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단풍이 한창이란다. 온 줄도 몰랐던 가을이 벌써 한 가운데다. ‘가을 탄다’는 말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새파란 하늘이 이따금 시퍼렇게 보인다. 마음 한 구석이 허하다는 증거다. 볕 쬐는 것만큼이나 우울증에 좋은 건 역시 ‘음악’.
제주도가 고향인, 음악업계에 종사하는 세 남자. 제주에 문화 바람을 일으키겠다며 야심차게 내 놓은 신개념 문화투어 ‘Great Escape Tour(GET)’이 올해 마지막 일정을 남겨두고 있다.
여섯 번째로 치러질 11월 ‘GET’은 마음을 가다듬는 감수성 짙은 음악으로 채워진다.
오는 11월 9일부터 11일까지 펼쳐질 ‘GET in JEJU’는 안녕바다, 페퍼톤스, 몽니가 음악 보따리를 한 가득 짊어지고 바다를 건넌다. 지난 다섯 달 간 이름을 올렸던 뮤지션들과 달리 ‘말랑’한 음악을 선보이는 이들이다.
'GET'은 제주도 곳곳을 누빈다. 음악공연, 생태여행, 강연이 하나의 패키지로 이뤄졌다. 단순히 여행+공연이 아니라 공연이 여행이 되고, 여행이 공연이 되는 여정이다.
제주의 오름을 무대 삼아 야외 공연을 펼치는가 하면 제주도로 삶을 낚으러 온 문화예술인들과 격 없이 만나기도 한다. 뭣 모르고 즐겨도 좋을 제주 여행이지만 제주 토박이들의 해설이 곁들여져 의미가 더해진다. 단체여행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촉도 성화도 이곳에선 모르는 이야기다.
지난달부터 ‘GET 자파리’가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추가됐다. 자파리는 ‘많은 사람들이 이것저것 어지럽히며 노는 짓’을 가리키는 제주 사투리다. 달마다 사진, 건축, 영화, 미술, 문학 중에서 하나를 골라 그 분야의 전문가가 자파리 대장으로 일정을 함께 한다. 이번 달에는 여행 작가이자 칼럼니스트인 박사가 길잡이에 나설 예정.
이미 제주에 왔거나 제주에 거주하고 있는 이들은 ‘공연’만 따로 만날 수 있다. 10일 오후7시 제주아트센터. 입장료는 예매시 3만3천원, 현장에서 구입할 경우는 4만4천원이다.
자세한 사항은 www.GETinjeju.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070-4122-2534.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