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오백장군바위 파편 수중에서 발견...한국전력연구원 파력발전기가 파손

▲ 차귀도 찬연기념물 작은오백장군 바위
▲ 한국전력연구원의 좌초된 파력발전기가 정박됐던 밧줄과 없어진 작은오백장군 바위.
차귀도 천연보호구역 작은오백장군바위 훼손 유력 용의자(?)는 한국전력연구원 파력발전기인 것으로 밝혀졌다.

17일 제주시와 한국전력 산하 한국전력연구원에 따르면 차귀도 천연보호구역 '작은오백장군바위' 훼손 원인은 파력발전기가 좌초하면서 발생했다.

한국전력연구원은 지난해 9월1일부터 한경면 용수리 4238-2번지선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받았다.

연구원 측은 지난해 11월28일부터 파도를 이용한 140t 규모 전력생산용 파력발전기를 차귀도 북서쪽 1.53㎞, 용수 포구 북쪽 2.1㎞ 지점, 수심 35m~40m에서 파력발전 시험 중이었다.

파력발전 시험 수역은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제422호 차귀도 천연보호구역 밖이었기 때문에 별도의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는 받지 않고,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만 받은 상태였다.

▲ 차귀도 찬연기념물 작은오백장군 바위가 파손된 채 수중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지난 1일 파력발전기는 강풍으로 인해가 앙카와 동체부위가 분리되면서 좌초됐다. 한국전력연구원은 파력발전기 좌초를 확인하고, 연구참여 업체인 H정공(부산 소재)에 인양을 지시했다.

H정공은 2일 좌초상황을 확인한 후 예인선을 통해 파력발전기를 예인하려 했지만 파도가 거세어 예인하지 못했고, 3일 발전기 동체를 밧줄로 작은오백장군바위 옆 큰바위에 결박했다.

작은오백장군바위은 천연보호구역내에 있기 때문에 결박하려면 '문화재 현상변경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한국전력연구원과 업체는 이를 어긴 것이다.

H정공 관계자는 "파력발전기 수리가 힘들 정도로 바위자국 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파력발전기가 작은오백장군바위를 파손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제주시는 16일 오후 2시 스쿠버다이버 2명을 투입, 수중에서 파손된 '작은오백장군바위'가 심하게 파손된 채 바위 파편을 발견했다.

제주시는 파력발전기가 결박된 상태였던 1월4일부터 8일 사이에 파도에 휩쓸리면서 작은오백장군바위를 파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경면 고산어촌계가 제주해양경찰서에 작은오백장군바위와 관련해 수사의뢰를 한 상태로 제주시는 해경의 수사결과가 나오면 문화재청에 보고하고, 한국전력연구원에 대해 고발할 예정이다.

차귀도 ‘작은 오백장군’ 바위는 설문대 할망 신화로 내려오는 천연기념물로, 중국 송나라 사신 호종단이 탐라국(제주)에 몰래 숨어들어와 송나라를 위협할 인재가 제주에서 나오지 않도록 맥을 끊어 놓고 도망가다가 붙잡힌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곳이다.

특히 당시 호종단이 송나라와 가장 가까운 차귀도 앞바다를 통해 도망가려다 고산리를 지켜주는 당산봉의 ‘당신(堂神)’과 설문대 할망이 보낸 막내아들 ‘작은 오백장군’이 치열한 전투 끝에 호종단 일행을 완파해 귀국길을 막으면서 ‘막을 차(遮), 돌아갈 귀(歸)’라는 뜻의 '차귀도' 지명 유래를 낳게 한 명소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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