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입소문에 단체 관람 '한 몫'...이번주 안으로 1만 관객 돌파 전망

 

▲ 영화 '지슬' 개봉 첫날 무대인사 장면. <제주의소리DB>

지역 영화계는 물론 국내 영화계가 들썩인다. 영화 ‘지슬’이 주말 사이 관객수 8000명을 넘겼다. 흔히 독립영화의 성공을 가늠하는 기준이라고 일컫는 1만 명이 눈앞이다.

지난 9일에는 오멸 감독의 전 작품인 ‘뽕똘’이 KBS1 독립영화관에 방영되며 전국 시청자들에게 소개됐다. 제주 출신 감독이 제주에서 만든 독립영화가 지상파에 방영되기는 가물에 콩 나듯 한 일.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전국 개봉일인 21일 전에는 1만 명은 거뜬히 넘을 전망이다. 이르면 14일 안팎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슬’이 열흘 만에 8000명 관객을 불러들인 것은 입소문이 컸다. 제주영상위원회와 4.3평화재단의 지원에 ACF, 소셜 펀딩 등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다 만든 영화 지슬은 마케팅 비용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한 편의 영화가 개봉으로 이어지기까지 마케팅에 쓰는 돈은 평균 10억.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제작비의 3분의 1에 달한다. 오히려 더 큰 경우도 있다.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는 제작비 1억5000만원에 마케팅비만 7억원을 썼다. ‘지슬’은 엄두도 못 낼 금액이다.

입소문에 입소문이 불어나면서 주말에는 세네배 관객이 몰려들었다. 진심이 짓는다는 광고 문구처럼 진심이 만든 영화에 관객들 마음이 움직였다. 평소 영화관 나들이가 드물던 60대 이상 관객들도 상당수다. 평생 아닌 척, 모른 척하며 꽁꽁 숨겨뒀던 과거의 이야기를 확인하기 위해 영화관 문턱을 넘고 있다. 자녀를 동반한 부모 관객들도 꽤 된다.

단체 관람도 한 몫 하고 있다. 개봉 첫날 제주도의회는 상영관 하나를 통째로 빌렸고 민주통합당 제주도당은 3월 당원의 날 행사로 50여명이 지슬을 관람했다. 제주도청과 제주도교육청도 마찬가지다. 서귀포시에 상영관을 확보하자 서귀포시청에서도 과마다 단체 관람이 이어지고 있다. 모임이나 자생단체 등 20명 안팎의 ‘끼리끼리’ 관람도 무시 못 할 숫자다.

자파리 필름 관계자는 “이어지는 관심에 감사할 따름이다. 설문 조사나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해보면 호응이 크다. 개봉 초반에는 영화 자체에 대한 놀라움에서 이제는 영화를 찍고 만드는 과정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주고 계시다. 서울 개봉을 앞두고 열렸던 시사회도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1만 관객’은 시작에 불과하다. 그러나 영화의 흥행은 수단일 뿐이다. 영화적 사건이 불러일으킬 4·3의 재인식이 오멸 감독을 비롯한 영화 관계자들의 바람이다. 오멸 감독은 “4·3으로 희생된 제주도민이 3만 여명 이상인 점을 들어 돌아가신 분만큼 알리는 것도 우리의 숙제”라고 말한 바 있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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