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자연보전총회 주 행사장인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야경. 총회에 대비해 작년부터 건물을 에너지 절전형으로 리모델링하는 대규모 사업이 추진됐다.

세계자연보전총회(WCC) 개막을 열흘 앞두고 총회 준비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주요 프로그램과 의제, 추진상황 등도 관심이다.

28일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총회 프로그램 중 지구촌 환경이슈에 대한 정보교환의 장인 '세계자연보전포럼'(World Conservation Forum)은 전문가 워크샵, 보전캠퍼스, 지식카페, 포스터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교환이 이루어지는 자리다. 5일 동안 450여개의 이벤트가 펼쳐진다.

기후변화(Climate Change, 68개)와 식량안보(Food Security, 20개), 발전(Development, 70개), 사람(People, 94개), 생물다양성(Biodiversity, 195개) 등 5개 대주제로 진행된다.

450여개 포럼을 37개 세부주제로 분류해보면 '생물다양성 보전체계'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어 '거버넌스' '기후 변화 적응' '녹색 성장' 순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는 국제 환경 현안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중 70여개 이벤트에 참여해 주최국으로서 환경 정책과 연구 성과, 경험 등을 전 세계와 공유한다. '한국의 기후변화 적응 정책'을 비롯해 'DMZ 일원 생태계의 평화적 관리 대책' 'DMZ 생태적 보전과 평화적 이용을 위한 이니셔티브' '저탄소 녹색성장 패러다임과 도시 환경정책 조성' 등 주요 환경분야의 이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총회의 하이라이트인 '회원 총회'(Members' Assembly)에는 세계자연보전연맹 전문가그룹(IUCN Resolution Working Group)의 검토를 거친 총 176개의 발의안이 상정돼 있다. 이는 역대 총회 중 최대 규모다.

발의안들은 세계자연보전연맹 회원(정부회원 124개국, 비정부회원 1018개 기관)들의 투표에 의해 채택여부가 결정된다. 채택될 경우 국제환경 정책과 현안의 논의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역대 총회 사상 최초로 이번 총회에 20여건의 발의안을 제출했다. 녹색성장, 황해보전, 황사 피해 저감, 생물다양성 모니터링, 공유재산 보전 등 매우 다양한 이슈로 구성돼 있다.

제주 총회에서 첫 선을 보이는 '세계리더스대화'(World Leaders Dialogues)에는 환경 분야에서 국제적 영향력이 높은 핵심리더 30여명의 참석이 확정됐다.

아킴 슈타이너(Achim Steiner) 국제연합환경계획(UNEP) 사무총장, 럭 낙가자(Luc Gnacadja)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사무총장, 브라리오 페레아 드 수자 디아스(Braulio Ferreira de Souza Dias) 생물다양성협약(CBD) 사무총장 등을 비롯한 국제환경기구 대표들과 정부고위급 인사, 친환경기업 CEO 등이 참석한다.

세계리더스대화는 한 명의 사회자가 4~6명의 패널들에게 해당 주제에 관한 질문을 던지면 패널들이 답하고, 청중석의 일반 참가자들도 이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쌍방향 개방형 토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논의 과정을 통해 세계 환경지도자와 시민이 함께 지구 환경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게 된다.

세계리더스대화 일자별 주제는 △9월7일 기후(Nature+ Climate) : 자연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가? △8일 식량(Nature+ Food) : 안정적인 식량공급은 가능한가? △9일 경제(Nature+ Development) : 녹색 성장, 이상일까? 현실일까? △10일 인간(Nature+ People and Governance) : 자연보전이 가난에 맞설 수 있을까? △11일 생명(Nature+ ) : 자연보호, 왜 어려운 것일까?

이밖에 총회 기간 참가자들에게 우리나라와 제주 자연환경의 아름다움, 높은 생태적 가치 등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된 생태투어(Excursions, 훼손되지 않은 자연지역을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여행하는 것)는 막바지 점검이 한창이다.

제주도는 이번 총회를 위해 2011년 7월부터 생태문화탐방로 조성사업을 벌여 51개 생태코스, 147곳을 생태투어 관광지로 정하고 탐방로 신설, 종합안내판 설치 등 탐방.편의시설 확충에 노력했다.

생태투어가 진행되는 9월13일에는 51개 코스에 전문교육을 받은 제주도민 생태해설사 400명이 배치돼 총회 참가자들에게 제주의 생태학적 가치와 역사, 문화 등에 대한 수준 높은 해설을 제공한다.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는 자연보전이라는 총회의 의미를 실천하기 위해 '탄소가 적게 배출되는 총회' '스마트 총회'로 개최된다. 이를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 선도국으로서 친환경 총회의 새로운 국제적 표준을 제시한다는 목표다.

친환경 총회의 모든 역량이 집중되는 곳은 주행사장인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제주). 제주도와 ICC제주는 총회에 대비해 작년부터 총회장 건물을 에너지 절전형으로 리모델링하는 대규모 사업을 추진해왔다.
 
ICC제주는 연간 71만7000KW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해 시험가동 중이고, ICC제주 건물에서 에너지 낭비가 많았던 유리벽면 1만741㎡에는 단열필름을 설치해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했다.

또한 ICC제주의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등 승강설비를 모두 에너지절약형으로 교체했다. 에너지 사용량의 30% 정도를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6층 옥상 728㎡에는 녹화사업을 실시해 자연친화적인 회의 공간으로 탈바꿈시켰고 실내온도를 2~3도 낮춰 냉방에 필요한 에너지를 절감한다.

아울러 ICC제주 내의 에너지 사용을 통합 관리하는 빌딩 에너지관리시스템(BeMs, 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을 도입해 연간 에너지 사용량의 4~5%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총회 개막일이 다가오면서 친환경 총회 개최를 위한 기업들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지구환경연구소는 삼성전자를 통해 이번 총회에 신제품인 '갤럭시 노트 10.1' 1500대와 'LED Smart TV' 60여대를 지원해 참가자들이 현장에서 종이책 없이도 중요한 내용을 기록하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도 탄소 저감을 위해 K5와 소나타 하이브리드카 등 의전용 차량 40여대, 총회장 인근을 운행할 전기버스 2대 등을 행사차량으로 지원한다.

총회장과 제주 곳곳에서 친환경 총회를 이끌어갈 자원봉사자들도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자원봉사자 1000여명은 이미 지난 6월 지역별로 순회교육을 통해 기본교육을 받았으며, 총회의 기초적인 운영원칙과 업무 방침 등을 익혔다. 자원봉사자들은 9월3일 제주도에 집결해 제주아트센터에서 자원봉사자 발대식을 갖고 4일부터 현장에 투입된다.

세계 최대 환경회의를 축하하기 위해 9월15일까지 제주 전역에서는 자연보전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하고 한국과 제주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가 열린다.

9월8일에는 이번 총회의 가장 큰 문화이벤트인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 기념 콘서트 K-POP Nature+'가 ICC제주 야외 특설무대에서 오후7시에 열린다. '아시아의 별' 가수 보아를 비롯해 총회 홍보대사인 2AM 등 인기 한류가수들이 참여해 자연보전의 중요성을 흥겨운 노래로 알릴 예정이다.

'세계와 통하는 31일간의 제주여행'을 슬로건으로 내건 환경대축제는 8월16일 이미 시작됐다. 연이은 태풍으로 지금은 잠정 중단됐지만 9월15일까지 일정이 잡혀있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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