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미 단장, 학교폭력 예방 세미나에서 지역사회의 적극적 개입 강조

▲ 청소년폭력예방재단 학교폭력SOS지원단 이유미단장이 27일 열린 '2012년 학교폭력 예방 및 대안 모색을 위한 학술세미나'에서 '학교폭력 실태 및 대처방안'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제주의소리

학교폭력의 효과적인 예방을 위해서는 방관자로 불리는 주변인들의 개입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학교폭력SOS지원단 이유미 단장은 27일 제주학생문화원 대강당에서 열린 ‘2012년 학교폭력 예방 및 대안 모색을 위한 학술세미나’ 주제발표에서 더 이상 주변인들이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학교폭력의 가해자, 심지어 피해자 못지않게 방관학생 역시 당황스러움과 두려움, 불안, 자책감 등을 경험한다는 것은 물론 적극적으로 개입시 학교폭력 초기단계에서 이들이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학교폭력 목격 후 방관학생들은 △27%가 공포를 △20%가 분노를 느낀다. 그럼에도 56.3%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신고를 하지 않는 것이 현실. 이유로는 △피해를 당할까봐(34%)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29%) △관심이 없어서(21%) 순으로 나타났다.

이 단장은 “가해자 본인들에게 직접적인 행동의 변화를 기대하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그런 상황에서 피해현장을 목격하는 주변학생들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지속적으로 학교폭력을 교사나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인식시켜줘야 한다”면서 목격자들이 방관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장이 제시한 ‘방관자’에는 단순히 학생들만 포함되지 않는다.

이 단장은 “학교폭력은 단순히 학생과 교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정과 지역사회가 함께 개입해야 하는 것”이라며 “학교-학부모-경찰-가정-지역사회가 하나로 이어지는 네트워크가 필수”라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것은 독일 도르트문트 브뤼케의 가해 선도교육과 바덴뷔템베르거의 학교폭력예방 네트워크. 이들 지역에서는 학교와 경찰, 청소년전문가, 지자체가 네트워크를 이뤄 피해자와 가해자의 화해조정과 관계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독일의 경우 집안일은 대신 해주는 가정부들에게 가정폭력과 관련된 교육을 실시해, 일하는 가정의 아동이 폭력을 유발하는 환경에 노출돼 있지는 않은지 확인 한다”며 “우리도 지역사회와 지자체 차원에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2012년 학교폭력 예방 및 대안 모색을 위한 학술세미나 토론회에 참석한 양명희 제주도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소장(오른쪽)이 의견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제주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오태욱 계장. ⓒ제주의소리

특히 “‘학생들은 원래 싸우면서 큰다’ 혹은 ‘우리 어렸을 때에도 학교폭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들 잘 산다’식의 방관에서 벗어나 학교폭력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필요하다”며 학교폭력을 사소한 것으로 보는 일부 기성세대들의 인식을 질타하기도 했다.

뒤이은 지정토론에서도 주변인의 역할을 강조하는 의견이 제시됐다. 제주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양명희 소장은 상담, 캠프 운영, 관련 지도자 양성, 협의체 활동 등 구체적으로 NGO들이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하는 노력들을 소개하며 지역사회의 적극적 개입을 요청했다.

양 소장은 제주도가 2012년 5월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 자료를 제시하며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어냐고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이 나온 대답이 ‘가족과 주위의 사랑과 관심’(49.7%)였다”며 “이는 도내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제주도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주관하고 여성가족부와 제주도가 주최한 이번 학술세미나는 학교폭력 예방 방안을 심도 있게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 날 주제발표에 앞서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 한림고 연극동아리 ‘다다’의 공연이 펼쳐지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문준영 인턴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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