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부언 作 '팽나무의 숨소리'. ⓒ제주의소리
▲ 강부언 作 '팽나무의 숨소리'. ⓒ제주의소리

제주 대표 수묵화가 강부언(53)이 산남에 뜬다. 20여년 줄곧 매달려온 ‘삼무일기’를 달고서다.
 
그간 미국·일본·이스탄불·독일 등 전 세계를 누비며 숱하게 전시를 열어왔지만 서귀포에선 첫 전시다. 오는 21일부터 25일까지 서귀포시 이중섭 창작스튜디오.

28일 독일로 출국을 앞두고 남은 시간을 쪼개 마련한 전시다. 전시 기간이 짧은 대신 농도가 진해졌다. 강 화백 스스로 “역작만 골랐다”고 소개할 정도로 신경을 쏟았다.

자연의 숨을 그대로 화폭에 담겠다는 그는 ‘수묵’을 고집한다. 그의 그림은 화려한 기교나 색채가 없다. 물기 마른 거친 붓이 지나간 자리는 소리마저 들릴 듯 바람결이 선명하다. 그의 그림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1988년 어느 날부터 시작됐던 삼무일기. 언뜻 비슷해 보이는 작품 중 어느 것 하나 같은 게 없다. 시시각각 다르게 쪼개지는 햇살, 계절 따라 방향을 트는 바람 다 다르다. 사람의 감정이 늘 같지 않듯.

최근 독일에 다녀온 그는 어느 경지에 이르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욕심을 덜어내자 더욱 과감한 붓질이 가능해졌다. 물론 이번 전시에서도 선보인다.

전시 개막은 21일 오후6시.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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