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말유세 "박근혜, 간곡히 요청했건만 4.3 무시...해군기지 밀어부치라고?"  

 

4.11총선 공식선거운동 사흘째인 31일 제주시 갑 선거구 강창일 후보(민주통합당)가 민간인 사찰과 정권심판론을 들고 민심을 파고들었다.

유신시절 민주화운동으로 옥고를 치렀던 강 후보는 오후7시 제주시 연동 옛 문화칼라 네거리에서 가진 첫 주말유세에서 "만약 여러분이 친구와 만나 술마시고 대화하는데 도청당하고 미행당하고 감시 당한다면 기분이 어떻겠나"라며 "유신시절, 군사독재시절에나 있었던 일들이 대명천지 21세기 대한민국 땅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 강창일 후보가 31일 저녁 옛 문화칼라 네거리에서 첫 주말유세를 갖고 있다.

그는 "제가 유신, 군사독재시절에 고문, 퇴학, 미행, 도청을 당했다"며 "역사가 거꾸로 돌아가려 하고 있다"며 "박정희 유신독재나 전두환 독재나 이명박 정권이나 똑같다"고 현 정부를 정면 비판했다.

이어 전날 제주를 깜짝 방문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했다.

5년만에 제주를 찾은 박 위원장은 새누리당 현경대(제주시 갑), 강지용(서귀포시) 지원 유세만 한 뒤 50분만에 제주를 떴다.

 

▲ 강창일 후보 거리유세에 모인 지지자들.

"지금은 4.3추모기간"이라고 화제를 돌린 강 후보는 "박통의 유산을 물려받은 박 위원장은 4.3유족과 영령들에게 정중히 사죄하고, 4.3평화공원에 참배할 것을 여러차례 간곡히 부탁했다"면서 "왜냐면 4.3진상규명 운동이 유신독재에 철저히 억압당하고, 유족들이 연좌제로 공직에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고 사죄해야할  이유를 설명했다. 

강 후보는 "그런데도 박 위원장은 어제 와서 4.3에 대해 얘기 한번 않고 오로지 제주해군기지를 밀어부쳐야 한다고 했다"며 "제주도를 무시하고 홀대하는 이명박 정권이나 새누리당의 박 위원장이나 똑같다"고 비난 강도를 높였다.

그는 "지금 역사는 앞으로 나아가느냐 뒤로 되돌아가느냐, 진보냐 퇴보냐는 갈림길에 서 있다"며 "제주를 홀대.무시.멸시하고, 4.3의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 하고,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 아닌 해군기지로 강행하려는 잘못된 세력을 여러분이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후보는 "심판하는 길은 저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제 개인의 당선이 아닌, 도민의 자존심과 명예가 걸린 일"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 강창일 후보가 자신의 발언 순서를 기다리면서 도의원들의 지원유세를 듣고있다.

그는 "만약 제가 떨어진다면 여러분이 서울 갔을 때 '전두환, 노태우 정권에 빌붙어 산 사람이 아직도 의원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여러분은 뭐라 얘기하겠느냐"고 현경대 후보를 우회적으로 공격했다.     

이날 유세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많은 지지자들이 운집했다. 강 후보가 마이크를 잡기 전에 당 소속 제주도의회 김태석 환경도시위원장(제주시 노형 갑)과 박희수 의원(제주시 삼도.오라동)이 지원유세로 분위기를 띄웠다.

김 의원은 쇼핑아울렛 반대대책위원장 출신 답게 "시끄럽게 해서 소상공인에게 죄송하다"며 주변 상인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새누리당과 현 후보를 신랄히 비판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중소 상공인을 살린다고 하면서 한미FTA를 체결했고, 경제민주화 하겠다면서 경제성장론자를 비례대표 10번에 배치했으며, 불법사찰로 국민의 사생활을 파헤치고 있다"며 "호박이 금 하나 그었다고 수박이 되지 못하듯이,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꿨다고 속성이 바뀌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김 의원은 전날 <제주의소리> 초청토론에서 현 후보가 32년간 정치를 했는데 왜 또 하려느냐는 질문에 "지역주민이 원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며, "그럼 제 부인이 원한다고 내가 대통령에 출마해야 하느냐"고 비꼬았다.         

박 의원도 가세했다.

그는 "현 후보는 강창일 후보가 의원직에 몸담은 지난 8년을 '잃어버린 8년'이라고 했다"며 "그렇다면 현 후보가 의원생활을 한 20년(5선)은 도둑질한 20년이냐"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그 연세가 되면 물러날 때 물러날 줄 알아야 한다. 후배들을 키우는게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라고 충고한 뒤 "후배 1세대도 아닌, 2세대들이 출마하는데 이게 바로 노욕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도지사까지 나서 해군기지를 하지 말자는게 아니라, 좀 천천히 하자는데도 이 정부는 도민을 우숩게 보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구럼비 바위와 함께 폭파되는 있는 제주도민의 울분을 여러분이 강창일 당선으로 삭혀달라"고 호소했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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