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경찰서 형사들이 증거물로 확보한 자료를 들을 확인하고 있다. 중학생들이 선배 중학생에게 빼앗긴 돈은 확인된 것만 2700여만원이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군 입대자 등 성인 7명이 윗선으로 중.고등학교 후배 돈 갈취
점포 판매 강요 등 앵벌이까지...경찰, 19명 입건  3~4명 구속영장 신청 방침 

제주시 S중학교에서 발생한 수천만원대 피라미드식 금품갈취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이른바 윗선에는 군입대자와 성인 등 7명이 연루된 것으로 조사됐다.

양수진 제주동부경찰서 형사과장은 19일 동부서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S중학교 금품갈취 사건의 규모와 관련자 등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사건의 핵심은 이른바 윗선의 조직화 여부. 하지만 경찰은 이 대목에서 고개를 저었다. 피라미드식 상납 사건의 윗선에 있는 피의자 7명 모두 개인별로 상납을 받았을 뿐 조직화 되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S중학교 학생들이 2010년 3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2년여에 걸쳐 피라미드식으로 모두 2700여만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윗선으로 거론된 선배 7명은 S중학교 출신자와 지역선배들로 얽혀있었다. 현재 4명은 군에 입대해 복무중이며, 3명은 무직자 1명을 포함한 성인이었다. 

김모씨(20) 등 선배 7명은 2009년부터 후배 고교생인 A군 등 7명을 협박하며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박은 받은 후배 고교생 7명은 다시 학교 후배인 중학교 3학년생 B군(15) 등 5명에 뺨을 때리거나 협박하며 금품을 가져오도록 협박했다.

선배들의 협박에 시달리던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1년 후배인 2학년 학생을 상대로 욕설과 협박을 일삼으며 1인당 1000원에서 최대 3000원씩 걷는 수법으로 총 2700만원을 빼앗았다.

2년간 이어진 금품 갈취로 일부 학생은 최대 150만원의 돈을 빼앗긴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을 건네는 방식에서 벗어나 통장까지 등장했다.

1~4명이 무리를 이뤄 돈을 모으면 선배가 이를 가져가고 다시 선배에게 건네는 방식을 취했다.

중학교 후배로부터 2700만원을 갈취한 중3학생 5명은 자신들의 돈 300만원을 보태 총 3000만원을 고교선배 7명에게 상납했다.

3000만원을 갈취한 고교선배 7명은 상납금액 중 1700만원을 사용하고 나머지 1300만원을 다시 지역선배 7명에게 건넸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선배들은 고급 점퍼의 사진을 찍어 문자로 보내며 제품을 팔아오라고 주문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011년 12월말 피해학생들로부터 피해사실을 확인하고 곧바로 내사에 착수했다. 피해금액의 흐름에 따라 단계별로 관련자 60여명을 조사해 범행 일체를 밝혀냈다.

경찰은 관련자 19명을 형사 입건하고 이중 폭행 등 죄질이 불량한 학생 3~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일부 군입대자에 대해서는 군헌병대로 사건을 이첩키로 했다.

양수진 형사과장은 "3단계에 걸쳐 미라미드식 금품갈취가 이뤄졌으나 조직화 되거나 공모가 있지는 않았다"며 "주모자나 협조자가 없는 사건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와 피의자 모두 지역 선후배 사이로 개인별로 금품 갈취가 이뤄졌다"며 "특별히 조직화 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학교에서 일진으로 보이는 학생들"이라고 설명했다.

양 과장은 "금품 갈취 과정에서 술과 담배 등을 소비하고 사회인들은 스포츠토토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죄질이 불량한 피의자 3~4명은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겠다"고 말했다.<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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