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말기 고전소설 배비장전을 원작으로 한 제주 창작 오페라 '拏' <애랑&배비장>. ⓒ제주의소리

제주 창작 오페라 '배비장전' 타이틀 및 기본계획 공개...오는 10월 첫 선

차기 제주 대표 문화콘텐츠 자리를 찜한 제주 창작오페라 '배비장전(가제)'이 모양새를 드러냈다.

지난 5월 제주도 '제주 창작오페라 육성' 공모에 선정된 제주오페라단(단장 권영희)이 가제였던 배비장전 이름을 내려놓고  '拏' <애랑&배비장>으로 골랐다.

조선 후기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 배비장전은 신임 목사를 따라 제주에 온 배비장을 못마땅하게 여긴 현감이 기생 애랑과 짜고 그를 홀려 타락시키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1966년 '살짜기 옵서예'라는 이름으로 국내 1호 창작 뮤지컬도 만들어졌다. 당시 4일동안 7회 공연만으로 약 1만6000명 관객으로 기록을 남겼다. 최근 국립창극단과 CJ E&M, 뮤지컬해븐에 리메이크되는 등 흥행면에서 뒤쳐지지 않는다는 평을 듣는다.

이번 제목으로 낙점된 '拏'는 붙잡다는 뜻의 한자어로 여성(女)이 손(手)으로 붙잡는 형상을 띤다. 주인공 애랑이 배비장을 쥐락펴락한다는 줄거리를 함축하고 있다.

제주오페라단에 따르면 '원작 훼손은 금물'이라는 원칙으로 큰 틀은 그대로 두기로 했다.  대신 제주어 대사를 쓰거나 지역의 예술인을 내세우는 방법으로 제주 정서를 담아낼 작정이다.

현재 제주시 조천읍 '연북정', 아라동 '방선문 계곡' 등 작품 배경이 등장하는 제주 명소들에 고증과 답사를 진행 중이다.

또한 '더블 캐스팅'으로 프랑스, 오스트리아, 이태리, 일본 등 세계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제주출신 성악가 강혜명, 광주대 외래교수인 테너 이원용, 중앙대 외래교수 소프라노 이은희가 주연을 맡는다.

지역 음악가들로 이뤄지는 출연진은 오디션으로 뽑을 예정이다. 오는 7월 14일 제주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주역인 배비장 2인, 애랑 1인과 기타 조역 및 단역에 따른 오디션을 진행한다. 

7월 중 출연진이 확정되고 나면 준비를 재촉해 오는 10월에 첫 선을 보인다. 탐라문화제 기간 중 콘서트오페라 형식으로 무대에 올리고, 11월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 동안 제주아트센터에서 본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당초 작곡과 편곡을 맡으려던 허걸재 작곡가는 일정상의 이유로 하차했다. 대신 제주 출신으로 대본 각색을 담당했던 이성헌 제주대 교수가 음악감독을 겸하기로 했다.

이밖에 예술총감독(이춘기 제주대 교수), 대본 및 음악감독(이성헌 제주대 교수), 연출(박병도 전주대 교수), 기획(김태관 한국음악협회 제주도지회 기획이사) 등 추진위원회를 꾸렸다.

권영희 단장은 "제주에서 오페라 장르에 도전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누군가는 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음악인, 미술인, 무용가, 배우, 연예인 등 제주의 예술가가 함께 참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 조선 말기 고전소설 배비장전을 원작으로 한 제주 창작 오페라 '拏' <애랑&배비장>.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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