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가 올해 5억원을 투입해 발굴 예정인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고려시대 쌓아 올린 제주 항파두리 내성의 축조 기술이 740년만에 세상에 공개될까?

20일 제주시 문화유적지관리사무소(소장 고매숙)는 사업비 5억원을 투입해 항파두리 항몽유적(사적 제396호) 내성지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항파두리는 고려 원종 12년(1271년) 여몽연합군에 대항하던 삼별초군이 완도에서 제주도로 입도하면서 군사력을 재정비하는 시기에 축성한 방어용 성(城)이다.

3년 후인 고려원종 14년 삼별초군이 여몽연합군에게 패배하면서 성은 함락됐다. 이후 근대까지 방치되다가 1978년 6월 재정비후 일부 복원에 나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성의 둘레는 약 6000m 길이는 남동과 북서쪽으로 가장 긴쪽이 약 1458m이다. 남서와 북동으로는 가장 짧은쪽이 664m로 타원형이다. 성은 내성과 외성으로 나눠져 있다.

제주시는 성내 건물지와 부속시설의 배치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2010년부터 6억여원을 들여 제주문화유산연구원(이하 연구원)에 의뢰해 단계별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원은 지난해까지 세 차례에 걸쳐 19만4329㎡에 이르는 주요 건물터와 토성에 대해 단계별로 발굴조사를 실시해 삼별초 대몽항쟁의 구체적이고 고고학적 증거를 파악했다.

올해 조사는 항몽유적지 내성(內城)을 중심으로 제주시 애월읍 상귀리 1필지 2000㎡에 대한 발굴조사가 이뤄진다. 조사의 핵심은 복원을 위한 내성의 축성방법과 구조, 규모 등이다.

2010년 조사에서 연구원은 내성이 흙과 자갈 등으로 쌓은 ‘토성(土城)’의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는 내성이 돌로 쌓은 ‘석성(石城)’이라는 그동안의 학설을 뒤집는 결과였다.

제주시는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내성의 범위와 축조재료, 방법 등에 대한 의혹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시굴조사를 토대로 항파두리성에 대한 복원 계획도 마련키로 했다.

문화유적지관리사무소는 “항파두리성은 강화중성의 토성과 축성법에서 매우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발굴조사로 각종 의문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순차적인 발굴조사 용역을 통해 항파두리의 학술적인 정보를 기록에 남길 것”이라며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보존과 정비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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