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남편은 자살, 부인은 타살로 잠정 추정
1년전부터 다단계 판매에 빠져 수억원 채무

▲ 양씨부부가 운영하던 북제주군 조천읍 모여관 카운터
여관을 운영하던 부부 변사 참극의 원인은 다단계 판매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오후 8시10분경 북제주군 조천읍 모 여관 지하실에서 남편 양모씨(59)와 부인 정모씨(53)가 숨진 채 아들에 의해 발견됐다.

양씨는 지하실 천정 보일러 배관 파이프에 나일론 끈으로 목을 매 숨졌고, 정씨는 바닥에 누워있는 상태에서 동일한 끈으로 목이 매인 채 밸브에 묶여 있는 상태로 사망해 있었다.

경찰은 2차례의 현장검증 결과 양씨의 사인은 발이 공중에 매달려 있고, 매듭이 목뒤에 위치해 있는 자살로 추정했다.

▲ 경찰이 여관 내실에서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하지만 부인 정씨의 경우 얼굴과 왼쪽귀 부위가 폭행에 의해 부어 있었고, 혈흔도 발견됐을 뿐만 아니라 하의 바지는 찢긴 채 벗겨졌고, 양손이 등뒤에 위치한 상태로 타살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 양씨 부부의 여관에는 카운터와 내실, 지하실 입구 등 4곳에서 숨진 부인 정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혈흔이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은 부부 변사체 모두 양손목까지 경직된 것으로 보아 사망시간은 오후 1시 경으로 판단하고 있다.

가족과 주변 사람에 따르면 숨진 부부는 다단계 판매에 빠져 수억원대의 채무가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빚 때문에 부부는 잦은 다툼을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아들은 경찰 조사에서 "부모님이 평소에도 자주 다툼을 벌여왔다"며 "집에 도착했을 때 간판불이 켜지지 않아 주변을 찾던 중 지하실에서 사망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30일 현장에서 만난 인근 김모씨(60.여)는 "1년전부터 부부가 다단계 판매에 빠져 상당한 빚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제 6시30분경에 도착했을 때에도 현관문이 열려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나도 양씨부부에게 5300만원을 빌려줘 아직까지 받지 못하고 있다"며 "평소에도 다단계 판매에 빠져 부부싸움이 잦았다"고 증언했다.

양씨 부부는 경찰조사에서 금융권에서만 1억2000여만원의 채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경찰은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아 양씨부부의 부검을 실시하는 등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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