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②현대중공업에 면죄부 준 개발공사 패착
예정일 400여일 지나 성능미달 상태서 왜 준공처리?

7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감귤 제1공장과 제2공장 모두 감귤부산물(감귤박) 건조시설이 설비결함과 성능 미달로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등 이른바 ‘종합병동’ 수준이어서 혈세 낭비 지적이 일고 있다.

감귤 제1공장의 감귤박 건조시설은 준공 2년이 다 돼가도록 설계 당시 처리용량의 1/4 수준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고, 감귤 제2공장의 감귤박 건조시설은 준공 예정일이 2년이 다 돼가고 있지만 여전히 준공조차 하지 못해 가동을 못하고 있다.

<제주의소리>가 허점투성이인 제주도개발공사의 감귤박 건조처리시설 문제를 집중 점검했다. / 편집자

▲ 제주도개발공사 제1감귤가공공장 내 감귤박 건조처리시설이 시설설치공사 공모 당시부터 허점투성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의소리 DB
2년 가까이 정상 가동되지 않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 개발공사의 감귤 제1공장 감귤부산물(감귤박) 처리시설은 현대중공업(주)의 부실시공에 대해 면죄부를 준 개발공사의 패착이었다.

이미 예고된 결함이었음에도 준공기일을 400여일 넘기면서 여러 가지 파장을 우려한 개발공사가 준공처리로 서둘러 봉합하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잘못을 눈감아 주면서 발목을 잡힌 꼴이다.

도 개발공사는 우선 지난 2008년 9월 공고한 감귤가공 부산물 건조처리시설 공모 당시, 건설기술관리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평가항목인 ‘건설기술사의 능력’을 평가항목에서 빠트리는 등 오류도 범했다.

특히 준공이 지체되는 상황에서 철저한 시운전과 성능검사를 거쳐 준공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성능미달과 설비결함 상태에서 억지로 준공처리한 의혹이 제기되는 등 많은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도감사위원회도 지난 2009년 도 개발공사 감귤사업본부 감사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지적한 바 있다.

지난 2008년 10월17일부터 발주된 감귤 제1공장 감귤박 건조처리시설은 원래 사업계약기간인 2009년 1월22일보다 약 400여일 넘긴 2010년 3월4일에야 준공 처리되면서, 결과적으로 준공기일에 쫓긴 개발공사 측이 여러 가지 파장을 덮으려 서둘러 준공처리 했다는 지적이다.

현대중공업(주) 역시 2009년 1월22일 최초 준공예정일에 맞춰 시운전 계획서를 제출했지만 시운전 일자가 1월7일로 명기된 시운전계획서가 제출되자 개발공사 측은 최초 시운전 일자가 잘못됐다며 계획서를 반려했다.

그러나 적정계획서가 없는 상태에서 4회에 걸쳐 시운전을 시행했고, 그 결과 계획 함수량 10% 성능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현대중공업(주)은 시험결과서도 작성하지 않은채 추가 시운전도 시행하지 않고 보완계획서도 제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의대로 시설을 보완하는 등 부실을 예고했다.

결국 2년 가까이 정상 가동되지 않고 있는 개발공사 감귤 제1공장 감귤박 건조처리시설은 근본적인 설비결함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개발공사가 서둘러 준공처리하면서 총체적 부실을 자초한 격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이라는 거대 기업을 상대로 이달 19일 예정된 공동 하자검사에서 시설 제작업체 측의 이같은 부실 부분을 어떻게 입증해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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