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영 공대위 상임대표, 총리실 사이버 토론제안에 대한 반론

지난 공청회 사태 때 참석하시어 발제를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자리에 저도 참석하여 영리병원의 일방적, 졸속추진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밝히려고 노력하였습니다.

하지만 공권력에 의해 원천봉쇄되고, 공무원과 일부 관변단체에 의해 좌석이 점령당하고
공식적인 의사진행발언에 야유가 쏟아지고 공무원이 단상까지 올라와 마이크를 빼앗는 현장에서제 의견을 말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 순간 팀장님은 무얼 하셨습니까?

그저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걸로 임무를 다했다고 보십니까?
시민들의 참여를 원천봉쇄 한 사태의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분이 그런 관제, 날치기 공청회의 주역으로서 끝까지 총리실의 일방적 의견을 충분히 다 발표하신 분이 이 무슨 제스처입니까?

총리실은 당시의 공청회 사태에도 불구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공청회를 강행해야 한다고 제주도를 압박하였습니다. 정부입법안에 대한 공청회는 총리실 주관입니다. 따라서 이번 관제,날치기공청회의 책임의 상당부분이 총리실에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숙하고 계셔야 할 분이 생뚱맞게 제주도청 홈페이지에서 자유토론을 하자고 하시니 팀장님이 아무리 순수한 의도를 가지고 글을 쓰신다고 해도 그동안의 과정에서 제주도와 총리실이 심어놓은 불신의 상처가 너무 크고 깊다 하겠습니다.

저는 수없이 애원하다시피 제주도와 총리실에 요청하였습니다.
제발 시간제한을 두지 말고 영리병원의 허용이 제주사회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에 대한 공개토론을 하자고 말입니다. 단 한 번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몇 번의 방송토론,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실의 토론이 전부입니다. 그게 그렇게 어렵던가요. 왜 팀장님 같은 분이 나서서 공개 자유토론을 해야 한다고 총리실 특별자치도 추진기획단에서 주장하지 못하셨나요. 그리고는 이제와서 사이버 토론이나 합시다? 얼마나 반영될 수 있을까요.

영리병원 문제는 이미 팀장님의 손을 떠난거 아닌가요. 팀장님의 이런 시도는 순수하지도 못할 뿐더러 위선적이기 까지 합니다. 괜한 수고를 하시는 군요.

1. 해외의료기관 유치에 대하여

팀장님 글 역시도 해외유명병원유치의 가능성과 그것이 제주에 미칠 큰 도움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글 (제주의소리, [해외의료기관 유치 가능한가])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상당한(!) 기간 제주에 해외 유명의료기관 유치는 사실 상 어렵다는 점은 김창의 단장님도 인정하였습니다.

저는 객관적으로 현실성이 없다고 봅니다. 인천 경제특구의 경우 법 개정 1년 만에 겨우 우선협상대상자가 지정이 되었고 실제 미국 유명병원유치가 성사될 지는 아직도 불투명합니다. 물론 이정도 진척된 것도 서울, 경기 등의 국내 고소득층의 고급의료수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제주에 이런 의료수요조차 있습니까? 앞으로 있을 거라 보십니까?
싱가포르는 주변에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의 의료후진국이 있습니다. 이들 나라의 고소득층이 싱가포를 의료허브의 주 고객층이지요. 이들 나라는 문화적, 언어적으로 매우 가까운데 의료에서 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제주 주변에 이러 나라가 있습니까?

중국에는 이미 세계 유수의 의료기관이 진출해 있고 중국내 의료수요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물론 의료비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싸구요. 중궁 환자가 비싼 경비를 들여서 낯설고 물설은 제주까지 와서 훨씬 비싼 의료비를 내면서 진료 받으러 오겠습니까?
태국하고는 굳이 비교하지 마십시오. 의료수준이 비슷하다고 전제하면 태국은 우리 경쟁상대가 아닙니다. 1/3에 불과한 의료비(이는 그나라의 물가수준, 인건비 등에 의해 결정된다), 장기체류가 가능한 싼 여행경비, 풍부한 관광자원, 천만명이 넘는 일년 외국인 관광객 등등

'큰 맘 먹고 제주를 찾았는데 정말로 볼게 없더라'고 하신 팀장님의 말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의료비가 비싸지면 주민들이 이용하지 않겠지요' 라고 토론에서 말씀하셨지요. 의료에 대하여 주장하시려면 먼저 의료의 특수성에 대하여 공부하십시오. 기획예산처에서 경제통으로 능력을 발휘하시는 팀장님께 버거운 일일지 모르겠습니다. 보건 경제학 제일 첫머리에 '의료는 절대 경제논리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라고 씌여 있습니다.

2. 지역 의료체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총리실은 해외의료기관 역시도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고 입법예고안에 반영했습니다.
이는 제주에 해외의료기관 유치가 사실 상 현실성이 없다는 판단을 했다는것 일 뿐만아니라
사실 해외의료기관 유치는 국내 영리병원허용을 위한 명분에 지나지 않음을 총리실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 단언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글에 첨부하는 자료를 읽어보십시오)

여러가지 시뮬레이션을 적용해보더라도 제주에 진출할 국내외 영리병원은 200~300병상 규모의 전문병원 이상을 넘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정도 규모의 영리병원이 제주의 의료발전에 도움이 되는 측면 보다는 시각한 결과들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됩니다. 이 영리병원은 기존 도내 의료기관과 제한된 환자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할 겁니다.
고급의료를 내세워 호화로운 병원 시설, 친절한 서비스로 차별화를 시도할 겁니다.

법률적으로도 자유로운 영리활동을 병원에 보장해주면서 강제로 건강보험을 지키라는 논리는 모순입니다. 영리병원이 이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가면 지게 되어 있습니다. 영리병원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게 해서 도민들만 좋아지게 되었다는 팀장님, 김태환 지사님의 말씀은 명백히 거짓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중소규모의 영리병원이 외형적으로 기존 도내 의료기관과 무엇이 다릅니까?
심각한 역차별 아닙니까?
기존 의료기관의 반발이 있겠지요 어느 정도일 거라고 예상하십니까?
기존 의료기관도 고급의료를 확충하면서 당연히 경쟁할 뿐만 아니라 아마도 격렬히 정책에 대하여 저항할 겁니다. 이를 일년에 단 두건의 조례발의 밖에 못하는 제주도의회에다 맡기겠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할 정부가 너무나 무책임 한 것 아닙니까?
대한병원협회가 외국 영리병원은 반대하고 국내영리병원은 찬성한다고 하였습니다.
왜그런다고 보십니까?
병원협회가 원하는 것은 자유로운 영리활동일 뿐만아니라 국민건강보험체계로부터의 이탈입니다. 지난 2002년에 헌법소원까지 냈지 않았습니까? 국민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보장해야한다고 말입니다. 팀장님이나 김창의 단장님이나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국민건강을 충분히 보장할 때까지 건강보험 당연지정은 옳다' 이게 헌법재판소의 판결이었습니다. 왜 총리실 스스로 이르르 부정하려 합니까?

의료인으로서 단언하건데 영리병원이 의료의 질을 절대 높여주지 않습니다.
영리병원이 제도화된 미국의 수십년 간의 연구 결과에서도 명백히 증명되고 있습니다.
영리병원의 비용 효율은 공공의료기관에 비해 훨씬 떨어집니다. 따라서 고수익을 전제로 하지 않는 수 없지요. 고가의료, 비급여 의료에의 집중과 기초의료의 소홀로 나타날 수 밖에 없습니다. 예방, 보존 요법의 치료 보다는 돈이 되는 외과적 수술에 적극적이며, 병상회전율을 높이기 위하여 환자의 조기퇴원을 권하게 됩니다.

지금 이순간도 양심적인 의료인들은 병상의 환자를 앞에 두고 수익이냐, 의료인의 양식이냐의 갈림길에서 매순간마다 고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그 외에 높아지는 의료비 보충을 위해 민간의료보험이 전면도입될 수밖에 없다는 점, 기존의 공공의료기관은 고급의료 경쟁에서 밀려 서민 의료기관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점,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실효성이 없어진 건강보험 강제가입 폐지 요구와 탈퇴가 현실화 되어 건강보험체계가 위협받게 된다는 점 등등에 대하여 팀장님은 진실로 진지하게 고민하여 보았나요.

너무도 쉽게 대답들을 하고 있습니다. 단지 긍정적인 일부만을 부각하고 있으며, 보건의료계의 지적에 대한 철저한 외면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제주 기획단장님은 아직도 방송토론에 가면 싱가포를 이야기를 합니다.
싱가포르에 외국병원이 있나요? 딱 하나 있습니다.
그것도 싱가포를 국립대병원에 분원 형태로 미국 존스 홉킨스 특급병동이 있습니다.
미국인 의사 딱 두명 있습니다. 그것도 대만인과 일본인 출신. 여기서 내국인 진료를 허용합니까? 허용하지 않습니다. 왜 거짓말들을 하십니까?

왜 국민의 건강권을 좌우할 중대사안을 경제부처,총리실이 총대메고 나서는 겁니까?
보건복지부가 강력히 반대하는데 왜 이렇게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겁니까?

제가 무조건 반대합니까?
국민적 합의를 이룰 때까지 미루고 신중하고 또 신중한 논의와 합의의 과정을 거치자는 거 아닙니까?

3.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 상에 영리병원 허용을 관철시키고야 말겠다는 총리실의 일방적 추진에 관하여

총리실은 모든 문건에서 "제주도가 원한다면" "제주도가희망한다면" "제주도의회가 의결하고 제주도지사가 승인한다면"이라는 수식어를 제일 앞머리에다 적어 놓더군요. 정말 그러합니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십시오!
영리병원허용은 총리실, 정부내 경제부처에서 힘의 논리로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미 민간보험 회사의 의료상품 매출이 10조원에 육박합니다.
영리병원이 본격적으로 허용될 경우 민간의료보험 시장은 황금알을 낳는엄청난 시장이 될겁니다. 삼성, 현대등 소위 빅3 보험사의 의료상품 매출이 75%에 달합니다. 국민건강보험료가 약 12조원이니 우리국민들이 내는 보험료를 합하면 무상의료다 라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있습니다.

삼성은 자체 시나리오를 통하여 6가지 단계의 의료-금융 네트워크 계획을 추진하면서 영리병원 도입체계에 대비해오고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창에서 영리병원을 쳐보십시오.

삼성의료원은 전국적으로 1만개의 병상(종합병원20개에 해당)을 목표로 민간의료기관 인수와 자체 의료전달 메카니즘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미 7000개의 병상을 확보했다고 합니다.
삼성생명의 의료상품 매출이 4조원 가까이 됩니다.

지금의 보충형 의료상품에서 실손형 민간의료보험으로 발전할 것을 예상하여 삼성의료원 네트워크 병원과 연계하는 금융보험-의료 복합 네트워크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미 자체 시나리오 중 제 4단계까지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현대라고 가만히 있지는 않겠지요. SK그룹 역시 의료계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습니다.

왜 경제부처가 영리병원허용에 사활을 걸고 전경련이 전면에 나서 영리병원허용을 강력히 주장하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기서부터 풀립니다. 전체 의료산업의 외형은 엄청나게 성장할 것입니다.

의료계는 소수의 재벌병원 재편될 겁니다. 실로 자본활동의 새로운 수익창출의 장이 열리는 겁니다. 경제부처, 총리실은 이를 의료산업화, 의료의 경쟁력강화, 의료분야에의 자본참여활성화로 포장, 선전하고 있는 겁니다.

4. 지역의 대안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팀장님의 순수한 의도와는 상관없이 제주 지역사회는 지금 큰 홍역을 치루고 있습니다.
너무도 급하게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시민단체도 사활을 걸고 대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합리적인 토론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것이지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금번 특별자치도 특별법에서 의료분야 영리병원허용은 유보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팀장님이 제기한 문제들을 농의할 가치를 인정합니다.
지역의 책임있는 분들이 같이 모여 신중히 의논하고 합의를 해나갈 수 있는 과정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난 후 차후 특별법 보완과정에서 도민 합의안 을 반영해도 늦지 않습니다. 건승을 빕니다.

제주참여환경연대 허진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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