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입양아로 덴마크서 활동해오던 시각예술가가 섬 안팎에 던진 잔잔한 파문이 몇 번의 계절을 휘어 감고 다시 제주를 찾는다.

덴마크의 시각예술가 제인 진 카이젠(Jane Jin Kaisen·33)의 전시가 제주시 이도1동 아트스페이스씨(관장 안혜경)에서 8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다.

한국에서 태어나 덴마크로 입양된 작가는 지난 2010년 제주에 거주하며 제주4·3과 해녀항쟁, 제주 강정마을 문제 등을 조사했다.

제주서 지내던 작가는 각계 전문가와 문학, 시각예술 등 각 분야 예술가들, 제주도민들의 증언 등을 모아 다섯 개의 영상 작품을 완성했다.

제주의 역사와 관련된 다양한 작품을 다룬 아트 프로젝트로 덴마크에서 개인전을 치렀다. 특히 4·3 관련 영상 작업 '거듭되는 항거'로 덴마크에서 촉망받는 20인의 젊은 예술가 전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거두기도 했다.
 
제주 자연의 빼어난 아름다움뿐 아니라 4·3과 제주해군기지 등 그 이면을 함께 담으려는 작가의 역사 인식이 돋보인다는 평가로 유럽 전시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번 전시는 덴마크 예술위원회의 지원과 아트스페이스씨의 초대로 이뤄졌다.

수상작품인 '거듭되는 항거'와 일제에 저항했던 해녀 항쟁 및 정치사 해석과 관련된 작업으로 작가의 개인사가 투영된 '빛과 그림자' 일부로 구성됐다.

또한 '제주4.3의 기억과 자취'라는 이름을 걸고 새롭게 작업하고 있는 작품에 대한 관객 참여도 이끌어낼 참이다.

제인과 그의 남편 거스톤 손딘 퀑 공동으로 감독·연출한 다큐멘터리 '여자, 고아, 호랑이'는 13일 화요일 오후 7시30분 제14회 제주여성영화제 영화클럽 프로그램으로 소개한다. 이날 상영회는 감독과의 대화를 곁들인 시간으로 펼쳐진다.

전시 오프닝은 8일 오후 7시. 작가와의 대화, '거듭되는 항거' 상영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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