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과 걸작 사이, 몸짓 아닌 '귀'를 위한 탱고
고전과 걸작 사이, 몸짓 아닌 '귀'를 위한 탱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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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or Pantaleon Piazzolla (1921~1992) Libertango
피아졸라  리베르탱고

▲ 아스토르 피아졸라(Astor Pantaleon Piazzolla)

아르헨티나의 탱고 음악 작곡가이자 연주자인 피아졸라는 서민의 춤곡 탱고를 클래식의 한 장르로 발전시켜 유럽의 음악 애호가들이 매료된 새로운 음악으로 탄생시켰다.

부에노스아이레스 근처에서 태어난 그는 궁핍했던 경제공황 시절, 가족과 함께 뉴욕으로 이주했고, 피아노와 반도네온(소형의 손풍금)을 배우면서 음악가의 길을 걷는다. 어린 시절을 뉴욕에서 보내게 된 것은, 그가 아르헨티나의 문화뿐만 아니라 세계 문화의 중심지로 막 떠오르기 시작하던 뉴욕의 문화와 정서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피아졸라의 음악세계 형성에 중요한 계기 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는 뉴욕 시절 라흐마니노프의 제자 벨라 윌다를 만나 바흐의 음악 등, 클래식을 접하게 되고, 당시 재즈 음악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쌓음으로써 클래식과 재즈를 탱고 음악과 결합시켜 크로스 오버적인 것을 추구하게 되는데 이런 것들이 피아졸라가 진정한 예술가의 길을 걸을 수 있었던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는 가족과 함께 뉴욕에서 다시 아르헨티나로 돌아가고 난 후, 아르헨티나 최고 밴드인 ‘트로일로’밴드에서 뛰어난 반도네온 연주 실력을 인정받고 자신도 많은 인기를 얻게 되지만, 서민 음악에 불과한 ‘탱고’의 뮤지션 보다는 바흐나 스트라빈스키처럼 되고 싶었던 그는,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더해갈수록 자신이 하고 있는 음악에 대한 치열한 갈등과 고뇌를 하게 된다.

클래식 음악 콘테스트인 파비옌세비츠키 대회에서 1등상을 수상함으로써 1954년에 1년간 프랑스 파리에서 클래식 음악을 공부할 기회를 얻게 되는데, 유학 가기 전까지 탱고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그는 스승 나디아 블랑제의 조언으로 탱고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프랑스 유학에서 피아졸라에게 일어난 가장 중요한 일은 비로소 그가 탱고 음악에 대하여 애정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후 피아졸라는 탱고를 진정한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기 위해 상업성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 '아방가르드 탱고'를 추구하였는데, 이것은 전통의 탱고만이 진정한 탱고라고 생각하는 보수적인 탱고 팬들로부터의 격렬한 저항을 불러일으켰다.

반면, 피아졸라의 음악을 지지하는 이들(피아졸리스타) 또한 생겨났고, 피아졸라의 반대자들(안티피아졸리스타)과 치열한 대립을 하였다. 아르헨티나 탱고 음악은 두 그룹 간의 투쟁의 역사였다고 말할 수 있는데 그의 실험적인 음악정신은 시간이 흐르면서 인정을 받게 되었다.

댄스홀의 반주음악 연주자이기를 거부하고 예술가로서의 자존심과 진정한 예술로의 음악만을 추구하고자 했던 피아졸라는 지독하게 가난한 생활과 반대자들과의 투쟁이라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자신이 믿는 예술을 추구함으로서 위대한 예술가로 우뚝 서게 되었다.

1974년 발표된 Libertango는 'Libertad' (스페인어:자유)와 '탱고'를 합친 합성어로, 고전 탱고에서 누에보 (Nuevo,새로운)탱고로 가는 피아졸라의 변화를 상징한다.

그는 ‘내게 탱고는 발보다 귀를 위한 것이다.’라고 언급하였는데 기존의 다리와 손, 허리의 움직임에서 벗어나 '귀'로 듣는 탱고의 시대를 연 피어졸라는 평범한 춤곡 탱고를 클래식 경지로 끌어올린 위대한 작곡가이다.

2009년 탱고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되었다.

▲ 성악가 이승안 ⓒ제주의소리

<성악가 Bass-Bariton 이승안 씨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와 Italia Parma Orfeo Academy, France 'Ecole Normal' de Musique de Paris를 졸업했으며 France Nice National Conservatoire를 수료했다. 현재 제주교대와 숭실대, 백석 콘서바토리에 출강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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