인 최초 에베레스트를 등정해 무전으로 전해온 말이다.

6일 그의 도전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한 ‘한라산 고상돈로 전국 걷기대회’가 열린다. 산악계의 전설로 남아 있는 그의 업적을 기념하고자 한라산 1100도로에 ‘고상돈로’가 조성됐다.

이번 행사는 한라산 어승생수원지 서쪽 삼거리를 출발 해 고인이 잠들어 있는 한라산 1100고지 고상돈 공원까지 걷는다. 코스 거리는 에베레스트 높이인 8848m이다.

당시 고상돈의 에베레스트 첫 등정에 동거동락 했던 대원들이 함께 해 이번 행사의 의미가 더 크다. '전설'을 만나러 가는 자리니 만큼 비날씨 염려말고 우비를 준비해 길을 나서자.

제주시 종합운동장 야구장 앞에 오전 8시까지 도착하면 셔틀버스를 이용 할 수 있다. 사전에 신청하지 않았다면, 개회식이 열리는 어승생 수원지 삼거리로 9시 30분까지 도착해야 행사에 참여 할 수 있다.

▲ 제주에서 유배를 한 추사 김정희의 예술혼을 기념하는 행사가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대정 안성리 추사유배지 일대에서 '추사예술문화제'가 5일 열린다. ⓒ제주의소리

◆ 대정에서 추사 김정희를 기억하다 = 베스트 셀러 ‘제주 유배길에서 추사를 만나다(푸른역사 펴냄)’를 읽어본 적 있는지.

조선시대 제주로 유배 온 추사에 대해 고서를 바탕으로 발자취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을 보면 추사선생이 제주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했는지 알 수 있다.

5일 추사의 예술혼을 기리고자 '제10회 추사문화예술제’가 서귀포시 대정읍 안성리 추사유배지 일대에서 열린다.

프로그램 중 '추사유배길' 걷기가 있다. 참가자는 추사유배길 중 '집념의 길'의 일부구간을 걷는다. 가다가 필(?)을 받았다면 그대로 완주해도 좋다. 

이날, 행사가 오후 3시 반쯤 끝나니 집으로 돌아가기 전 지난주 모슬포항에 문을 연 '모슬포 토요 시장'에 잠깐 들러보길 추천한다.

◆ 비오는 날 영화 속 바다로 풍덩? = 5일 국립 제주 박물관에서 '토요 박물관 산책' 프로그램으로 무료 영화를 상영한다. 개봉 당시 인기가 좋았던 '오션스'가 상영된다.

전체관람가의 가족다큐멘터리로 바다 속 동식물의 신기한 세계를 엿볼 수 있다. 더 추워지기 전, 바다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는지.

길을 일찍 나서서 박물관 유물 구경도 하고, 영화를 보자. 오랜만에 문화를 즐기는 주말로 꾸며보는 것도 좋겠다.

오후 5시부터 국립박물관 강당에서 선착순으로 1인 1매의 입장권을 380매 배부한다.

▲ 동백꽃에 꿀벌이 앉은 모습. 5일부터 10일까지 산지천일대에서 등불축제가 진행 된다. ⓒ제주의소리

◆ 산지천의 가을밤은 눈부시다 = 서울에 한강이 있다면, 제주시에는 '산지천'이 있다. 산지천은 제주시 건입동과 일도 1동을 흐르는 하천이다.

산지천일대에서 5일부터 10일까지 '제4회 산지천 등(燈)축제'가 진행된다. 이번 축제는 '자연친화'를 주제로 곤충, 동물 등의 형상 등이 전시된다.

길을 나서기 전 카메라를 챙겼는지 한번 더 확인 하자. 주머니는 부담없는 알찬 주말의 추억을 한장 남겨보길. <제주의소리>

<오연주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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