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리나는 늘 곁에 머무는 좋은 친구!”

▲ 14일 열린 오카리나경연대회에서 한라유치원생들이 준비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번 오카리나 대회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은 팀은 어디일까? 모든 참가자들이 각자의 매력을 뽐냈지만 가장 사랑스런 눈길을 받은 팀은 최연소 참가자 한라유치원이다. 학생합주부분에 참가해 샹젤리제, 나무의 노래 메들리를 선보인 한라유치원생들은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하늘색 원복을 맞춰 입은 아이들이 총총걸음으로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부터 환호성과 웃음소리가 섞여 나왔다. 30여명의 아이들의 귀여운 모습에 객석은 흐믓한 미소로 가득했다.

연주실력도 수준급이었다. 아직 어린 나이라 무대가 겁이 났을 법도 한 데 막상 연주를 시작하자 차분한 모습들로 놀라운 호흡을 이끌었다.

첫 곡 샹젤리제가 끝날 즈음, 아이들은 잠시 오카리나를 내려놓고 준비한 율동과 노래를 선보였다. 많은 아이들이 하나가 돼 보여주는 아기자기한 몸짓과 맑은 목소리에 관객들이 모두가 아빠미소를 얼굴에 가득품고 환호성을 질렀다.

부모들은 얼마나 흐믓했을까. 한라유치원 박현준(7)군의 어머니 이소영(41)씨는 “너무 뿌듯하고, 사실 이 정도로 잘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가슴이 벅찬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오카리나에 대한 칭찬도 한 마디 전했다. 이씨는 “집에서도 연습을 정말 많이하는데 아이가 그 때마다 즐거워한다. 또 옆집 아주머니가 현준이의 오카리나 연습하는 소리 들으며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할 정도”라면서 오카리나가 아이와 주변 사람들에게 즐거운 선물이 됐음을 밝혔다. 

▲ 14일 열린 오카리나경연대회에서 한라유치원생들이 연주와 함께 깜짝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 즐거운 선물이 한라유치원에 처음 들어온 것은 2005년. 당시 오카리나를 우연히 듣게 된 원장과 교사들이 너무 소리가 좋아 ‘아이들에게 가르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당연히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악기연주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구멍을 막고 소리를 내는 법을 가르치는 일은 힘든 과정이었다.

하지만 평소에 자유롭게 접할 수 있게 하니 실력은 부쩍 늘었다. 원감 강은진(38)씨는 생활 속에서 장난감처럼, 놀이도구처럼 오카리나와 함께 하게 했더니 연주실력이 느는 것은 물론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밥 먹을때도 옆에 두고 먹고 화장실 갈때도 목에 걸고 가고, 일상생활에서 손에 잡고 할 수 있게 했더니 어느 순간 고지에 오르더라구요” 

함께 준비한 무대를 아이들이 멋지게 꾸미자 선생님의 마음은 날아갈 듯 하다. 강 원감은 인터뷰 내내 한껏 기쁘고 들뜬 모습이었다. “뿌듯하고 눈물도 난다”면서 “오카리나 연주를 준비하면서 애들이 음악을 접하면서 심적으로 안정되고 자신감도 생긴 것 같다”고 즐거운 마음을 전했다.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가득 선물해 준 오카리나. 그리고 그 아이들이 다시 관객들에게 근사한 무대를 선보여 모두를 미소짓게 했다. 이쯤되면 오카리나는 ‘행복 전도사’가 아닐까?

아침에 유치원에 올 때부터 집에 돌아갈 때까지, 또 집에서도 오카리나를 손에서 놓지 않는 아이들. 이들에게 오카리나는 단순한 악기를 넘어 즐거운 장난감인 동시에 늘 함께하는 친구와도 같다. <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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