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 산개구리의 생존과 고난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개구리가 있는지 찾아나서 보기로 했습니다.

인간들이 많이 몰려사는 곳은 포기하고 아예 중산간인 선흘로 발길을 향했습니다.
동백동산이 가까운 선흘곶내의 연못에서 살아 움직이는 개구리는 커녕 말라 비틀어진 몇 마리 산개구리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본능적으로 동면에서 깨어 나왔지만 재수없이 날이 너무 추워 견디지 못한 것 같아 보였습니다.

하긴 집중호우와 태풍,가뭄,지난 2년새 100년 동안 만들어졌던 날씨 신기록에 이어 3월 중 폭설과 이상고온현상 등 유례를 볼 수 없는 기상이변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으니 그럴만도 합니다.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기상이변에 말 못하는 동물들이 받는 고통을 어찌 알 수 있겠습니까.

아무것도 없을 듯한 물속을 가만히 보니 물반 알반, 그 중 도롱뇽알도 일부 포함되어 있었지만 대부분은 개구리알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산개구리는 2-3월 겨울잠에서 깨자마자 알을 낳는 반면 참개구리는 5-6월에 산란을 하니, 지금 보이는 것은 산개구리알인 셈인데 어떤놈들은 제법 커져 올챙이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양서류들의 알형태는 차이가 많이 나는데 도롱뇽은 긴주머니에 쑥 담겨져 물 속 나뭇가지등에 붙여져 있고, 맹꽁이는 수면위에 동동 떠서 하나 하나 붙여놓으며 개구리는 풍덩풍덩 덩어리로 물 속에 낳아 놓습니다.

물과 뭍을 오가며 살아야하는 양서류들은 서식처 어느 한 곳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생존에 큰 영향을 받게됩니다. 이 곳 선흘곶도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릅니다.

골프장 등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연못이 사라지면 이 들은 더 이상 살아갈 곳이 없게 됩니다. 표본실의 개구리만을 보고도 만족을 느낄수 있다는 우리들 스스로가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는 아닌지, 봄은 오긴 오는건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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