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월동 무 생산량 작년보다 19% 늘어 가격폭락 

▲ 제주산 월동 무 등 월동채소 가격이 과잉생산 등으로 폭락, 일부에선 산지폐기 되는 등 농가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제주의소리 DB
제주산 ‘월동 무’ 값이 과잉생산 등으로 폭락,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8일 <제주의소리>취재 결과 올해산 제주 월동 무 재배면적은 주산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1940ha, 제주시 구좌읍 760ha, 한경면 394ha 등 총 4101ha에 달해 지난해 보다 11%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월동 무 생산량도 19%나 증가한 과잉생산으로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시와 농협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의 월 동무 평균 경락가격(18kg 기준)은 4000~5000원 대로, 대부분 강원도 고랭지 무와 호남지역의 가을 무가 유통되는 상황이다.

이는 지난해 평균 거래가 2만6000원에 비해 약 5배 이상 폭락한 것이어서 제주지역 월동 무 재배농민들은 한창 물오른 무를 수확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소한 생산원가와 수확비용 등을 고려할 때 6000~7000원에는 가격이 형성돼야 손익분기점이란 것이 농정당국의 설명이다.

그런데다가 강원도와 호남지방 등 육지부에서도 지난해 무 생산농가들이 소득이 늘면서 기대심리가 커져 재배지역이 덩달아 늘어났고, 11월 10일 이전 출하가 마무리되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12월20일까지 출하가 예상되고 출하대기 중인 가을 무 물량까지 늘어나 그야말로 설상가상인 상태다.

제주시 농정 관계자는 “현재 제주산 월동 무는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 때문에 수확자체를 포기한 상태”라며 “지난해 월동 무 가격이 좋았기 때문에 농민들이 너도나도 재배면적을 늘려 결과적으로 과잉생산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구좌읍 농민 고 모씨(58)는 <제주의소리>에 “무 값이 이렇게 폭락할 줄 몰랐다. 땀흘려 농사지은 무를 수확할 수도 갈아엎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인건비라도 나오면 수확하겠지만 지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따라 제주도와 행정시, 제주농협지역본부, 주산지 농협 등은 지난 11월29일부터 월동채소 유통처리 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농협 등과 계약 재배된 월동 무에 대해선 산지폐기를 실시하고 있다.

한편 월동 무 외에도 양배추, 브로콜리, 당근, 쪽파 등 도내 월동채소 생산량은 총 57만939톤으로 지난해보다 약 7% 늘어날 전망이어서 가격안정을 위한 다양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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