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로 피신온 사람들이 지슬(감자)을 나눠먹고 있는 영화의 한 장면. 실제로 제주시 동백동산에 위치한 이름 모를 동굴에서 촬영됐다. 이번 지슬원정대 코스의 일부이기도 하다. ⓒ제주의소리

제주서 영화도 보고 촬영지 여행도 다니는 '지슬원정대'

▲ 동굴로 피신온 사람들이 지슬(감자)을 나눠먹고 있는 영화의 한 장면. 실제로 제주시 동백동산에 위치한 이름 모를 동굴에서 촬영됐다. 이번 지슬원정대 코스의 일부이기도 하다. ⓒ제주의소리

제주4.3사건을 다룬 영화 '지슬'의 촬영지를 직접 찾아다닌다.

자파리필름과 제주생태관광(대표 고제량)이 공동으로 기획한 여행 상품 '지슬원정대'다.

오멸 감독의 네 번째 장편영화인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II은 4·3사건 당시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큰넓궤 동굴로 피해있던 마을 주민 수십 명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관광지로만 여겨지던 섬 땅 이면에 스며든 슬픈 역사를 흑백으로 더듬었다.

'지슬'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4관왕을 휩쓸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독립영화사에 남을 걸작"이라는 평을 받으며 2012년 올해의 독립영화상으로 선정됐다. 최근엔 최고 귄위를 지닌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주목을 이끌기도 했다.

국내외 영화제에서 수상을 거듭하며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주4.3사건에 대한 궁금증도 커져갔다. 또한 제주에서 먼저 개봉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제주까지 오겠다는 관객들도 늘어갔다.

자파리필름은 "영화 완성단계 때부터 지슬투어에 대한 구상을 해왔다. 제주 개봉을 앞두고 제주생태관광의 도움을 받아 지슬원정대를 꾸리게 됐다"고 귀띔했다.

오는 3월 1일 개봉일에 맞춰 제주에 내려와 4·3유적지와 영화 촬영장을 둘러본다. 1박2일, 2박3일 일정으로 나뉘어 총 8차례 진행된다.

제주시 북촌리 너븐숭이 애기무덤과 순이삼촌 문학비, 봉개동 4·3평화공원 등 4·3사건에 대한 이해를 돕는 유적지를 둘러본 뒤 영화의 배경인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돌문화공원, 선흘리 동백동산, 구좌읍 종달리에 위치한 용눈이오름을 찾아다닌다.

이번 일정에는 실제 주민들이 느꼈을 절망과 공포를 몸으로 겪어보는 동굴체험 프로그램도 짜였다. 영화 마지막을 장식한 큰넓궤 동굴은 입구가 워낙 좁아 출연진들조차 겨우 드나들던 곳이다. 게다가 일반인은 출입이 제한된 터라 꿩 대신 닭(?)이라고 대섭이굴이 대신 낙점됐다.

'지슬' 출연진이 동행하며 촬영 당시의 에피소드를 털어놓는 시간도 마련된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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