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문화재지역, 서귀포동부지역 선단지 압축 방제...훈증.소각 대신 전량 파쇄

▲ 현을생 제주도 세계환경수도본부장
제주도가 소나무 재선충 방제작업의 실패를 시인하고, 새로운 방제전략을 내놓았다.

특히 그동안 마구잡이로 진행했던 방제작업을 한라산국립공원 보호구역과 재선충 피해가 적은 성산.표선.남원지역, 문화재인 산천단 곰솔.삼성혈 등에 압축방제를 실시한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처리해 왔던 고사목 훈증.소각 방법 대신 전량 이동.파쇄를 원칙으로 방제전략을 바꿨다.

제주도 현을생 세계환경수도본부장은 24일 오전 도청 기자실에서 '지역별 맞춤형 방제전략'을 수립, 내년 4월까지 22만본을 제거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제주도는 지난 9월2일 소나무 재선충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2달 도안 방제예산 61억원(국비 17억원)을 투입해 고사목 4만3000여본을 제거하고, 나무주사 50ha와 항공방제 150ha(3회)를 시행하는 등 전방위적인 방제작업을 실시해 왔다.

▲ 제주도 소나무 재선충병 지역 현황...구좌.조천과 대정.안덕지역이 특히 심하다.
하지만 소나무 재선충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지금까지 고사목이 17만5000여본, 내년 4월까지 5만2000여본이 더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 본부장은 "소나무 재선충 확산속도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며 "방제도 높은 숙련도와 고난도여서 재선충 확산을 따라잡지 못했다"고 그동안의 재선충과의 전쟁이 실패했음을 자인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10월1일부터 20일까지 한국산림기술사협회에 의뢰해 방제전략을 단계적으로 세분화.맞춤형으로 마련했다.

내년 4월까지 방제 소요예산은 178억원(시공비 162억원, 감리비 16억원)으로 추정된다.

방제전략으로 우선 한라산보호구역 및 산천단 곰솔.삼성혈 등 주요 문화재지역의 청정성 유지를 위해 선단지 압축 방제를 우선 실시키로 했다. 또 재선충 피해가 거의 없는 성산.남원.표선 지역도 선단지 압축방제를 실시한다.

선단지 압축방제는 산불이 발생했을 경우 방화선을 구축하는 것처럼 인근 고사목을 먼저 제거하는 것이다.

▲ 소나무 재선충 전국 발생 현황
또 제주지역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함에 따라 산림조합중앙회 협조로 전국 각지역 산림조합 인력 400~500명을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투입된 인력은 130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고사목 방제작업에 사용됐던 훈증과 소각방식이 제주실정에 맞지 않아 앞으로 전량 이동.파쇄를 원칙으로 방제할 계획이다.

소나무 파쇄산물에 대해 처리방안으로는 열병합발전소 연료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현을생 본부장은 "한라산보호구역 인접지역과 곰솔.삼성혈 등 주요 문화재지역의 청정성 유지를 위해 선단지 압축방제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인근 7000여본의 추정 고사목에 대해 전문 벌목공을 직영하고, 공무원 감독 아래 연말까지 방제작업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현 본부장은 "1단계로 연내 제주도 자체 예비비 약 1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고, 2단계로 내년에는 국비 100억원을 긴급방제비로 요청했다"며 "연말까지 11만본, 내년 4월까지 11만본을 제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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