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환 교수, 기후 포럼에서 기상학에 대한 사회적 투자의 중요성 강조

▲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기상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기상학자 양성과 기상학에 대한 사회적 투자가 선행되야 한다"고 밝혔다. ⓒ제주의소리

기상청의 예보가 틀리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못마땅해 한다. 어떻게 날씨 하나 제대로 예측 못하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제기는 기상학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태도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30일 제주지방기상청과 제주지역기후변화센터 주최로 제주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에서 ‘기후변화와 지역산업 포럼’이 개최됐다.

첫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기상청의 예보가 자주 틀리고 무능력하다는 일반적 인식을 겨냥한 듯 “과학은 점쟁이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보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투자로 기반이 마련되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기상청이 역할을 잘 수행하려면 사회적 투자가 필수적”이라며 이런 기반없이 무조건 높은 정확도를 요청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말했다.

그는 “관측과 예보 전달 체계의 구축과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을 위해서는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과학적 정보를 위해 인력과 시설에 투자해 과학정보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학 전공인 이 교수는 기후학, 기상학이 물리학이나 화학과 같은 다른 분야처럼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다는 데 그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짧은 역사로 인해 축적한 데이터베이스가 제한적이고, 관측 자료 확보의 어렵기 때문에 수치해석의 한계가 있다는 것. 그는 “수치예보가 시작된 것은 1920년대고 태풍관측은 기껏해야 1959년에 시작됐다”며 “역사가 짧은만큼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보를 수용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말을 보탰다. 그는 “과학적 예측의 한계에 대한 합리적 수용이 필요하다”며 “과학정보를 단순히 옛날에 점치던 이야기로 이해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과학 정보의 한계를 인정하는 동시에 그것을 무조건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것. 

▲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30일 열린 기후변화와 지역산업 포럼에서 '기후변화시대 기상·기후과학정보의 활용 가치'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제주의소리

이 교수의 발표에 이어 ‘스마트그리드-기후변화 대응  차세대 에너지산업’이라는 주제로 박경린 제주대학교 스마트그리드의 연구센터장의 발표도 진행됐다.

2부 토론에서는 허철구 제주대 환경공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박정규 기상청 한반도기상기후팀장, 강시철 제주도 스마트그리드과장, 차형기 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센터장, 김동순 제주대 생명자연과학대학 교수, 최광용 제주대 지리교육과 교수, 문성환 제주관광공사 처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번 포럼은 기후정보 활용을 통한 지역산업 발전, 기후변화시대에 필요한 기후정보 활용, 기상·기후 서비스 개발과 지원 방안 등 기후변화와 관련된 다양한 논의를 공유하기 위해 기획됐다. <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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