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경 칼럼> 실패는 시작전부터 이미 예측 되다가도 남은 것

이미 시작전부터 실패는 눈에 보였다. 판매장 만든다고 출장 온 공무원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그 자리에 그런 물건 만들어 봐야, 내 눈에는 실패가 보인다. 그러니까 도민 세금 쓰지 말고, 하지를 말든지, 아니면 성공이 가능한 계획을 다시 세워 보아라"

너도 나도 이구동성으로 "할으방(도지사)의 그 자리에 그 계획으로 낙점이 된 사업이니 우리들은 그대로"

그래? "그저 할으방 잘 부르지도 못하는 노래에 춤이나 잘 추는 척 할려는 Yes Man 들아"라는 개탄이 저절로 나왔다. 판매장의 실패는 시작전부터 이미 예측 되다가도 남은 것이었다.

그럼 왜 실패가 눈에 보였을까?

첫째, 장소다. 그 자리는 오피스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오피스에 근무하는 회사원들을 위한 장사라면 어떻게든 가능할런지 모르겠지만, 한국에, 또 제주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가는 곳이 아니다. 나 보고 제주도 물건을 사러 거기에 가라면, 차비쯤 받아도 가기가 싫다. 시간이 너무 허비 된다. 제주도 출신인 내가 그래야 될 그런 장소다.

한국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조선시장이 있는 쯔루하시(鶴橋)다. 이 쯔루하시 혹은 조선시장이라면 모르겠다. 이 일대는 토요일날 일요일날은 사람이 넘쳐난다. 이렇게 시장에 모인 한국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제주도 가게를 열어 "제주도에는 이런 물건도 있습니다, 어떻습니까?"라고 해야 된다.

허허벌판에 가서 그런 전시장 하나 만들었다고 사람들 모이게 하는 집객효과는 꿈도 못 꾼다. 돈을 준대도 모이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물건을 사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터에 가게를 만들어야 물건을 팔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출장 온 만나는 공무원들마다 했다.

'지사님의 결정이라서'라며 벌벌 기는 척하며, Yes Yes 만 하겠다는 자세.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이런 말까지 나왔다. '집세가 없는 집이라서' 그려, 떡 본 김에 지내지 않아도 될 제사까지 지내고 보자는 심보구나.

둘째, 장사 대상자들이 누구인지 모르겠다.

말단 소비자를 위한 철저한 슈퍼마켓도 아니고, 중간 상인들을 위한 철저한 도매상도 아니고, 회사를 상대로 하는 철저한 소개업자도 아닌, 무엇하는 곳인지를 모르겠다. 그러니까 무엇을 사러 가야 하는 곳인지를 모르겠다. 거기에 또 취급하는 상품도 너무 다양하다. 식품도 있고 공산품도 있다.

'하루 매출 6만원, 오사카 제주판매장 운영 궤도수정'이란 기사가 3월4일부로 올라와 아주 속깊이 잘 읽어 보았다. "지금까진 홍보 안할려고 해서 못했나? 홍보 하는 방법이 나뻐서 못했지"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궤도수정을 한다고 하지만, 수정하기도 전에 결과가 내눈에는 보인다.

이런 일이 우근민 도정이 하는 일이며, 그 한계인가 라며 생각해 본다.

7대 자연경관처럼 소문난 큰 잔치를 한다며, 사람들 힘들게 만들고 혈세를 썼지만, 소문난 잔치 먹을게 없었다. 오사카 상설 전시관도 마찬가지. 소문은 우렁차게 만들어 제주도에서 사람들 잔뜩 데려다가 테이프 커팅 등 화려하게 하기는 했지만, 결국은 도민들 혈세만 쓰고 있다.

▲ 신재경 세이비(成美)대학 교수. ⓒ제주의소리

그때 제주도에서 오사카에 와서 화려하게 테이프 커팅을 한 사람들은 곧 시말서를 받아야 한다. 특히 잘 보이려고 제일 앞줄에 선 높으신 분들부터 시말서를 꼭 받아야 한다. 이유는 도민 혈세를 쓴 까닭이다.

우근민 도정, 우렁찬 소리와 함께 큰 전시에만 눈이 크다. 그래야 다음번에 본인에게 유리하니까. 그러나 소문난 잔치 먹을게 없다. 거기에 목을 쏙 집어넣고 "Yes, Yes"만을  연발하는 제주도 공무원들. 답답하다. / 신재경 세이비(成美)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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