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폭락..폭락...소값 끝없는 추락, 새해 첫 가축시장 34% 또 하락

▲ 끝없이 추락하는 소 값과 하늘 높은줄 모르게 치솟는 사료값에 축산농가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15일 새해 처음 열린 서귀포가축시장에서 한 축사농민이 근심 가득한 얼굴로 송아지들을 살펴보고 있다. 송아지의 눈망울까지 애처롭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소 값은 끝없이 폭락하는데 거꾸로 사료 값은 폭등, 축산 농가들이 절망하고 있다.

한미 FTA 발표에 따른 축산 농가들이 향후 피해 걱정으로 한숨이 깊어지는데 ‘소 값 파동’까지 겹쳐 축산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한우 가격은 구제역 발생 이전에 비해 하락해 크게는 50% 이상 떨어졌다.

제주도의 가축시장 사정도 마찬가지. 15일 열린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소재 서귀포축협 가축시장에서 열린 올해 첫 가축시장에서는 송아지 44두가 경매에 나와 37두가 낙찰됐다. 평균 거래가격은 수컷 송아지 6~7개월령 기준 148만5000원이었다.

평균 낙찰가격이 지난달(137만원)보다 10만원 정도 소폭 올랐지만 지난해 1월 평균낙찰가 222만원에 비하면 34%나 크게 낮은 가격이다. 4개월령 한우(수)가 111만원, 6개월령 한우(수)가 150만원에 낙찰되는 등 생산원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날 4개월령 송아지 한마리가 최저 입찰가 60만원에 경매에 붙여져 단돈 1만원이 붙은 61만원에 낙찰됐다. 이 송아지 주인 오 모씨는 “이정도 송아지를 키우려면 수정비와 관리비, 사료비 등을 모두 합쳐 지금까지 약 170만원을 투자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한다.

서귀포시 성산읍 축산농민 오 모 씨는 “6개월된 송아지를 150만원에 사다가 1년 동안 사료 값으로 최소한 150만원은 더 들여가며 애지중지 키웠는데 본전은 고사하고 단돈 200만원도 못받는데 어떻게 소 키워 먹고 살라는 소리냐, 그렇다고 자식 같은 소를 굶어 죽일 순 없지 않나”며 격앙된 목소리를 숨기지 않았다.

현재 도내에선 지난해 약 220만원 하던 한우 수송아지가 현재 140만원선에 거래, 암송아지는 지난해 약 200만원에서 104만원으로 절반 가격으로 뚝 떨어졌다. 이 때문에 생산비는 느는데 가격은 바닥을 헤매고 있어 송아지 생산 기피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한우 암송아지 1마리 가격이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 사이 최대 40%나 감소하고 있다.

비육우의 경우도 600㎏ 생체 수소가 지난 534만원에서 440만원으로, 지육 600㎏은 지난해 1490만원에서 1229만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4~5개월령 암송아지 가격은 지난해 12월 1일 117만3000원에서 같은 달 9일 98만8000원, 20일 83만8000원에 이어 지난 5일에는 69만8000원까지 떨어지는 등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위기를 직감한 우근민 지사도 15일 서귀포가축시장을 방문, 축산 농가들을 위로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날 우 지사는 “육지부 축산농가에서 소를 굶겨 죽이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그러나 육지는 그럴 수도 있지만, 제주는 그럴 수 없다. 초지가 있으니 방목하면 된다. 소를 굶겨 죽이도록 놔두는 일에 동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 지사는 “소 값 폭락으로 가축시장에서도 정 안 팔리면 도청에라도 송아지 두어 마리 사다가 키우겠다”고 농 섞인 위로를 건넸다.

그러나 축산농민들은 “150만원 넘게 들여 키운 소를 단돈 60만원에 내다 파는 게 말이 되나”며 “도지사가 악수만 할 것이 아니라 뚜렷한 대책을 마련해 농가들에게 답을 줘야 할 것 아니냐”며 목청을 돋우거나, “지사가 하는 말이 겨우 그거냐. 그렇다면 정말 한 번 도청 화단에서 송아지를 키워보라”며 축산정책에 불만을 제기했다.

결국 이날 축산농민들은  "정부가 외국산 소를 무분별하게 수입하는 바람에 소 값이 폭락했는데도 농민들이 소를 너무 많이 키워 소값 폭락 사태가 일어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제주도가 예산을 들여 소를 수매하고, 사료 값에 대한 지원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또 한우로 둔갑하는 외국산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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