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이용언 씨의 두 번째 수필집 '내 안에 한 그루 나무가 자란다'. ⓒ제주의소리

수필가 이용언 씨 3년 만에 두 번째 수필집 '내 안에 한 그루 나무가 자란다' 발간

예순하고도 다섯 살에 수필가로 등단했다. 몸 담았던 조직을 나서며 회고의 수단으로만 ‘수필’을 여기는 이들도 더러 있었지만 그는 달랐다. 등단 2년 후 첫 수필집을 낸 데 이어 이번엔 두 번째 수필집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 수필가 이용언 씨의 두 번째 수필집 '내 안에 한 그루 나무가 자란다'. ⓒ제주의소리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길목에 이용언(69) 씨가 새 수필집 <내 안에 한 그루 나무가 자란다>를 발간했다. 공직에서 물러나고 자리를 내려놓으며 마지막만이 남겨진 줄만 알았던 그는 수필을 통해 ‘시작’을 마주하게 됐다.

이번 새 수필집에선 첫 수필집에 미처 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갈고 닦고 다듬어 내놨다. 무겁지도 그러나 결코 가볍지도 않은 삶의 언어들이 우리네 가슴에 사뿐 내려앉는다.

그에게 있어 수필은 ‘한 그루의 나무’다. 2008년 예순다섯 나이에 대한문학으로 등단하고 이듬에 첫 수필집 <그 길에서 나를 만나다>를 내면서 수필가의 길에 접어들었다.

‘오랜 세월 나의의 무게에 짓눌려 감성은 굳고 가슴속도 꽉 막혔다. 한세상을 살아오며 내가 겪은 일들을 진솔하게 담아내려 했으나 언어의 한계에 부딪쳐 고뇌 속을 외로이 헤매기 일쑤였다’는 작가의 말마따나 예순을 한참 넘기고서, 살아온 이야기들을 속속 내보이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나이와 함께 굳어진 체면을 떼어내는 것도 아픔을 감수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펜을 놓지 않은 건 그 안에 꿈틀거리는 나무를 베어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작가는 털어놓는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가지치기에서 배우다’에서도 잘 드러난다. 내 수필은 잘 다듬은 한 그루의 감귤나무이고 싶다. 심각한 것은 나도 모르게 무성해버린 욕심을 잘라 내지 못하는 데 있다. 평소 무엇이든 버리기 어려워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작가는 강조하고 있다.

수필가이자 시인인 김길웅 씨는 이용언 씨의 새 수필집을 두고 “등단 2년 만에 첫 수필집을 편 데 이어 두 번째 수필집을 상재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의 치열한 작가정신을 짚어낼 만 하다”며 “아무나 수필나무를 키울 수 없다. 그는 튼튼하게, 무성하게 육성할 수 있는 타고난 부지런과 끈임없는 탐구열을 간직하고 있다”고 평한다.

대한북스. 1만2000원.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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