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농민들 제주 대한항공 앞에서 기자회견 열고 대형항공기 증편 요구

제주 농민들이 대한항공에 중대형 항공기의 배치를 늘리라고 주장했다.

이는 대한항공이 제주~서울 노선에 중대형항공기 대신 소형항공기를 배치하면서 화물 운송량이 줄어들어 출하를 앞둔 제주 월동채소들을 대도시에 제때 공급할 수 없게 됐다는 것.

 

▲ 4일 대한항공 제주지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농민들은 대형항공기들이 노선에서 사라지면서 겨울채소 운송대란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제주의소리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등 12개 농민단체는 4일 대한항공 제주지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형 항공기 배치를 늘릴 것을 촉구했다.

김영길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 채소작목반장은 “일년 중 겨울철은 제주 겨울채소의 화물 수송이 급증하는 시기”라면서 “이에 반해 대형항공기 운항 횟수는 오히려 감소했다”고 말했다.

김 반장은 “현재 오전 운항 기준 항공화물 규모는 하루 20톤에 불과하지만 제주의 겨울 채소 출하량은 64톤에 이르고 있다”며 “그런데도 겨울철 오전 시간대의 중대형 항공기 배치 요청은 성사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소형항공기의 용량으로는 전체 채소 생산량 1/3 수준 밖에 감당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박태관 전농 제주도연맹 의장은 “제주에서 생산된 신선채소는 오전 중에 제주를 떠나야 오후 5시까지 가락시장에 도착해 경매에 내놓을 수 있다”며 “공판시간을 맞추고 신선도를 유지하려면 항공기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는 지난 달부터 염려됐던 사안이다. 새누리당 제주도당은 지난 달 1일 중대형 항공기 운항이 줄어 겨울 채소 운송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 항공편을 확대해 줄 것을 대한항공과 국무총리실, 국토해양부에 건의한 바 있다.

지금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겨울채소 출하가 12월부터 본격화됐기 때문. 고봉희 전농 제주도연맹 사무처장은 “11월달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12월에 본격적으로 출하시기가 되면서 문제를 겪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측은 낡은 기종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기존에 A-300기가 낡아서 매각하고 새로운 기종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라며 “편수는 똑같은데 중형기에서 소형기로 규모가 작아진 것”이라고 밝혔다. A-300기종은 지난 8월 31일로 운행을 완전 중단했다. 또 “스케줄을 조정하는 등의 대책을 검토 중”이라며 “앞으로 잘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날 기자회견 후 박태관 전농제주도연맹 의장과 고봉희 사무처장은 신현오 대한항공 제주지점장을 만나 의견을 전달했다. <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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