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말유세 "박근혜, 간곡히 요청했건만 4.3 무시...해군기지 밀어부치라고?"
4.11총선 공식선거운동 사흘째인 31일 제주시 갑 선거구 강창일 후보(민주통합당)가 민간인 사찰과 정권심판론을 들고 민심을 파고들었다.
유신시절 민주화운동으로 옥고를 치렀던 강 후보는 오후7시 제주시 연동 옛 문화칼라 네거리에서 가진 첫 주말유세에서 "만약 여러분이 친구와 만나 술마시고 대화하는데 도청당하고 미행당하고 감시 당한다면 기분이 어떻겠나"라며 "유신시절, 군사독재시절에나 있었던 일들이 대명천지 21세기 대한민국 땅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제가 유신, 군사독재시절에 고문, 퇴학, 미행, 도청을 당했다"며 "역사가 거꾸로 돌아가려 하고 있다"며 "박정희 유신독재나 전두환 독재나 이명박 정권이나 똑같다"고 현 정부를 정면 비판했다.
이어 전날 제주를 깜짝 방문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했다.
5년만에 제주를 찾은 박 위원장은 새누리당 현경대(제주시 갑), 강지용(서귀포시) 지원 유세만 한 뒤 50분만에 제주를 떴다.
"지금은 4.3추모기간"이라고 화제를 돌린 강 후보는 "박통의 유산을 물려받은 박 위원장은 4.3유족과 영령들에게 정중히 사죄하고, 4.3평화공원에 참배할 것을 여러차례 간곡히 부탁했다"면서 "왜냐면 4.3진상규명 운동이 유신독재에 철저히 억압당하고, 유족들이 연좌제로 공직에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고 사죄해야할 이유를 설명했다.
강 후보는 "그런데도 박 위원장은 어제 와서 4.3에 대해 얘기 한번 않고 오로지 제주해군기지를 밀어부쳐야 한다고 했다"며 "제주도를 무시하고 홀대하는 이명박 정권이나 새누리당의 박 위원장이나 똑같다"고 비난 강도를 높였다.
그는 "지금 역사는 앞으로 나아가느냐 뒤로 되돌아가느냐, 진보냐 퇴보냐는 갈림길에 서 있다"며 "제주를 홀대.무시.멸시하고, 4.3의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 하고,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 아닌 해군기지로 강행하려는 잘못된 세력을 여러분이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후보는 "심판하는 길은 저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제 개인의 당선이 아닌, 도민의 자존심과 명예가 걸린 일"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만약 제가 떨어진다면 여러분이 서울 갔을 때 '전두환, 노태우 정권에 빌붙어 산 사람이 아직도 의원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여러분은 뭐라 얘기하겠느냐"고 현경대 후보를 우회적으로 공격했다.
이날 유세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많은 지지자들이 운집했다. 강 후보가 마이크를 잡기 전에 당 소속 제주도의회 김태석 환경도시위원장(제주시 노형 갑)과 박희수 의원(제주시 삼도.오라동)이 지원유세로 분위기를 띄웠다.
김 의원은 쇼핑아울렛 반대대책위원장 출신 답게 "시끄럽게 해서 소상공인에게 죄송하다"며 주변 상인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새누리당과 현 후보를 신랄히 비판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중소 상공인을 살린다고 하면서 한미FTA를 체결했고, 경제민주화 하겠다면서 경제성장론자를 비례대표 10번에 배치했으며, 불법사찰로 국민의 사생활을 파헤치고 있다"며 "호박이 금 하나 그었다고 수박이 되지 못하듯이,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꿨다고 속성이 바뀌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김 의원은 전날 <제주의소리> 초청토론에서 현 후보가 32년간 정치를 했는데 왜 또 하려느냐는 질문에 "지역주민이 원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며, "그럼 제 부인이 원한다고 내가 대통령에 출마해야 하느냐"고 비꼬았다.
박 의원도 가세했다.
그는 "현 후보는 강창일 후보가 의원직에 몸담은 지난 8년을 '잃어버린 8년'이라고 했다"며 "그렇다면 현 후보가 의원생활을 한 20년(5선)은 도둑질한 20년이냐"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그 연세가 되면 물러날 때 물러날 줄 알아야 한다. 후배들을 키우는게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라고 충고한 뒤 "후배 1세대도 아닌, 2세대들이 출마하는데 이게 바로 노욕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도지사까지 나서 해군기지를 하지 말자는게 아니라, 좀 천천히 하자는데도 이 정부는 도민을 우숩게 보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구럼비 바위와 함께 폭파되는 있는 제주도민의 울분을 여러분이 강창일 당선으로 삭혀달라"고 호소했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