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오름 콘서트’.
‘한여름밤의 예술축제’.
‘2013강정 평화생명대행진’.

달력 한 장이 넘어간다. 8월이다. 한낮 기온은 나날이 기록을 깨뜨리고, 이 계절을 놓치기 싫은 관광객들은 구름떼처럼 제주도로 몰려든다. 더위를 피한답시고 방콕하거나 실내에만 갇혀 지낼 수는 없는 노릇. 한 여름 제주는 이 계절에 특히 좋은 것들을 고르고 모아서 사람들을 기다린다. 돈도 필요 없다. 티셔츠에 슬리퍼 차림으로도 즐길 수 있는 제주의 여름밤이다. 취향 따라 입맛에 맞게 제대로 고른다면 갑절로 즐거운 주말이다.

▲ ‘별빛 오름 콘서트’.

#. 제주 오름에서 ‘별 헤는 밤’이 펼쳐진다. 밤만 되면 갈 데 없다던 관광객들을 오름으로 불러들인다.

‘별빛 오름 콘서트’가 3일 오후 7시30분 제주시 별도봉에서 열린다.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행사에는 별별 아이템이 가득이다. 소원등을 들고 장수산책로 걷기, 별 스토리-진행자의 나의 별 찾기, 별 분양, 제주의 별 문화 소개, 시낭송-별 헤는 밤 (시인 혹은 참가객), 별떡과 차 마시며 소통하기, 소원 종이 태우기 등으로 짜였다.
 
게다가 풍성한 공연마당까지 더해져 별밤의 낭만을 절정으로 이끈다.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소장 강문규)가 주최하고 제주의 별밤지기들이 주관하는 행사다. 올해 말까지 15번의 토요일마다 ‘별 헤는 밤’을 선사한다.

▲ ‘한여름밤의 예술축제’.

#.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인기몰이를 해온 ‘한여름밤의 예술축제’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제주시가 탑동 해변공연장 일대에서 20년째 진행해 오고 있는 공연 퍼레이드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7~8월이면 제주시민들은 열대야를 달래러 탑동을 찾곤 한다. 객석 구분 없이 앉아서 공연을 즐기면 된다. 시민 뿐 아니라 관광객들도 어우러져 다양한 공연과 함께 추억을 남긴다.

지난 25일 개막한 축제는 제주 안팎의 45개 공연팀과 전시에 참여 5팀 등 총 50개 팀 1071명의 공연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클래식, 성악, 재즈, 합창, 록 등 다양한 장르를 모두 망라한다.

축제 막바지에 다다른 이번 주말은 여느 때보다도 뜨거운 공연이 무대를 점령한다.

3일 토요일은 타악그룹 산타의 무대가 펼쳐진다. 4일 일요일에는 전국 민속극 한마당으로 제주를 찾은 민족예술단 우금치가 '청아 청아 내 딸 청아'를 선보인다. 이틀 모두 오후 8시다.

▲ ‘2013강정 평화생명대행진’.

#. 끝나지 않은 강정의 아픔을 달래는 ‘평화대행진’도 한여름 뙤약볕 아래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전국 4000여명이 모여든 ‘2013강정 평화생명대행진’은 지난 29일 시작돼 4일까지 6박 7일간 진행된다. 

동-서 두 진영으로 나뉘어 행진을 벌인 이들은 3일 오후 제주시 탑동해변공연장에서 축제 한 마당으로 여름밤을 덥힌다. 거창한 이념을 내려놓고 그저 생명과 평화로 흥을 나누고 더하는 자리다.

이날 오후 3시에는 제주시청에서 생명과 평화의 목소리를 모으는 집회를 열고 오후 5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평화콘서트 ‘강정, 생명평화를 노래하라’를 연다.

자전거탄풍경, 박창근, 사우스카니발, 강정아이들, 이한철밴드가 무대를 꾸민다. 영화 ‘플래툰’의 올리버 스톤 감독의 연대발언도 준비됐다.

4일에는 참가자들이 강정마을로 옮겨간다. 해군기지 공사 현장 일대를 사람의 손으로 둘러싸는 ‘평화의 인간띠 잇기’를 하며 일정을 마무리한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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