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UCN 부총재와 임원 등 30여명이 11일 오후 2시 서귀포시 강정동 강정마을을 전격 방문해 주민들의 이야기를 청취했다.ⓒ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WCC] 강정주민들과 간담회 참석...해군기지 공사현장 직접 확인

세계자연보전총회(WCC)에 제주해군기지 건설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회원들이 직접 강정마을을 찾아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IUCN 소속 이사와 회원 50여명은 11일 오후 2시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추진 중인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찾아 현장을 직접 확인했다.

이사진들의 전격적인 강정마을 방문은 IUCN본부 등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현장에는 IUCN 소속 3명의 전문가와 산하 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다이애나 샌드(Diana Shand) IUCN 부총재도 함께했다.

사업부지 확인에 앞서 회원들은 강정마을 의례회관을 찾아 해군기지 건설의 문제점과 환경파괴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서영배 IUCN 한국위원회 위원장은 "강정 방문요청에 따라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자 한다"며 "IUCN은 회원들의 의사가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이 IUCN 임원과 전문가들에게 제주해군기지 건설의 부당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강정균 강정마을회장이 IUCN 임원들에게 제주해군기 중단 결의안 채택을 주문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마이크를 넘겨 받은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해군기지 건설이 강정의 환경은 물론 지역주민들의 인간관계고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우리는 아름다운 환경을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한다"며 "우리는 해군기지 건설이 백지화되고 제주가 평화의 성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감히 여러분에 요구한다. 제발 아름다운 제주를 여러분의 손으로 지켜달라"며 "강정 평화의 목소리가 전세계 울려 퍼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강 회장의 발언이 끝난후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환경파괴와 환경영향평가 부실에 대해 설명했다.

이 사무국장은 "절대보전지역은 어떤식으로든 개발이 불가능하다"며 "이곳에 해군기지 공사가 진행되면서 환경이 파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제주해군기지 건설의 환경파괴 문제를 설명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다이애나 샌드(Diana Shand. 가운데) IUCN 부총재도 강정마을을 직접 찾아 주민들의 이야기를 청취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또 "해군이 WCC총회장에 해군기지 관련 홍보물을 배부하고 친환경적으로 건설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이는 거짓이다. 이미 도의회에서 검증이 됐다"고 설명했다.

고권일 강정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은 제주해군기지에 입출항하는 군함과 크루즈선의 항로법선상 오류를 IUCN에 설명했다.

고 위원장은 "해군기지 입출항 항로법선이 77도가 문제되자 해군은 30도로 조정했다"며 "결국 생물권 보전지역의 핵심지역을 가로지는 항로가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해군의 주장과 달리 선박길이가 105m가 넘는 항공모함과 잠수함 등이 이 항로를 이용할 것"이라며 "이 경우 서귀포 앞바다 바다환경은 완전히 파괴되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의 발언이 끝난후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인 백신옥 변호사가 참석해 강정마을에서 벌어진 인권 침해 문제를 설명했다.

▲ 서영배 IUCN 한국위원장(서울대 교수)이 강정방문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강정마을을 찾은 IUCN관계자들이 질의를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강정마을에서 준비한 설명회가 끝나자 현장을 찾은 IUCN 회원들은 해군기지 공사에 대한 소송 현황과 공사과정 등을 질의했다.

일부 위원들은 정부를 상대로 한 강정마을 주민들이 싸움에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IUCN 회원이자 네덜란드 인권변호사인 한 외국인은 "강정의 싸움이 용기있고 감명스럽다"며 "이런 분들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과 같이 살려고 하는 것은 기본적인 인권이다.  강정주민들의 결안안이 IUCN에서 통과되서 인정받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다이애나 샌드(Diana Shand) IUCN 부총재는 "해군기지가 환경문제를 파괴한다는 주장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하면 더 좋겠다"고 조언했다. 

간담회가 끝난후 활동가들은 강정포구로 이동해 제주해군기지 건설현장과 강정 앞바다를 직접 확인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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