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외국어 고등학교 전경
국제화 시대를 이끌어갈 글로벌 인재 양성을 내걸며 2004년 야심차게 문을 연 제주외국어고등학교가 최근 굴욕(?)을 맛보고 있다.

제주외고가 23일 2013학년도 신입생 전형을 위한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105명 정원에 152명이 지원해 1.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원외 선발을 제외하면 경쟁률은 1.46대1로 떨어진다. 전체 지원자도 2009학년도 281명에서 2010학년도 220명, 2011학년에는 177명으로 해매다 감소하고 있다.

외고의 대표학과인 영어과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 올해 영어과 일반전형에는 20명 모집에 20명이 지원하며 미달사태를 간신히 면했다.

제주외고의 입학 경쟁률 하락은 정부의 외고 억제정책과 함께 제주시내 일반계고교의 강세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실제 제주외고는 지난 2007년 제1회 졸업생 1명이 서울대에 진학한 이후 5년째 수시와 정시를 통틀어 합격자가 없는 상황이다.

제주시 평준화지역 일반계 고교에서도 연간 10명 가까운 학생들을 서울대에 진학시키는 것과 비교해 초라한 성적표다.

2010년부터 신입생을 중학교 영어 내신 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도 경쟁률 하락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제주외고 관계자는 "문과 학생만 있는 외고를 이과학생들이 있는 일반고와 진학을 비교해서는 안된다"며 "이과가 문과보다 대학 진학이 쉽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어과의 경우 지난해 지원했던 상당수의 우수학생들이 탈락한 사례가 있어 올해는 우수한 학생들이 다른 학과에 고루 지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외고는 1단계 전형 내신성적과 출결점수로 정원의 1.5배를 선발하고 2단계 전형에서 1단계 성적과 면접을 합산한 점수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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