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행정력 비웃는 마라도…규제봉 3곳 시설물 '막무가내' 훼손

▲ 국토최남단 마라도의 관광무질서와 행정력을 비웃는 불법행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최근 행정대집행을 통해 불법 골프카트 운행규제를 위해 설치한 산책로 규제봉이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제주의소리

제주 서귀포시 행정력이 무력하게 ‘무릎’을 꿇었다.

관광무질서가 판을 치는 마라도의 불법을 더 이상 간과하지 않겠다며 기자회견을 자청, ‘마라도 불법 무질서 행위 근절대책’을 발표한 고창후 시장의 호언도 무색해졌다. 마라도의 카트 운행을 규제하기 위해 서귀포시가 설치한 철제(스테인리스) 규제봉이 쥐도 새도 모르게 뽑히고 말았다.

이 때문에 국토최남단 마라도의 관광무질서는 물론 행정력을 얕보는 일부 몰지각한 주민들의 불법행위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서귀포시와 마라도 주민들에 의하면 난립 운행 중인 마라도 골프카트 규제를 위해 지난 1일 서귀포시가 행정력을 동원, 카트 운행로로 사용 중인 산책로 3곳에 경계석을 설치했지만, 골프카트들이 이를 무시하고 경계석 위를 넘나들며 운행을 멈추지 않았다.

이에 서귀포시는 지난 7일 다시 산책로 4곳에 이번엔 철제 규제봉을 설치해 골프카트가 넘어 다니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 또한 무용지물이 됐다.

주민들에 의하면 서귀포시의 행정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설치 하루 만에 규제봉 3곳을 누군가가 뽑아버려 여전히 일부 골프카트가 운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서귀포시가 최근 설치한 철제 규제봉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마라도 내 총 4곳에 설치된 철제 규제봉 중 3곳 규제봉이 이처럼 훼손됐다.  ⓒ제주의소리
▲ 마라도에는 난립한 골프카트로 인한 크고 작은 인명사고가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월16일 관광객을 실은 마라도 골프카트가 브레이크 이상으로 바다로 돌진하다 입간판을 들이받고서야 멈춰서며 정원초과해 탑승했던 승객들이 부상당하는 사고 당시 모습. ⓒ제주의소리 DB

주민 A씨는 “마라도가 무소불위의 치외법권 지역이 되어가고 있다”고 우려하고, “이곳엔 경계석 설치도 소용없고, 규제봉도 설치도 하루 만에 누군지 모르지만 뽑아버려 행정력이 무력한 무소불위의 섬이 되어 가고 있다. 경찰도 섬에 들어와 지문감식 등을 통해 범인 수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실제 서귀포시는 규제봉 훼손 제보를 받고 서귀포경찰서에 긴급 수사의뢰, 시설물 훼손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의뢰를 받은 서귀포경찰서도 지난 8일 국립과학수사팀을 대동해 현지에서 지문감식 등 규제봉 훼손 범인을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마라도 주민들은 섬 관광을 위해 찾아온 관광객에게 경쟁적으로 호객행위를 벌이면서 80여대의 골프카트가 난립하는 등 국토최남단 마라도의 청정 이미지를 크게 훼손시켜 왔다.

한편 서귀포시는 15일 마라도에 들어가 훼손된 철제 규제봉을 다시 설치할 방침이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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