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서 배우는 블랙푸드](4) 초기죽, 그리고 빙떡과 솔라니 구이

2013년 문화관광형시장 제주서문공설시장이 건강밥상인 ‘제주 블랙푸드’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서문시장이 예전부터 제주한우, 제주흑돼지, 제주전통순대, 둠비(제주식 두부) 등 소위 ‘블랙푸드’로 유명했던 점에 착안, 올해 문관형시장 선정 이후 시장활성화를 위해 ‘블랙푸드’를 중심으로 한 제주전통음식·잔치음식 요리강좌를 열었다. 제주 블랙푸드이자 건강밥상 메뉴 중 약 50여 가지 음식이 소개되는 이번 강좌 중 주요 강의를 총 10회에 걸쳐 기획·연재 한다. [편집자]

집안에 환자가 있을때 환자식으로 최적의 건강음식은 제주 ‘초기죽’이다. 여기에 집안 대소사에 빠지지 않는 빙떡과 솔라니구이도 대표적인 제주의 건강밥상 메뉴다.
 
지난 22일 서문시장 요리체험관에서 열린 시민·관광객을 위한 ‘제주전통음식 요리강좌’에선 초기죽과 빙떡·솔라니 구이가 소개됐다.

우선 초기죽은 표고버섯으로 끓여낸 죽으로서 빼놓을 수 없는 블랙푸드이다. 표고의 풍부한 아미노산과 독특한 향으로 환자식 죽으로는 최적이다.

은근한 향과 부드러운 살코기 같은 식감은 환자들의 식욕을 자극해 기운을 살릴 수 있게 해준다.

빙떡은 돌리면서 만든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전해진다.

제주에서는 집안이나 마을의 대소사에 반드시 빠지지 않았던 음식으로 ‘정기떡’이라고도 부른다.

심심한 무나물을 메밀전병의 속으로 넣고 말아서 완성한다. 제주사람들은 메밀을 이용할 때는 반드시 무를 함께 조리해 소화를 원활하게 하도록 배려했다.

이어 ‘솔라니구이’다. 솔라니는 제주에서 옥돔을 ‘솔라니’라고 불렀다.

옥돔(솔라니)은 제주 근해의 약 100m 이상의 바다에서 바닥에 붙어서 지내는 생선으로 예로부터 진상품으로 명성이 높을 만큼 귀해서 제주사람들도 자주 먹어보지 못했던 최고급 생선이다.

그러나 요즘 옥돔은 건조가 덜 된 상태에서 냉동상태에서 유통되고 있어 팬에 굽다보면 살이 잘 부서지는 등 조리하기 힘든 생선으로 낙인 찍히고 있어 안타까운 일이다.

원래 옥돔은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꾸덕꾸덕하게 잘 말려서 약한 불로 오랫동안 구워야 제 맛을 볼 수 있다.

가능하면 전통시장에서 옥돔을 구입하고, 잘 말려진 것을 구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편, 심심한 맛의 빙떡과 약간 짭짤하게 말린 옥돔구이는 맛의 조화가 환상의 궁합이다. 빙떡을 먹을 때 그 위에 옥돔구이를 찢어서 올려놓아 함께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 초기죽 / 사진 = 양용진 ⓒ 제주의소리

◆ 초기죽 재료
표고 4장, 쌀 2컵, 참기름 2큰술, 소금

◆ 초기죽 조리법
두꺼운 표고를 물에 불려 버섯기둥은 자르고 채 썰어 준비해 놓는다. 쌀은 물에 담갔다가 건져낸다.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뜨거워지면 준비한 표고버섯과 건져낸 쌀을 넣어 볶은 후 물을 부어 죽을 끓이

고 소금으로 간을 한다. 이때 생표고로 죽을 끓여도 맛있다. 

▲ 빙떡 / 사진 = 양용진 ⓒ 제주의소리

◆ 빙떡 재료
메밀가루 3컵, 소금, 무(작은 것) 1개, 쪽파 4줄기, 깨소금 1/2큰술, 참기름 1큰술, 돼지기름

◆ 빙떡 조리법
무는 채 썰어 소금물에 삶아 건져서 한 김 나가면 송송 썬 실파와 소금, 깨소금, 참기름으로 양념해 소를 준비한다. 이어 메밀가루에 소금과 물을 넣어 반죽을 잘 풀고 참기름을 넣어 고루 잘 섞어 준다.

팬을 불에 올려놓고 잘 달구어지면 돼지기름을 발라 반죽을 국자로 둥글고 얇게 팬에 펼쳐 전병을 지져낸다. 지져낸 전병이 한 김 나가면 준비해놓은 소를 넣어 둘둘 말아준다. 이때 전병이 두꺼우면 마는

과정에서 터져 버리므로 최대한 얇게 지져내는 것이 요령이다.

▲ 옥돔구이 / 사진 = 양용진 ⓒ 제주의소리

◆ 옥돔구이 재료
옥돔 1마리

◆ 옥돔구이 조리법
옥돔을 꾸덕꾸덕하게 잘 말린다. 석쇠를 뜨겁게 잘 달군다. 석쇠에 옥돔을 잘 얹어 약한불로 고루 익힌다. 옥돔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면 후라이팬으로 옮긴 후 뚜껑을 덮고 약한 불로 굽는다. 약 5분 경과

후 뒤집어서 더 굽는다. 옥돔 살을 눌러보아 탄탄함이 느껴지면 뚜껑을 열고 수분이 마를 때까지 구우면 된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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