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서포터즈 도내 첫 '미술품 경매' 진행...도내·외 작가 42점, 15만원부터 2000만원까지

전 세계 주요 미술시장은 물론 국내에서도 경매를 통한 미술품 거래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지만 제주에서는 흔치 않은 광경이다.

지난해 '제주문화지킴이' 역할을 자처하며 활동을 개시한 제주문화서포터즈(회장 양의숙)가 오는 22일 오후 5시 제주 아트스페이스씨에서 '미술품 경매전'을 진행한다.

화랑을 통해서 혹은 알음알음 미술품을 구입하던 제주 사회에서 '미술품 경매'는 아직도 낯설다. 작가에게나 미술 애호가에게나 영 머쓱한 일처럼 여겨진다.

제주문화서포터즈 창립 1주년 행사로 '미술품 경매'를 고른 데에는 이번 기회에 지역사회에 미술품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자 하는 바람에서다.

이번 경매 진행은 15년 경력의 미술품 경매사이자 아트디렉터로서 문화예술교육 컨설팅그룹 에이트 인스티튜트를 운영하고 있는 박혜경 대표가 맡는다. 서울옥션 경매진행 200회 이상의 경력을 지닌 국내 1세대 여성 경매사다.

규모는 작더라도 제대로 된 '미술품 경매' 현장을 체험하는 기회가 되도록 번듯한 구색을 갖춘 것이다.

양의숙 회장이 귀띔한 미술품 경매의 참 매력은 '누구'나 '낮은 가격'에 미술품 소장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구하기 어려운 작품을 만날 수 있음은 물론 운이 좋다면 평소 눈 여겨둔 작품을 오히려 시중가보다 낮게 손에 넣을 수도 있다.

▲ 제주 출신 강요배 화가. <제주의소리DB>

이번 경매는 시중가보다 절반 가량 되는 금액부터 응찰할 수 있다.

강승희·강요배·고영훈·김영철·이기조·홍진숙 등 제주 작가들부터 조병현·송영방·임직순 등의 도외 작가들 작품 42점이 이번 경매 품목에 올랐다. 부담 없는 가격에 경매에 참여할 수 있도록 판화와 회화 소품을 주로 골랐다.

김창열 화백의 8호 짜리 '물방울'과 지난 8일 타계한 송수남 작가의 10호 짜리 '꽃' 등 소품은 좀체 보기 어려운 작가들의 작품도 구미를 당기게 한다.

미술평론가 유홍준 씨가 직접 그리고 기증한 '세한도' 부채도 눈길을 끄는 품목이다.

고영훈 작가의 '작약과 나비', 강요배 작가의 '전복' 등 제주 출신 작가들이어도 제주서 쉬이 볼 수 없던 작품들도 선보인다.

또한 김창열·이왈종·이중섭·박수근·천경자·김종학 등 한국 화단 거목들의 판화 작품은 15만원에서 20만원 사이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18일부터 22일까지 경매에 올라온 작품들을 미리 볼 수 있는 전시도 열린다. 사전에 서면으로 응찰할 경우 경매에서 우선권을 부여받는 이점이 따른다.

양의숙 회장은 "제주에서 미술품에 대한 인식전환뿐만 아니라 이번 기회에 국제자유도시 제주에서 '홍콩 상하이 경매'와 같은 국제 경매가 이뤄질 수 있는 초석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 수익금 일부는 제주에서 진행되는 문화프로젝트에 쓰일 예정이다.

문의=예나르 화랑(02-739-4300), 아트스페이스씨(064-745-3693).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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